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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39

내글[影舞] |2005.08.08 14:19
조회 363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39   - 내글[影舞]

 

 

정민은 방중선의 차가운 눈길을 애써 외면하며 화령이 누워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서 오시게나. 그동안 잘 지냈겠지?”

“네, 그럭저럭…!”

“하하하! 너무 긴장하지 마시게나, 오늘은 자네에게 볼일이 있는 것이 아니니. 급한 건 이 철없는 말괄량이 아가씨가 문제니, 자네 일은 나중에 보세나, 흐흐흐!”

정민은 말끝에 붙은 요상한(?) 웃음소리가 주사바늘처럼 찜찜하게 찔러왔지만 침상에 누워있는 화령의 상세가 시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에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누워있는 화령의 얼굴은 홍시처럼 붉어져 있었고, 열기에 땀을 많이 흘렀는지 입고 있는 옷이 흠뻑 젖어 있어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들어나 있어 바로 쳐다보기 민망했다.

“흠, 흠…!”

‘어이구야,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군! 이런 모습을 직접 코앞에서 보려니 장난이 아니네.’

- 꿀꺽!

“허허허, 지금은 어쩔 수 없다네! 환자는 환자에 지나지 않는 거야. 우선 사람을 살리고 볼일이니까.”

‘에고, 당신은 할아버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난 혈기왕성한 젊은 사내라고요. 견물생심인데, 어찌 이런 상황을 목석이 돼서 넘기라는 겁니까? 내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도 아닌데…!’

-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다시 울리자 주원의 입에 미소 걸렸고, 옆에 서있던 하녀의 손이 입을 가렸다. 확 달아오른 얼굴이 붉어지려는데 정민의 마음엔 아랑곳하지 않고 주원은 정민의 손을 잡아끌어 화령의 발치개로 강제로 앉혔다.

‘아니, 이 할아버지가 날보고 환자를 치료하라는 거야?

“뭐, 한번 해본일이라 다시 하는 건 쉬우리라 생각하네. 전에 방 사범에게 했듯이 다시 한 번 해주게. 따지고 보면 영약이라는 것도 독이나 마찬가지이니 방 사범을 해독해주었듯이 해주게나.”

주원은 전후 사정을 설명하지도 않고 곧바로 정민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했다.

“자, 잠깐만이요! 날보고 어찌하라고 그러시는 겁니까?”

정민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화령의 발치에 앉아보니 더욱 적나라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주원이 밖으로 나가려하자 더욱 당황하여 그 자리에서 일어나 주원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어허, 지금 전후 사정을 설명할 시간이 없다네! 그때 방 사범에 했듯이 그대로만 하면 된다네. 이미 화기가 내부 장기까지 침범하기 시작했으니 곧 있으면 머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거야. 그럼 백치가 될 거네. 뿐만 아니라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될지도 몰라. 그러니 서두르게. 방 사범의 독기를 몰아냈듯이 몸 안의 화기를 몰아내주면 된다네. 거기에다 방 사범처럼 임독 양맥을 타동 시켜주면 평생 잔병치례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수를 하게 될 터이니 해주면 더욱 좋겠지.”

“예에…?!” 

“얘야, 너도 같이 나가자. 옆에 사람이 있으면 제대로 치료하기 힘들 터이니, 껄껄껄!”

‘으, 뭐야! 저 노인네가 날 이상한 놈으로 만들기로 작정을 했군!’

“자, 잠깐만요! 옆에 앉아계서서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알려 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됐네! 남녀 간에 끌어안고 뒹구는 법까지 알려주는 의원은 없어. 그러니 자네가 그냥 알아서 하게.”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냥 방 사범에게 했듯이 하면 된다네!”

“…!” 

- 드르륵, 탁!

문이 닫히고 아담하게 꾸며진 처녀의 방에 단둘이 남게 된 정민은 난생처음 여자만 지내는 방에 들어와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은 이미 사라졌고,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거야 정말 나보고 어찌하라는 거야? 에이 그때처럼 하면 되겠지. 헌데 어떻게 처녀 몸에 손을 대냐고, …에라 모르겠다, 눈 딱 감고하지 뭐!’

정민은 결심이 서자 조심스럽게 화령의 당의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앙증맞은 두발을 잡았다. 옷을 벗기고 해야 하지만 차마 그렇게 까지는 못하고 겨우 발과 무릎에 있는 혈만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화령의 몸에 스며있는 기의 성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용천혈을 통해 약간의 기를 소통시켜보았다.

‘으윽, 이거 뭘 먹었기에 이렇게 뜨거운 거야! 불덩이라도 삼킨 것 같군.’

화령의 용천혈을 통해 들어오는 견디기 힘든 화기를 느끼고 놀라 일단 손을 뗐다.

‘가만있어보자, 열기의 극성은 차가운 기렸다.’

품에서 얼음접부채를 꺼내 한 손에 잡고, 기를 주입하자 주위에 냉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어디 다시 해볼까.’

다시 용천혈에 남은 한 손을 대고 좀 전과는 달리 조심스럽게 기를 연결하였다.

‘후, 이젠 참을 만하군!’

몸에 들어오는 열기를 얼음부채 쪽으로 흘려보내 식혀가면서 기의 성격을 파악하고 어디까지 침범했는지 확인해보았다. 주원의 말대로 이미 내부 장기는 물론 골수까지 뜨거운 화기에 침범 당했고, 머리까지 서서히 잠식하려 하고 있었다.

