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경진아..."
"어. 혜미야 내일 뭐해?"
"응? 내일?"
"어.. 바뻐? 좀 만나자고"
"어? 그래..나도 너..만나서 얘기 하고 싶었어"
"알았어. 내일 7시까지 신촌에 블루 알지? 거기로 와"
"응^^ 내일..."
뚝...
내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경진인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래도.. 그래도 아직은 내 친구 경진이..잃어 버린건 아니다.
내일 만나자고 하잖아. 내일 만나서 얘기도 하고 그러면 아마 전처럼 다시 내 친구 경진이.
그리고 경진이 친구 혜미로 돌아갈수 있을꺼야.
기분이 좋다. 경진이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나를 용서해줘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행이다. 경진아.. 고마워..먼저 만나자고 해줘서 나 정말 너무 고마워..
띠리리리리리링♬
"오빠^^"
"우리 혜미 잘 들어갔어?"
"-_-우리 혜미가 뭐야"
"왜? 이제 너 우리 혜미 자나. 남의 혜미 아니자나-0-"
"치 ..."
"넌 이제 딱 걸렸어!!! 하하"
"몰래 도망가야지~"
"확! 혼날라고-_-"
"풋^-^"
"낼 머할까?"
"내일?"
"응!~"
"나...내일은 안되는데..."
"왜? 약속있어?"
"응^-^ 오빠한테 자랑해야지!"
"왜? 뭔데? 무슨 약속인데?"
"경진이가 내일 만나재^-^"
"경진이가?"
"응^-^ 나이제 경진이랑도 웃을수 있나봐"
"흠....그래...가서 얘기 잘해.."
"응^-^"
"걱정이다. 둘이 다시 좋은 사이된다면야 바랄께 없는데 혹시라도 너 또 상처 받을까바"
"별걱정을 다한다. 바보"
"너도 늙어봐. 걱정만 생겨-0-"
"훗 ㅋㅋ"
"내일 어디서 만나는데?"
"신촌에서^-^ 7시에 보재"
"알았어 ^-^ 집에 갈때 전화해. 알았지?"
"응"
"퇴근합시다!"
"내일뵈요^-^"
"이상해...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_-"
"과장님 또 뭐가 이상해요-_-"
"혜미씨-_-;; 요즘 넘 실실 거린단 말이야-_-"
"에이~ 아니예요^-^ 퇴근할께요^-^"
나는 회사에서 나온뒤 지하철에 몸을 싣고 신촌으로 향했다.
블루레스토랑은 경진이와 자주 갔던 곳이다.
까르보나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경진이. 그리고 까르보나라를 정말 잘하는 블루.
그렇기에 우리는 자주 블루에 가곤 했었다.
벌써 부터 경진이를 볼 생각을 하니 설레여 온다.
입에 미소를 가득 담은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신촌역에서 사람들의 틈에 끼어 내렸고
블루를 향해 걸었다.
문앞에 서서 잠시 호흡을 가닫듬었다. 그리고 힘차게 문을 열었다.
경진이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던 나는...예상치 못한 상황에..크게 당황했다.
나를 기다리는 경진이의 모습과 함께...그 주위엔 고등학교때 같은 반이 었던 아이들이 예닐곱명
모여 있었다. 그중엔 날 특히 심하게 따돌리고 괴롭히던..지영이도 있었다.
"혜미 왔네? 일루와 "
"경진아."
"내가 말 안했나? 오늘 동창 애들하고 만나기로 했거든. 너도 엄연히 동창인데 나와야지. 안그래?"
"그랬구나.."
"앉아"
"응.."
경진이의 옆자리엔 이미 아이들이 자릴 잡고 앉아 있었기에 남아있던 빈자리에 앉으며
가방을 무릎에 올려논채로 가방끈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혜미 오랬만이다?"
"어..너도 오랬만이다.."
"나 기억나? 지영이"
"응^-^ 기억나"
"훗. 그래?"
"..."
"많이 변했네? 이뻐졌다 너?"
"변하긴...너야 말로 예뻐졌네.. "
"난 옜날에도 이뻤고"
가슴이 답답하다. 이 자리에서 당장이라도 일어서고 싶은 생각이 나를 누르지만
옆에 아이들과 웃으며 얘기하고 있는 경진이..경진이와 얘기하기 위해선 참아야 한다.
"지영아 혜미가 누구였지? 기억이 안나-_-"
"미진이 너 바보냐? 그 왜 있잖아. 우리반 고아^-^"
"아... 쟤야? "
나에게 시선이 모아지며 낄낄거리는 아이들. 그 무리에서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진이..
가슴이 아파온다...
