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런 사정을 알고 친척인 고모가 교회에 이야기하였다.
교회에서는 한달에 3만원을 주기로 하였고,학교 등록금을 분기마다 내주기로 한 것..
고모라는 사람이 직접 도움을 줄 수도 있었지만 이젠 질린 모양이었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매일 아프다는 핑계로 돈을 빌려가 술을 마시는 걸 알았기 때문에..
고마웠다.3만원이라는 돈으로 당시 고등학교 교통비 승차권 한달분을 사면 1만 5천원정도..
나머지는 저녁 식사에 이용하기로 하였다.도시락을 2개 쌀 형편이 안되었기 때문에..
계산을 해보았다.월~금요일까지 5일.한달이면 20일정도 저녁값이 필요하였다.
컵라면이 당시 500원. 20일*500원=1만원..그래도 5천원이 남았다.
그러나 각종 책값이며 보충수업비등이 문제였다.간식을 사먹는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1000원짜리 끓여파는 매점라면이 너무 먹고싶었다.삶은 계란도 띄워주고 단무지도 주는데..
그러나 나에게는 사치였다.어쩔때 한번씩 큰맘 먹고 사먹을때에는 너무 행복했다.
아이스크림을 너무나 좋아한 나였지만 여유가 있으면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정말 이렇게 살아야하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고아랑 틀린게 무엇인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힘을 내기로 하였다.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고..열심히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저녁에 그렇게 컵라면 하나를 먹고나면 허기도지고 잠이와서 저녁 야자할때 졸기 일쑤였다.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 있기 때문에 그런 모양이었다.다른 아이들은 보약도 먹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는 모습을 보니 부러웠다.우리 형 고 3때에는 어머니라는 사람이 총명탕에 개소주까지
해주던데..난 컵라면 하나에 만족해야 하다니..눈물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야간자율학습이 10시에 끝나면 버스를 타러 시내로 내려갔다.
집에 도착하면 11시정도..아버지라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가 밥을 차리라고 하였다.
게다가 같이 밥을 먹자고 하였다.어쩔때에는 너무 피곤하여 거절을 하면 온갖 욕을 다했다.
" 너는 하루 3끼 다 먹었는지 몰라도 난 하루종일 굶었어.너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씨발새끼 너는 너만 생각하냐? 아버지라는 사람은 굶어죽어도 된단 말이야?"
이러면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문을 쾅 닫아버리고는 하였다.
' 누가 굶으라고 하였나? 당뇨병인데 밥은 안먹고 하루종일 술만 마시면서..
나도 배고픈데 술 냄새나는 당신과 밥 먹기도 싫고 피곤한데다가 도시락을 씻어야 된다고..'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꾹 참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말해보았자 돌아오는 건 욕일테니까..
그렇게 11시에 집에 돌아오면 도시락을 씻고 거실에 있는 술병과 안주와 식기들을 정리하고
내일 아침 쌀 도시락 밥을 미리 해놓고 씻으면 12시가 되었다.
그때서야 잠을 잘 수가 있엇다.그런 사정 잘 알면서 아버지라는 사람은 늘 나를 괴롭혔다.
12시에 자면 6시정도에는 일어나야하는 그런 반복적인 생활..
고 3이라 그냥 잘 수도 없었다.조금이라도 더 공부해야 하니까..
그럴때에면 꼭 내방으로 와서 시비를 걸어 그것조차도 어려웠다.
이불속에서 몰래 책을 보며 조금이라도 더 공부를 해야만 하였다.
' 여기서 탈출하고 싶다.열심히 공부해서 꼭 성공할꺼야..'
세상일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아버지의 횡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앞으로 일어날 큰 일을 난 예상하지 못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