‘급하다!’ 

먹은 영약의 성격을 파악하려고 했던 생각을 바꾸어 급히 화기를 한곳으로 모으기로 했다.

‘어, 어라! 여자라 다른가?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기를 따라잡기 위해 진력을 다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손에 부채를 들고 화기를 막아가면서 나머지 한손만 써서 상대의 기를 통재하는 게 힘들었다. 게다가 화령은 지금까지 운기를 해보지 않은 몸인 까닭에 기의 흐름이 일정치 않았다. 그래서 화기를  따라잡기가 더 힘든 상태였지만 경험이 일천한 정민은 그런 사실을 몰랐기에 그저 여자라서 다른 것으로 생각했다. 다급해진 정민은 결국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옆에 내려놓고 더 이상 화기에 화령의 몸이 상하는 걸 막기 위해 무조건 화령의 용천혈을 통해서 몸에 있는 화기를 자신의 몸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견디기 힘든 열기가 손을 타고 몸 안으로 통재하기 힘들 정도로 거침없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으윽!” 

‘방 사범 때보다 더 지독하군. 이건 완전히 미친 소처럼 날뛰는군!’

정민은 손을 타고 들어오는 몸이 뒤틀릴 정도로 뜨거운 화기에 정신이 버쩍 들었다. 하지만 방중선을 해독할 때와는 달리 침착하게 운기를 하며, 위기를 넘기고 겨우 화령의 몸속에서 날뛰던 화기를 빼내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게 오른손으로 모았다. 이미 왼손에는 방중선의 몸에서 회수한 독기를 가두고 있기 때문에 오른손에 화기를 가둘 수밖에 없었기에 그렇게 한 것뿐 다른 뜻은 없었다. 본의 아니게 지난번에 이어 몸에 동화시킬 수 없는 또 다른 기를 지니게 되자 기분이 묘했다.

‘이런 이질적인 기를 몸에 지니고 있어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어어, 이상하네?’

방중선을 해독할 때에는 탈진 현상이 일어났으나 그와는 다르게 화령의 몸이 얼음장처럼 식어가기 시작했고, 추위를 느끼는지 몸을 떨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너무 급하게 화기를 빼내다 보니 그 후유증으로 화기가 빠져나간 빈곳에 얼음접부채에서 발생한 주위의 냉기가 빠르게 화령의 몸에 침투하고 있었다. 정민은 그걸 깨닫기 무섭게 냉기를 몰아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책들을 떠올려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만 급하다 보니 완벽하게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급한 밥에 체한다더니, 이게 뭐냐고!’

경험의 부재에서 오는 어이없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있는 막대한 내공을 화령의 몸에 퍼붓기 시작했지만 웬일인지 소용이 없었다. 정민의 몸에서 화령의 몸으로 빠져나가는 기의 양은 많아졌지만 차갑게 식은 화령의 몸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일각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화령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자신이 지쳐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고 초초해지기 시작했다. 양심분위의 수법으로 계속 기를 보충하면서 화령에게 기를 한없이 보충해 주었지만 넓은 바다에 조약돌 몇 개를 던진 것처럼 소용이 없었다.

‘이래서야 한도 끝도 없겠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어서 나와라, 어서…. 애고, 찾았다. 그, 그래 바로 이거다!’

정민은 머릿속에서 찾은 방법대로 실행하기 위해 급히 몸을 일으켜 앞뒤 가릴 것 없이 화령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사람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화령의 옷을 홀라당 벗기고 다시 침상에 화령의 몸을 바로 뉘었다. 얼굴만큼이나 예쁘다 못해 눈이 부신 몸매에 눈을 줄 틈도 없이 온몸 구석구석을 떡 주무르듯이 주물러댔다.

거의 삼십분에 걸친 애무 아닌 애무로 얼음같이 차갑기만 했던 몸에 화색이 돌며 어느 정도 냉기가 가신듯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화령의 몸은 저승문턱을 넘어서려는 것을 잠시 뒤로 미루어 두었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정민의 몸도 이젠 제법 땀이 나기 시작하고, 숨이 가빠졌다.

‘후우! 한숨은 돌렸고, 이제부터 중요하다.’

일단 급한 불을 끄자 보이지 않던 화령의 벗은 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피부는 뽀얗게는 아니고 냉기에 파리한 빛을 띠고 있었지만 균형 잡힌 몸매는 보는 이 - 정민의 눈만 즐거운 건가? - 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여자의 벗은 모습은 어렸을 때 사촌누이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본 것이 전부인 정민에게 화령의 벗은 몸은 신비하게 보였다. 게다가 몸 이곳저곳에는 정민의 손자국까지 남아 있어, 쳐다보는 정민의 눈은 더욱 난감했다. 방금 전 옷을 벗기고 주물러 댈 때는 너무나 위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데 마음의 여유를 찾고 보니 화령의 적나라한 모습에 갈길 몰라 하는 눈길과 함께 마음까지 복잡하게 엉키기 시작했다.

‘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렇게 해놓고 마구 주물어댔단 말이지…. 에고, 앞으로 짝퉁선녀의 얼굴을 바로보기 힘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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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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