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도 날이 밝았고.. 나는 오늘도 팅팅 부은 얼굴을 감싼채..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 까지의 길이. 이렇게도 멀었던가.
금방이라도 진우 오빠가 환히 웃으며 "안녕" 하고 인사할것만 같은데. 그 어디에도 진우오빤 없다.
이래서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싫었어.
첨부터 혼자 였듯이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의지하지 않고 그렇게 지냈었는데
진우오빠..그사람이 나타나면서 내 삶이 흔들렸어. 차라리 잘된거야.
여기서 이렇게 잘라버리는게 서로를 위해 좋은거야.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만큼. 허전한 하루였다.
금방이라도 핸드폰이 삐릭~하고 울릴것만 같은데. 잠잠히 있는 핸드폰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허전한 하루를 보내고 버스에 몸을 실코. 집으로 돌아가는길..
띠리리리리링♬
"경진아^-^"
"혜미야 뭐해?"
"나 집에 가는 중이지"
"그래? 나 진우선배랑 술마시기로 했는데 너도 와라"
"진우 오빠? 아냐. 난 오늘 그냥 집에 있을래"
"왜? 뭐 어때. 와라~ 응?"
"미안해..둘이 재밌게 놀아^-^"
"정말 안올거야?ㅠ0ㅠ"
"응^-^ 어제처럼 술 넘 많이 마시지 말고^-^"
"아..어제..내가 실수 한거 없어?ㅠ0ㅠ"
"응^-^ 나 지금 내려야 되거든? 나중에 통화하자^-^"
"에이..너도 오면 좋은데.. 알았어. 나중에 전화할께"
"응"
아무것도 모르는 경진이. 진우오빠 맘속에 있는 여자를... 원망할 경진이..
그걸 알면서도 진우오빠한테 흔들렸던... 나쁜...나...
그래도 생전 처음 이었는데.. 생전 처음으로...보고싶다 생각한 사람이었는데....
"오빠..힘들어 질거라고 했죠? 힘들지...않아요?
난 조금 힘들어요. 오빠.. 그래도 영광인거 알죠? 맘속에 누구 한번 담아 보지 않은 내가..
오빠 처음으로 담아봤으니까. 오빠 영광인거예요.알죠?
그러게 왜 처음부터 처한테 다가왔어요. 왜 시작하지 말아야할 마음을 시작했어요.
왜 저까지 그 마음..물들였어요...왜 그랬어요.....
나 지금까지 참 많이 아프게 살았는데 왜 새로운 아픔을 더 얺어 주는 거예요.
첨엔...그냥 새로운 사람을 만났기에..그랬기에 설레이는 건지 알았는데
나도 처음이라 잘은 모르겠지만요. 이런게..누군가를 좋아하는 건가봐요.
오빠가 많이 생각나요. 오빠가....오빠의 그 웃음..미소..목소리...다 생각나요..
나 어떻해요.....오빠 힘들것 같다고 했죠?...나도 많이 힘들어 질것 같아요...아주 많이요..."
오빠가 사준 물고기는 날 비웃기라도 하는듯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날 비웃는 물고기 앞에서..바보처럼...나는....눈물을 흘리고 있다...
띵동~ 쾅 !! 쾅!!
"누구세요-_-;"
"혜미야~~~~~ 나 경진이~~~~~~~"
"어? 지금 몇신데 집에 안가고 여길왔어-_-;;"
"빨리 문열어~~~~~~~~~내 친구 혜미야~~~~~~~~~"
"응. 잠깐만"
딸각...
"혜미야~~~~~~히힛..나 술 엄청 많이 먹어쒀~ 히힛. 근데 니가 막 보고 싶자나~~~~히힛"
"미안하다..경진이가 자꾸 여기 데려다 달라고 해서..미안해"
"......"
"혜미야~~~ 혜미야~~~~~"
"응...경진아 괜찮아?"
"응! 나 말짱해! 이거봐! 나 말짱하지?"