"이혜미. 너 근데 내가 모르는 재주도 있더라?"
"뭐? 무슨..말이야?"
"서방질도 한다매? 남의 남자 가로채는. 남자 호리는 재주도 있었구나?"
비꼬듯이 말하는 지영이.
"서방...질이라니..?"
"너 경진이 남자 가로챘다며? 경진이 저거 너딴애랑 놀아줄때부터 한번 당할지는 알았는데
너한테 그런 재주까지 있는지는 몰랐네?"
경진아. 오늘 날 이 자리에 부른 이유가.. 이거였니? 이런 거 였어?
날 비웃는 아이들. 경진이도 함께... 나를 비웃고 있다.
"이혜미. 나도 좀 가르쳐 주라? 비법 전수.히히"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할수 있겠는가...
나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필사적으로 막으며. 가방끈을 잡고 있던 손에
더욱더 힘을 주었다. 손이 아플정도로..
"이혜미. 나랑 내기 할래? 내 애인도 한번 꼬셔가바. 니 능력 평가좀 해보자 .
어때? 내 애인도 한번 서방질 해봐."
신나게 웃어대는 아이들....참아야 한다..이혜미...참을수 있어..이혜미.
"이혜미. 근데 니 얼굴 계속 보고있을려니까 쏠린다? 속이 꼬이는것 같거든? 그만 가줄래?
아! 내 앤 서방질 하는건 나중에 연락할테니까 너 편한 시간으로 잡자?
니 능력 얼마나 대단한지 봐야지. 안그래? 캬캬. 그리고 이제 그만 가줄래?"
난 고개를 살짝 들어 경진이를 바라봤다.
날 벌레보듯.. 비난하듯 쳐다보는 경진이. 이런거였니.....나 부른 이유....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그랬니.. 니가 부른거면 이 아이들 나온다고 했어도 나왔을텐데..
바보처럼 설레이고 기대하면서 오진 않았을텐데..말이라도 해주지 그랬니...
"안가니? 좀 가지 그래?"
지영이의 이런 말보다. 경진이의 저 눈빛이...아프다...
너의 그 눈빛이 더 아픈데. 얘들한테 이렇게 하라고 할 필요 없었는데...
난 조용히 일어나서 문쪽으로 걸었다.
내가 일어나 뒤돌자 마자 아이들의 큰 웃음소리가내 몸을 휘감았다.
블루에서 나오자 마자 터져나오는 눈물...
버스 정류장까지 어떻게 걸었는지 모를정도로 나는 심하게 비틀거리며 걸었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벤취에 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내가 그렇게 잘못한거니...
내가 어떻게 해야되니....
닦아도 닦아도 터지는 눈물....
띠리리리리링♬
진우 오빠다. 전화를 안받으면 걱정할텐데.. 지금 목소리 들어도 걱정할텐데...
난 심호흡을 한뒤 전화를 받았다.
"오빠"
"응. 경진인 잘 만났어?"
"응^-^"
"경진이가 뭐래?"
"그냥...^-^"
"근데 너 목소리 왜그래?"
눈치빠른 사람....
"내 목소리가 왜?"
"울었어?"
"아니? 내가 왜 울어"
"목소리가 이상한데"
"감기 걸릴려나?"
"너 경진이랑 같이 있는거야?"
"아니^-^ 집에 가려고 버스 정류장이야^-^"
"그래? 현대 백화점 앞에?"
"응"
"기다려"
"응?"
"기다리라고"
"오빠 어딘데"
"나 홍대 근처야"
"오빠.그냥 내일 보자"
"기다려"
끊어진 전화. 큰일이다. 지금 내 얼굴을 보면 많이 걱정할텐데...
나는 얼른 근처의 페스트 푸드점에 들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래도 눈이랑 코가 빨개서
울었던 흔적이 보인다.
난 얼굴을 두드리며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잠시 후 진우 오빠가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헉~ 헉 ~ 혜미야!"
"오빠. 뭐가 급하다고 뛰어왔어?"
"너 빨리 보고싶어서..헉~ 헉~"
"바보-_-"
"너 솔직히 말해봐.. 울었어?"
"아냐"
"안믿기는데.. 니가 자꾸 안울었다고 하니까 믿을께"
"응 ^-^ 바보 "
오빠와 나란히 벤취에 앉았다.
오빠가 다행히 더이상의 의심은 안한다. 다행이다..
오빠를 보니까 지금까지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은 뚤리는것 같다.
이사람은 정말 마법사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사. 이사람이 옆에 있다는게 난 너무 행복하다.
다행히 넘어 갈지 알았던 오늘의 일을....
오빠가 알아 버리기 전까진... 오빠와 나는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