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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뒷문 첫 번째 좌석 앞의 발자국에 대한 회상

eosism |2005.12.29 15:39
조회 95 |추천 0

  버스 뒷문 첫 번째 좌석 앞의 발자국에 대한 회상 

올 7월쯤에 이사를 온 이후로 버스로 출퇴근을 주로 하곤했는데 늘 서서가는 관계로 뒷문 첫 번째 좌석에 처음 앉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정확한 명칭을 뭐라 부여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뒷문 기둥 정도라고 해야하나 차체 내벽에 선명하게 난 발자국이 유독 눈에 띄었다. 페인트 코팅된 부분이 화상입은 살갗처럼 벗겨져 나가고 선명하게 사람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다른 부분의 코팅면은 멀쩡한데 유독 그 자리만 코팅부분이 벗겨져 버렸다. 잠시 후 그 이유는 저절로 알게 되었다. 차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새 나의 오른발은 그 발자국 위에 겹쳐지게 되었다. 아하, 그랬던 것이다.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발을 댈 수 밖에 없는 버스의 구조적 요인(그 자리에 앉아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이 있었고, 한 사람이 밟았을 때는 표시나지 않던 자욱이 장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 지다 보니, 어느 새 도장면에 상처를 입히게 되었던 것이다.


불현 듯,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만사 그러지 아니한 일이 없지 아니한가. 장시간 반복적으로 콩나물에 물내리 듯이,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아니한가. 당장의 성과를 바라는 조루증의 사회속에서 버스 안의 발자국이 나에겐 한마디 명언보다 좋은 강의가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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