"응..그래..방에가서 좀 누워"
"시러! 술줘~~~~~~~~~~"
"방에 누워 있어. 술 가져가 줄께"
"정말? 정말?와~~ 혜미 최고!!!"
진우 오빠와 나는 양쪽에서 경진이를 부축하고 방에 누여놓았다.
경진이가 잠이 든걸 확인한후, 우리는 거실로 나왔다.
"오늘..어땠어?"
"뭐가요?"
"아니..그냥 난 하루가 허전했는데. 넌 어땠어?"
"틀릴게 뭐있어요. 그냥 회사 갔다가 밥먹고 잠들었다가 지금 깬건데.."
"그렇구나..^-^"
"그만 가보세요. 늦었어요"
"혜미야..."
"............."
"매일 이렇게 경진이가 술 취해서..여기 데려다 달라고 했으면 좋겠어..
이렇게라도 볼수 있게.."
"다 끝난 얘기 예요. "
"나 구질구질해 보이지?훗...왜 내 눈에 보였니.. 내눈에 나타나질 말지..왜..."
"오빠..."
"경진이랑 같이 술 마시면서도.. 경진이가 너에 대한 얘기 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혜미한테 그런 면도 있구나. 혜미는 그런걸 시러하는 구나..혜미는 그런걸 좋아하는구나..
이런거 하나씩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라..."
"오빠...."
"나.. 오늘 전보다 담배..두배는 많이 핀거 같다^-^"
"왜요..."
"뭐라도 안하면... 미칠것 같거든..손에 잡히는게 담배더라구...
담배를 피면서. 연기를 내 뿜으니까 잠시 나마..연기를 내 뿜는 그 순간이나마...
가슴이 트이드라구...훗..."
"그러지 마요..."
"안그러면? 나 안그러면 나 다시 봐줄래? 나 다시 봐줄수 있어?"
"무슨.........말이야?"
"겨..경진아....."
"지금 내가 들은말..무슨말이야? 선배. 무슨 말이야? 혜미야. 말해봐. 내가 지금 뭘 들은건지
아무나 말해봐. 어서"
"경진아...경진아...."
"경진아. 내가 말할께. 니가 지금 들은거.. 어떻게 니가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보고있다는 사람. 혜미...맞아.....너한텐..미안하다...미리 말 못해줘서..
아니..혜미라서 미안하다..."
"머? 하하.. 둘이 지금 나 가지고 뭐하는건데?"
"경진아..."
"혜미야 넌 가만히 있어. 경진아. 혜미 잘못 아니야.
내가 혼자 좋아 한거야. 혜미는 나 거절했어.. 내가 혼자 좋아한거야"
"이혜미 ..하하.. 너한테 내가 진우 오빠 못잊어 하는 모습 보이는거 보면서..어땠어?
재밌었니? 재밌었겠네? 하하.. 정말 ..하하"
"경진아..아냐...경진아..미안해..."
"진우 선배. 혜미가 왜 좋은데?뭐가 좋아? 하하..
나 병신 만들면서 까지 뭐가 그렇게 좋았어?"
"경진아. 혜미 잘못 아니야. 내가 혼자 좋아한거라고.."
"이혜미. 너 뒷통수 치는데 재주 있다? 지금까지 너란애 알아오면서 이런 재주도 있는지 몰랐네?
하하.. 선배. 이혜미에 대해서 뭘아는데? 뭘알아서 좋아해?
고아인거도 아라? "
"알아.."
경진이가....내 상처를 건들이고 있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거겠지...
내 상처를 들춰내는 것보다...경진이가 아파하는게...더 아프다...미안해...미안해 경진아..
"알아? 하하.. 동정심인가? 고아라고 동정심 유발했니?"
"김경진. 말이 심하다. 그만해. 내가 좋아한거라고. 혜미 잘못없다고!"
"선배. 지금 내 앞에서 혜미 편드는거야? 와~정말 웃기는 상황이네? 그치?"
그동안 항상 나를 지켜주고 나의 방패막이 되어주던 경진이였는데...
