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처음 말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지금으로부터 6년전... 우연히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그저 편한오빠, 동생으로 얼굴한번 보지 못한 채 이메일과 전화로만 연락을 하였습니다. 남자친구는 서울에, 저는 지방에 살았기에 좀처럼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4년뒤, 잠수를 잘타던 저는 핸폰을 잃어버리고, 오빠도 핸폰번호가 바뀌었더라구요. 그렇게 오빠가 군대에 가 있는 2년동안... 다른 남자를 만났습니다.
글쎄.. 저는 사랑이랑 인연이 없다고 해야 하나요? 남자친구가 번번히 문제가 있네요.
저는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를 원했는데... 그게 잘 안되었나봐요..^^:;
참 1년동안 만난 남자들 복잡하기도 합니다.. 휴유...ㅠ_ㅠ
오죽하면 작년 연말에 쓴 일기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 반은 남자다. 그 말은 나를 사랑해줄 남자도 내가 사랑할 남자도 많다는 것이다. 오는 남자 골라서 막아보고, 가는 남자 쿨하게 보내자"
그리곤, 남자라는 족속에 지쳐서 몇년간 남친을 사귀지 말자고 다짐하고선...
올 초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싸이로 예전 연락하던 오빠 (현 남친)를 찾게 되었지요.
이름이 있더라구요. 반가웠는데.. 그 사람.. 전역 했답니다. 2월 9일날... 내가 서울로 간 날은 2월 11일..바로 만나기로 했지요. 그러니까 연락하고 지낸 지 6년만에 만남입니다.....
처음 그 사람을 보던 장소는 강남신세계 터미널...
전 하얀색 모자에 양털조끼에 체크미니스커트에 검정색 스웨이드 부츠를 신고 나갔습니다. 그 사람, 저를 보고 한동안 멍하니 있더라구요. 왜 그러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나중에 계속 졸라서 물어보니 그 사람 저보고 첫눈에 반했답니다. 그리곤 2월 14일.. 3일만에 그 사람과 사귀기로 했습니다.
제가 지은 죄값이 있어서(6년동안 연락안하고 도망다니고 잠수타고 얼굴 안보여준 죄값) 한달만 사귀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갈 생각이였습니다. 물론 남친에게는 말 안하구요.
그런데, 남친 너무나 착합니다. 신사쪽에 볼일이 있어서 한 사무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남친 나랑 같이 가주다가 내가 나올때까지 근처 pc방에서 기다리더라구요. 그러더니 제가 잠시 나온 사이에
"집에 샴푸랑 린스 다 쓴 것 같아서.. 사왔어.. 너 도브 쓰지?" 라면서 근처 편의점에서 사오더라구요.
고마웠습니다. 갑자기 이러는 거 처음이라서.. 그러다 다시 사무실에 볼일이 있어서 좀만 기다려. 하고 들어간 게 4시간... 나와보니.. 비가 내리더라구요.. 남친, 건물 밖에서 4시간동안 기다린 겁니다.
우산 없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우산 사왔다면서요.
이외에도 간단히 열거하자면, 3월 갑자기 수박이 먹고 싶길래 밤 11시에 "수박먹고 싶어"
이랬더니 수박사가지고 30분안에 집앞에 대령이고.. 뭐 먹고 싶다면 기를 쓰고 먹이고...
어느 날 쇼핑하다가 예쁜 시계 발견한 날 .. 내 손목에 대보면서 "예쁘다"
이러면서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이러면서 시계를 덥석 사주지 않나... 그러면서 "네 손목 보면 항상 시계 없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하나 사준 거야. 잃어버리지 말고 나 만날때마다 차고 다녀^^"
보고 싶다고 문자 한통 보내면.. 쏜살 같이 달려와서 재롱피우고..
평소에 잔병치레가 많은 절 위해서.. 밤새워가면서 간호하고.. 죽 끓이고.. 병원도 같이 가고..
한번은 응급실에 실려가자 그 사람 눈물까지 흘리면서 아프지 말라고 뚝뚝 눈물 흘리고..
이 사람 학교 다닐 땐 학교가기 전에 내 얼굴 보고 간다면서 서초동에서 봉천동까지 왔다가 다시 학교가구, 끝나면 얼굴 보러 다시 오고.... 지극 정성이였습니다. 물론 아침잠 많은 저는 오든 말든 잠만 자고 있습니다. 그래도 잠자는 모습이라도 본다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달락 하더라구요....
햇살 좋은 날 갑자기 자전거 타고 싶다고 했더니 여의도가서 자전도도 같이 타고...
그렇게 사귄 게.. 지금까지 입니다.. 한달뿐인 내 사랑의 유통기한이.. 지금까지요..
어딜가던지 항상 같이 가고, 무얼 하던지 항상 같이 하고.. 사귄 날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거의 함께..
그런데 이 사람에겐 사연이 있습니다..
나를 만나기 바로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첫사랑...
연상이였는데.. 그 사람 오랫동안 좋아하다가... 힘들게 사귀자고 고백했나 봅니다.
