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기 전에 사귀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와는 자주 관계를 가졌었죠.
그러다.. 입대 얼마 전 마지막으로 만났고, 그 후로는 거의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군대 들어가자마자 여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났고, 얼마 후 임신을 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전 혼자 생각했죠. 얼마나 급했길래 나랑 헤어지자마자
남자를 만나 임신을 하고 바로 결혼을 하냐고.. 그렇게 10년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 갑자기 여자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잊고 살았지만 그래도 반가웠죠.
첨에는 친구처럼 세상 사는 얘기도 하고.. 어떻게 지내냐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데.. 갑자기.. 지금 키우고 있는 아이가 제 아이라고 말을 꺼내더군요.
전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라네요. 아이가 커갈수록 점점 저를 닮아간다고..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죠. 군대 가기전 마지막으로 관계를 맺을 때 임신 된 것 같다고..
일주일 차이로 새로 만난 남자와 관계를 맺어서 자기도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시기 상으로 내 애일꺼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냥 애를 낳았다고 하더군요.
울면서.. 도저히 애를 지울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설마하는 마음도 있었고..
그래서 애를 낳았던 건데.. 애가 커 가면서 생김새가 남편과 다르니까 남편의 점점
의심이 심해져서 이젠 서로 말도 안하고 산다고 하는군요. 맨날 싸우고..
그 애 말고도 그 부부 사이에 낳은 애도 있어서.. 이혼도 못 하겠다고 합니다.
이대로 사는데까지는 살아보겠다고 저한테는 애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임신 했을 때 저한테 말 하지 않은 것도 그렇고, 그냥 혼자 애 낳은 것도 그렇고,
결혼까지 해놓고서는 이제 와서 내 애라고 말 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상황들이
저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뒷통수 맞은 겁니다. 표현이 좀 심하긴 했지만 지금 제
상황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뒷통수 맞은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여자는 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평생 비밀로
하고 싶었다는데 왜 이제와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말로는
만에 하나 뭔일이 생길지 몰라서 그랬다는군요. 그동안 혼자 말 못하고 살다가
나한테 말하고는 맘이 많이 편해졌다고.. 애는 잘 키울테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이런 상황에서 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애만 데려온다는 건 말도 안되고..
이미 그 애는 10년 동안 부모, 형제와 살아왔을텐데.. 갑자기 '내가 니 애비다'
그러면서 데려올 수는 없잖습니까. 저 역시 가정이 있고, 제 생활이 있는데..
아님 뒤에서 몰래 그 애가 어떻게 자라나 지켜볼까요? 그것도 웃기지 않나요?
무슨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가 저한테 생기니까 첨에는 정말
황당할 뿐이였습니다. 며칠을 고민을 했죠.. 하지만.. 결론이 안 나오더군요.
그러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해결책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 계신다면 어떻게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드라마 같은 얘기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하셨던 분들이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그저 답답한 마음 뿐인데.. 그 분들의 얘기를
듣고 나면 어떤 식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고 하고.. 따끔한 충고도 좋고
죽일 놈이라는 욕도 괜찮습니다. 무슨 얘기든 들어보고 싶어요.
제발, 나이 어린 분들은 이 글 읽고 생각 없이 답글 달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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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답글을 달아주셔서 놀랬습니다. 오늘의 톡에 올라갈 정도였으면 글 올리지
말걸 하는 후회감도 같이 들더군요. 글을 읽고 제 상황에 동감하면서 얘기해 주실 분이
얼마 없을 줄 알았습니다. 관심가져주시고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몇 몇 생각없이 글 올리신 분들은 제외할께요..
답글을 읽다보니까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글을 올린건 아니였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를 욕하는 건 상관없는데 그 여자분을 무턱대고 욕하는 글을 봤을 땐 미안한 마음이
앞서고, 괜히 글을 올려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한 것 같아서 후회가 되더군요. ㅠ_ㅜ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확대 해석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수정글 올렸습니다.
제가 군대가기 몇 달 전에 그 여자와 결혼한 남자 분이 이미 여자에게 대쉬했었습니다.
남자는 나이도 있고, 직업도 좋은 사람이였죠. 집안에 돈도 제법 있는.. 아직 학교도
졸업하지 않고 별 볼일 없는 저와는 대조적으로 보였겠죠. 군대 가기 전에 여자가 꽤
심각하게 물어봤습니다. 나랑 결혼할 생각 있냐고.. 저는 '내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해서
결혼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죠. 그 때 이미 여자는 저와 그 남자를 비교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하긴 하지만.. 남자로써 비전이 없다고 하더군요. ^^;;
저 역시 그 남자분이 진심으로 여자에게 대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제가 군대를 가고나면 그 남자가 지금보다도 적극적으로 여자에게 다가갈꺼라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남자 분이 저에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그냥
그대로 물러나라. 내가 책임질테니까 여자를 잊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군대를
가게되니까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된거죠. 이런 상황들이 맞물려 여자는 결혼을 한거구요.
여자는 그 남자랑 결혼을 전제로 만났을꺼고 남자 역시 결혼 얘기를 꺼내니까 일주일만에
관계를 맺을 수도 있었을꺼라 생각합니다. 무턱대고 관계를 맺지는 않았겠죠.
여자 역시 고민이 많았을꺼라 봅니다. 10년 동안 얼마나 맘 고생이 심했을까요. 에효..
많은 분들의 관심..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_-)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