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언론의 종말과 PD수첩
목에 힘주던 기존의 언론은 그 수명을 다 하고 있다. 이제는 언론의 수요자였던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의 언론인으로 등장했다. MBC의 PD수첩파문을 계기로 침몰당하는 작금의 언론이다. 인터넷 시대는 기존의 언론인을 능가하는 실력파 언론인을 대거 출현시켰다. 우리는 더 이상 신문이나 라디오 또는 텔레비전 같은 기존의 매스컴을 의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라 옛날이야기만 전하기 때문이다. 또 편협하고 편파적이며 상업적이기 때문이다. 무명의 언론인이 올리는 네티즌의 글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다. 기자가 이라크의 미군기자클럽에서 취재한 기사보다, 총성과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현장에서 곧바로 올리는 네티즌의 글이 더욱 현장감이 넘치며 정확하고 신속하다. 또 권위적이지도 않다.
스스로 언론인의 사명감에 충실하다고 착각함으로써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권위의식에 빠져, 자기 자신을 상실한 예를 MBC의 PD수첩에서 본다. 그들은 너무도 무식하고, 건방지며, 반성할 줄 모른다. 첨단 생명공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문외한이 전문가 집단 중에서도 최고의 전문가 집단을 마구 들쑤셨다. 처음에는 그럴 듯 했다. 황우석박사의 연구과정에 내재된 윤리문제까지는 이해했다. 윤리라면 나도 윤리적으로 살아야 하기에 전문가일 수도 있다. 확고한 신념으로 윤리를 논하지 못해도 남이 윤리를 말하면 대충 무슨 말인지 안다. 다만 PD수첩에서는 그 때까지 한 가지만 실수했다. 방송언론인으로서 마땅히 고려해야 할 국민정서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윤리문제를 까발리자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고 네티즌이 분노했다. 그러자 기존 언론인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앞세우며 자신을 방어했지만, 분노가 계속되어 방송광고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기존의 언론인들은 역시 입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전체 국민을 향하여 애국주의는 위험하다고 외쳤다. 지금의 사태는 국수주의 내지 일그러진 애국주의라고 몰아붙였다. 그런 공갈에 국민이 넘어갈리 없다.
기존의 언론에 맞선 새로운 언론세력이 전면에 나섰다. 바로 네티즌이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었다. 문제의 초점은 황우석박사가 아니라 바로 너희들이라고 손가락질 했다. 난자매매와 난자제공에 얽힌 윤리가 아니라, 바로 방송윤리가 문제의 초점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황우석박사의 연구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엉뚱한 소리를 PD수첩에서는 해댔다. 백년 이상의 권위를 자랑하는 사이언스지마저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연구결과의 검증을 운운했다. 궁지에 몰린 자는 항상 진실을 떠벌리며 자신을 위장한다. 진실과 검증을 운운하는 그들을 보고 새로운 언론세력인 네티즌들은 입을 딱 벌렸다. 포크레인 앞에서 숟가락질을 해도 분수가 있지, 과학에 있어서는 MBC와 PD수첩, 그리고 모든 언론사를 다 모아도 그 신뢰도는 0%다. 그러나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와 황우석연구팀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았으며, 연구과정의 윤리문제를 떠나서 세계의 모든 전문가들도 연구결과 자체를 확신하고 있는 마당에, 신뢰도 0%인 일개 방송사의 PD가 신뢰도 100%의 전문가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런 일은 세계 언론사상 초유의 일로 PD수첩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보다.
이미 국민의 알권리는 물 건너갔다. 언론인의 사명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MBC PD수첩이 사느냐, 아니면 황박사가 죽느냐의 이전투구만 남았다. 국민은 확고하게 황박사가 이기기를 바란다. 그의 연구논문에 조작이 없고 연구결과가 진실이기를 원한다. 사이언스지와 전문가들도 황박사의 연구결과는 틀림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과학은 과학에 맡기라고 충고한다. 과학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MBC PD수첩의 제작진에 비하면 과학전문지식에 있어서는 하늘과 같은 존재다. 왜 전문가들의 냉엄한 눈초리와 양심을 무시한 채, 문외한이 설쳐대며 코미디를 벌이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공명심이 넘쳐서 한탕주의 황색저널리즘에 젖었더라도 상대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과학은 언론처럼 허술하지 않다. 세치 혓바닥으로 넘어갈 성질도 아니다.
이제는 기존 매스컴의 소리를 자기 나름대로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순진한 수요자가 없다. 왜냐하면 새로운 언론세력인 네티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론세력은 기존의 언론보다 더욱 신속 정확한 소식을 접하고 전파한다. 신문사나 방송국처럼 편집실을 거쳐서 오려지고 짜깁기 되어지는 기사가 아닌, 비록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대로를 전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언론세력이 실력에 있어서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네티즌 중에는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방미인격의 덜 떨어진 기존 언론인에 비하면 아주 고급이다. 권위에 사로잡히고, 믿을 수 없으며, 사심에 물든 기존 언론은 이제 종말을 맞이할 때가 되었다.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