그리고 하루 데이트하고.. 내 남친 핸폰 끊기고, 그 여자분도 핸폰 끊기면서 연락이 하루만에 끊겼답니다. 연락처라곤 핸폰 번호밖에 몰라서.. 몇달간 연락을 못했는데.. 수소문 끝에 알아보니 그 여자분 자살했답니다..... 평소 우울증이 있었나 봐요...
근데, 첫 데이트한 날.. 그 날도 겨울이었는데..
그 여자분이 털옷에 미니스커트에 검은색 부츠를 신고 있었다네요.....그리고 저 역시 처음 볼때 비슷하게 옷을 입고 있었구요.. 키도 168에 비슷하고.. 눈도 쌍꺼풀지면서 크고.. 피부도 하얗고.. 몸에 열이 없어서 여름에도 몸살 감기를 달고 다닐 정도로 몸이 차가운 편인데... 그것마저도 닮았다고 하네요....
저 역시 약간의 우울증이 있어서 보통 3주에 일주일씩 시달리곤 하죠.. 물론 지금은 다 사라졌지만...
처음 나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말 듣고 많이 좋았는데.. 그게 첫사랑을 닮았다는 뜻일 줄이야..
이상형이였다면서... 그게.. 첫사랑과 닮은 거였다니....
그런데.. 저 역시 그 첫사랑에 대한 이야긴 이 사람 만나기 전부터 알았습니다. 이 사람과 처음 연락 시작 할때.. 그 무렵이라서.. 이 사람 무척 힘들어했거든요.. 옆에서 위로아닌 위로도 헀었구요...
그런데 제가 닮았다는 건 사귀고 좀 지나서 알게 되었어요.. 저는 솔직히 신경 많이 쓰거든요.. 나 이전에 만난 사람.. 어떤 사람이였나....
생각나면 어쩌나 하구요.. 왜냐면..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저에게 항상 공통적으로 했던 말들이..
"조금만 일찍 나타나지 그랬냐고.. 그랬다면 너를 더 좋아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면서...
자신들의 오래된 옛 연인을 찾아서 가더라구요..그렇게 1년동안 남자들을 보내왔기에...
그래서 제가 더 남자의 과거에 집착하는 지도 모릅니다..진짜말고 가짜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요즘 널리고 널린 게 가짜인데... 왜 내가 만나던 사람들은 다 진짜만 해서......
그리구... 다시 남친과 평화롭게 지내게 되었어요.. 물론 첫사랑 여자가 생각나긴 했지만... 애써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나한테 최선을 다하는 남친을 보면서 차츰 잊어 가는데..
사건의 발단은.... 또 저에게서 일어나네요..
이번에도 제가 먼저 졸랐지요.."오빠, 예전에 춤 췄잖아. 각기 보여줘!! "
오랫동안 춤을 춰서인지, 예전에 재롱으로 보여주었던 춤이 있었는데 꽤 하더라구요. 그래서 보고 싶어 졸랐습니다. 그런데, 남친이 싫다고 계속 피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번번히 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계속 조릅니다.. 제가 외동딸에 막내기질이 다분한지라....
결국 남친.. 춤 배울 때.. 예전 첫사랑이랑 같이 배워서.. 춤추면.. 예전 기억 많이 난답니다.
춤을 배우던 기억.. 첫사랑과 같이 웃고 힘들어 했던 기억들 말입니다..
그걸 말하면 제가 힘들어할껄 알기에 말하기 싫고, 보여주기도 싫답니다.
결국... 또 저 시무룩 해졌습니다. 눈물이 뚝뚝 나더라구요. 흔하디 흔한게 눈물인지라....
남친이 한마디 하네요. "너두 담배냄새 맡으면 다른 남자 생각난다며? 그래서 나 담배도 끊었잖아"
"그런 거랑 똑같아. 이해 못하겠어?"
네.. 맞습니다.. 내가 좋아했던 남자.. 담배를 하루에 반갑씩 피었지요. 그것두 던힐빨간색으로..
그래서 그 담배냄새에 익숙해서 그런지.. 한동안 길에서 나던 담배 냄새만 맡아도 눈물 글썽거리던 게 저입니다. 친구들도 알던터라 내 앞에선 담배 안 피우고... 조심들 하였었죠..
남친하곤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게 많아서, 그리고 비밀이 있어선 안되기에 조심스레 그 이야기도 하면서 내 앞에선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예전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1년....
이젠 담배냄새를 맡아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또 흔하디 흔한 게 옷에 베인 담배냄새인지라.. 풋........
솔직히 말해서, 저 기억 잘 못합니다. 싫은 기억,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은 잘 잊어버립니다.
그게 유일한 특기지요.. 그런데 남친은 저와 다르게 못 잊었나 봅니다. 아직도 어떤 행동, 어떤 기억 앞에선 떠오르나 봅니다. ...
남친은 저에게 즐거운 모습, 행복한 모습 보여주려고 그 때의 슬픈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 듯 행동했나 봅니다.... 저를 보면서 얼마나 첫사랑 생각이 났었을까요?
또,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과 위로..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