사실......아래와 같이 글로 써 놓고 보니.......맘이 좀 진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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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무뚝뚝한 편인 아내와는 5년 연애하여 결혼했고 결혼한지 3년이 좀 지났습니다. 연애기간 동안 크게 싸워서 몇개월간 헤어졌었습니다. 다시는 만날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장모님이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하여 나갔더니 딸이 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고,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 때문인지 다시 만나서 몇개월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 때는 뭐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싸웠던 이유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거든요.
어쨌든 결혼해서 그럭저럭 잘 지내왔지만, 결혼전에 해결하지 못한 다툼의 원인은 해결된 건 아니었고 싸움도 하게 되고...예를 들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부모님이 아주 어렵게 일해서 절 키워주셨고 10년도 넘게 객지생활해서 부모님이 그리울 때가 많거든요. 결혼은 아주아주 조금 반대한 적도 있지만 결혼 후에는 며느리한테 전혀 싫은 소리 안하시고 인정하고 다정하게 잘 해주셨는데...) 사진 공부방에 액자에 넣어 내 책상에 두었더니 치우라고 난리쳐서 싸우고... 그런거 있잖아요.... 하지만, 전 그냥 다들 그렇게 살려니 했습니다. 해 줄 만큼은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1년에 한 두 번은 꼭 해외여행도 가고, 1주일에 한 번씩 일봐주는 아줌마도 불러서 집안일 하게 하고, 지금은 애가 생겨서 3번씩 옵니다. 가끔 외식도 하고 영화 뮤지컬도 자주 보여주고... 그런데 여자한테는 그게 다가 아닌가 봅니다. 남들 얘기나 책에서 읽어보면 그런 것 보다는 평소에 좀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해주길 원하나 봅니다. 저는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실 아내한테 무슨 남녀관계에 관한 책에서 읽은데로 내가 늦게 들어와서 대화상대가 없으면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고 해서 자신이 삶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박살이 난 적도 있습니다. 음...책에 나오는 거랑 현실이랑은 다르군요. 그니까 가방끈 길어봤자 소용없습니다.
아내와 자주 다정하게 대화하고 하지 못한 건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요.
먼저, 일 때문에 시간을 못내는 것 때문입니다. 일단 제가 다니는 직장(결혼후에 다니기 시작)은 고액의 연봉을 받지만 반면에 지적 혹사가 심합니다. 일하면서 밤새기도 하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기도 하고 보통 퇴근시간은 밤 12시 이후구요. 일요일 일할 때도 종종 있구요. 그러다보니 대화할 시간이 적습니다. 집에 들어가도 쓰러져 자기 일쑤고 주말에는 잠만 자는 경우도 많습니다. 뭐 책상물림이다 보니 체력이 별로 좋지가 않거든요ㅡㅡ;. 근데 최근에는 직장도 별로 맘에 안들어서 짜증이 많이 납니다.
그리고 상대편으로부터 애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일이 힘들어도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이런 나에게 아내가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은 있었습니다. 한 달이상 매일 같이 밤샘일하고 집에서는 옷만 갈아 입는 일이 반복되다가 진행되던 일이 무산되어 허황한 마음에 아침 7시에 집에 쉬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씻고 잠든지 얼마되지 않아 아내가 아줌마 일하러 오는 날이니까 사무실에 당장에 나가라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그럼 일정을 바꾸라고 했더니 이미 오는 중이라며 짜증을 내면서 나가라는 겁니다. 자기도 출근해야 되니까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면서 횡하니 출근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사무실에 가서 의자에 앉아서 잤습니다. 사무실 가는 길이 어찌나 서럽든지...내가 무슨 돈 버는 기계도 아니고...어느 날 아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철없는 질문이었던 거 인정합니다. 나 요즘 힘들고 죽고 싶다. 혹시라도 죽으면 보험금받아서 잘 살라고 그랬습니다. 보험금이 10억은 될 겁니다. 그랬더니 안된다고 하네요. 살아서 벌면 수십억 벌텐데...질문자체가 미친 짓이고 경솔한 행동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좋은 말 나올 줄 알았습니다...물론 농담을 섞어서 한 말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만, 조금씩 힘을 잃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정도가지고 뭘그러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외에도 맘상하는 일은 많습니다만 생략하겠습니다. 감정이라는 건 이러저러한 일들로 조금씩 식어가는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하느라 몸도 힘들고 아내에게서 별로 가장으로서 존중 받는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재미가 없습니다. 집에 가면 아내를 봐도 별로 애정같은 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만 느껴지는 편이에요. 일년 전부터는 싸우면 꼭 이러면 이혼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을 꼭 붙입니다. 그러면 전 그런 말 쉽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하구요. 얼마전에 또 싸웠는데 또 이혼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그래서 화김에 그랬습니다. 한 번만 더 그런 소리하면 원하는데로 해주겠다구요. 일도 손에 안잡히고 다음 날 진지하게 진심이냐고 물었습니다. 반이상은 진심이라네요. 요즘은 나로 인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없답니다. 껍데기랑 사는 것 같다네요. 나도 그렇지 않냐고 반문하네요...
요즘은 낮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내가 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해주길 바라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시간을 내서 잘 대해주어야겠다는 다짐도 하지만, 반면에 연애결혼 한 거지만 아내가 하는 행동들이나 말들때문에 이 여자가 지금은 날 사랑하는 건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정작 자기는 남편에게 다정하게 애정을 표시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대하거나 무뚝뚝하게 대하면서 맘상하게 하면서 요구만하는지 밉기도 하고, 이상하게 얼굴을 직접 보면 다정한 느낌이 들지가 않습니다...지금 장모님이 그 때 왜 나한테 전화했을까 원망스럽기도 하구요...머리와 가슴은 역시 다른 건가요...
전 이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기도 있구요...그런데 맘이 텅비어 버리니 심란하기만 하고 직장에서 집에서 계속 몰리는 느낌이 듭니다. 70까지 산다치면 40년은 더 같이 살아야 되는데요..
누가 그러더군요..., 이혼이라는 건 고통이 따르는데 그 고통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긍적적으로 사용하면 더 좋은 결말을 얻을 수도 있다구요.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믿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