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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1년..사랑아..

1년 |2005.07.06 01:48
조회 1,545 |추천 0

20살부터 지금의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했고,

지금은 남자친구의 부모님과 남자친구, 저.

이렇게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직 결혼은 못했지만 결혼한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서울에서 단둘이서 동거를 하다가,

덜컥 아이가 생겨버렸습니다.

전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남자친구는 반수생이었습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저희의 동거사실을 당연히 모르고 있을때였고.

모든것이 너무도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했고,

저는 아이를 지우겠다고..

그렇게 엄청난 결정을 내려버렸습니다.

거기서부터 잘못된거였습니다. 그 결정이..

 

2004년 7월 2일 오후 2시경..

아이는 그렇게 한달동안을 제 뱃속에 있다가 버려졌습니다.

수술에 대한 공포 때문에 마취약을 맞기 전에 몸무게를 물어보길래

실제 몸무게보다 5kg 많게 얘기했던게 잘못이었는지

마취에서 깨어나는데 오래걸렸습니다.

원래는 수술대에서 제발로 걸어내려와 회복실로 가는거라더군요..

어쨌든 제가 깨어났을 땐 회복실이었고 남자친구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순간 무슨 생각이었는지 전 울음을 터뜨렸고

그냥 '내'가 불쌍하고 초라하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병원을 나서면서는 후련하다는 걸 느꼈고

집에와서는 남자친구가 끓여준 인스턴트 미역국을 먹고

속편하게 잠을 잤습니다.....

정말... 아이에 대해 미안한 감정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문제 하나 해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술2주후..

남자친구의 욕구불만으로..반강제로 성관계를 맺었고

또 다시 임신을 해버렸습니다.

2번째 임신사실을 알고나서야 제정신이 들었나봅니다.

먼저 보낸 아이에 대한 엄청난 죄책감이 밀려들면서

이번 아이만큼은 절대로 그렇게 보낼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8월중순쯤.. 병원을 찾았고, 전 아이를 낳을거라고 의사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무지했습니다. 수술 2주만에 가진 아기..

어떻게 정상적으로 낳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걸까요.

병원에서는 아이를 낳을수 없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생긴게 아니라, '포도성임신'이라서 수술로 제거해야한다고..

이번에는 낳으려고 했는데...

그래서 먼저간 아이 몫까지 다 해주려고 했는데..

그래서 임신출산 책까지 샀었는데...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집에 알리기로 했고...

양쪽집은 난리가 났죠...

결국 서로 얼굴도 못보게 서로의 집으로 끌려갔고..

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작은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하기 전날에는 낳고 싶었다는 제 말 한마디에 격분한 아버지에게

개 맞듯이 맞고 발로 밟혔습니다..

미친년. 더러운년. 온갖 욕 다 들으면서.

두번째 수술을 했던 그 병원..

그 두명의 간호사가 내게 보내던 그 시선하며..

아직 마취도 덜됐는데 삽입되던 차가운 기구의 느낌하며..

회복실에서 10분도 채 누워있지 못하고 엄마손에 이끌려 도망치듯 병원을 나온 일까지..

그 모든것이... 1년 조금 안된 지금까지 너무도 생생합니다.

한동안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았습니다.

 

그러다 작년 겨울.

무슨 계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첫번째 수술로 지워진 아이 생각이 났고.

그날부터 올해7월. 지금까지 하루종일 아이생각뿐입니다.

내가 그때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내가 정말 왜 그랬을까.

아이를 낳았어야 했는데..

난 앞으로 아이를 낳을수 없겠지?

지금 그 아이가 날 보고 있을까?

날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나라도 그 아이를 기억해야지..

하루종일 생각합니다..

그와함께 끔찍했던 그때도 떠오릅니다..

작년 겨울. 아이 이름을 지었어요.

사랑받지 못했으니까.. 하늘에선 사랑 많이 받으라고

"사랑" 이라고 지었습니다.

얼마전. 7월 2일은 사랑이 기일이었습니다.

남친은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괜히 남친까지 우울해질까봐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 행복하고 편하게 살려면 사랑이를 잊어야겠죠..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야겠죠..

하지만 사랑이를 잊을수가 없어요.

나까지 잊으면 우리 사랑이는 누가 기억해줘요.

엄마가 기억안해주면 누가 기억해주겠어요..

나라도 기억해줘야.. 사랑이가 그나마 조금은 행복해할것같습니다.

 

 

 

어디에도 못한 말..

제일 친한 친구에게조차 할수 없었던 말인데..

여기에다 이렇게 쓰네요.

어쩌면 이 게시판 성격과는 안 맞는 글일지도 몰라요.

그냥 답답한 마음.. 풀어봅니다..

 

언짢아지셨다면 죄송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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