평생을 갚아도 부족한 친구인데...그런 경진이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바보처럼 왜 자르지 못해서...왜...그러지 못해서....
"야. 이혜미. 너 이렇게 분수도 모르는 애였니? 니 분수는 좀 아라야지?^-^"
찰싹!
"오빠!"
진우오빠가 경진이의 뺨을 떄렸다. 경진이는 그 충격으로 털석 주저 앉아 버렸다.
경진이의 두눈에....두눈에....너무 많은 눈물이 담겨 있다..
"김경진. 너한테 정말 실망이다. 혜미가 어떤 사람이든.
그런거 상관없이 좋아해. 그런거 상관없이. 이미 내 맘에 들어왔어.알아?
너. 혜미랑 젤 친한 친구 아니었니? 혜민 그동안 너때문에 나 자꾸 멀리 하고 나 피하고 했는데.
넌 ... 너 아주 ...실망이다. 구역질나."
"실망? 구역질? 하. 나도 나 병신만든 두사람 구역질 나. 실망? 실망이라고?
나 . 고아라고 무시당하고 왕따 당하던 이혜미. 지금까지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면서
이혜미 챙겨주고 좋아해줬어. 알아? 근데 근데 이런식으로 뒷통수를 쳐?
선배. 나한테 실망해? 어. 그래. 많이 해^-^ 상관없어 . 두사람. 잘 사겨봐. 잘어울리네?
뒷통수 치는 커플. 아주 환상이네? 이혜미. 너 두번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마. 알았니?"
취한몸에. 충격까지 크게 받은 경진이는. 비틀거리며 집을 나섰고.
부축하려는 나의 손을 내 치며. 나를 한참 노려보더니. 피식 웃으며 가버렸다..
"오빠가 원한게 이런거예요? 이런거였어요?"
"혜미야..."
"원하는 데로 됐네요? 자.. 그럼 이제 어떻할까요?
우리 사귈까요? 오빠 나 좋은데 혜미가 오빠 좋아해서 맘에 걸렸다면서요?
사귈까요? 오빠가 바란게 그거 아니예요?"
진우 오빠는 아무 말없이 나를 꼭... 정말 꼭...껴안았다..
"놔요"
"시러"
"놔요"
"안놔. 두번 다시 안놔."
"오빠"
"내가 말했자나. 니 슬픔..니 눈에 담긴 슬픔.. 내가 다 거둬주겠다고. 내가 말했자나.
힘들어 하지마...아파하지마...내가 너 사랑하는거 그거만 생각해..."
"우리가 사랑할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게 될거라고 생각해요?"
"되.. 되는거야. 천천히 나한테 마음 열어. 내가 .. 내가 그 동안 너 아팠던거. 다 보상해줄께.
두번다신 혜미. 아픈일 없게 만들어 줄께."
"경진이 저렇게 나갔는데. 제가 아프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런 친구 따윈 잊어"
"오빠한텐 저런 친구로 보일지 몰라고 저한텐. 유일한...너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예요"
"내가 그자리 채워줄께.."
난 진우 오빠 품에 안긴채. 아이 처럼... 정말 어린 아이처럼.....하염없이 울었다.
그런 나를 진우 오빤 꽉 안아주며 토닥 거려준다.
경진이...경진이 아픔...심장을 찌르는 듯이 아프다.
이런식으로 경진이에게 상처 주면 안되는 건데.
내가 힘들때. 어려울때. 곤란할때. 지금까지 내 옆에서 도와준 사람.. 경진이 뿐이었다.
내 옆에 있어 준사람...경진이 뿐이었는데..
그런 경진일 내가 상처줘서는 안되는건데...그런데...
그런데 이 품안이 너무 따뜻하다. 이 품에서 떨어지기 싫을 만큼 따뜻하다.
경진아..원장어머니...엄마....엄마.....나 어떻해요?
나 어떻하면 좋아요?
그렇게 우리는 날이 밝을떄까지...울고 또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