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를 조금 더 늘렸어요...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손가락에 낀 반지를 다시는 빼지 않을거라는 다짐을 서로 했다.
그리고 내 지도하에 녀석에 태권도 단수가 하나가 더 늘었다.
대학에 끝머리에 온 나는 졸업점수로 바쁜 일정을 보내야 했고 역시나 머리가 좋은 녀석은 일부러 일년을 다니지 않은 수고로움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녀석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정장을 매번 새롭게 나에게 패션쇼를 보여주듯했고 아빠에 호텔사업을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 디자인에 길을 가길 바랬다. 아직까지도 그 부분은 아빠와의 갈등에서 해결되지는 않은듯 하다. 벌써 4년이 흘러가고 있다...녀석과 내가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시간이...
이제는 그 어느 장애물 없이 녀석을 사랑하고 싶다...녀석만을...
길거리를 함께 가다 연애인제안을 한두번 받을때가 아니다...그 명함을 차곡차곡 쌓다 보니 어느새 20장이 넘어간다...녀석 때문에 나역시도 긴장하는 삶이 힘들때도 있지만 그 녀석에 환한 웃음만 보면 나도 모르게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려가는듯 하다.
사랑할때 이것만큼은 잊지 말고 기억하자...
사랑하되 구속하지 말것
사랑하되 소유하려 하지 말것
사랑하되 의심하려 하지 말것
사랑하되 사랑하지 않은척 하지 말것
사랑하되 너무 심각해지지 말것
사랑하되 비상구를 만들지 말것...
녀석은 지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무남독녀라는 피할수 없는 경영권 자리에서 결말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팽팽한 대립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화창한 가을하늘 보기가 미안할만큼 어두운 표정을 하는 녀석에게 힘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할때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무력감은 크다.
"이준...오랫만에 머리 감겨줄까?"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녀석이 졸업을 하고 새로 얻은 오피스텔로 독립을 했다.
가끔은 녀석에 부족함없는 편한 생활이 부러울때가 있다. 원하는것을 하고 또 얻고자 하는것을 얻을수 있는 능력...우리가 가끔 현실과 이상에서 혼란스러울때...하고 싶은것에 더 열정을 쏟고자 하는 고민을하는 부류...녀석의 오피스텔은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그 이상 한켠에 마련된 공간이다
아늑하고 편안하고 넓고 그야말로 있어야 할곳에 있는 모든것...인테리어와 필요한 물건을 두는거에 대한 차이는 엄연히 다르다.
현관에 들어서자 피곤한듯 소파에 몸을 늘어뜨린다.
"상미야...에너지 충전.."
"오케이 에너지 충전 시작...."
욕실로 와서 따뜻한 물을 맞춰본다...
"얼른 들어와..."
투벅투벅 발걸음이 들리더니 이내 상반신을 들어낸 덩치 큰 녀석이 들어오고 있다.
"야...윗옷은 왜 벗고 그래..."
"그냥 물 젖을까봐"
"갑자기 무슨...얼른 입어"
"왜그래...내 배에도 왕자 있다..봐봐...생기지?? 이거 일주일 연습한거야..너 보여줄려구"
"얼른 입어..."
"부끄러워?? 봐봐...좋아.인심이다...만져봐도 돼"
"누가 어딜만져...머리 안 감겨준다?"
"그런게 어딨어...한번 뱉은 말은 지켜야지...그럼 상의 입고 바지 벗을까?"
"이게..징그럽게...다 입고 일루와"
"우리 같이 샤워할까?"
"뭐??????????????????????"
내 놀란 표정이 재밌다는듯 계속해서 나를 놀리는 녀석이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배꼽을 잡고 얼른 상의를 주섬주섬 입는다.
"알았어...입었어...자...됐지? 어디서는 이런 몸매 돈주고 보는데...하여튼 밝힘쟁이 상미에게 이런면도 있다니...난 좋다고 침흘리고 덥석 만지면 어떡하나 고민했네..."
"뭐?"
"아 엉덩이를 보여줄걸 그랬나? 넌 내 엉덩이에 약하잖아..."
"이게 자꾸 놀리구 있어...에너지 충전 다 됐네...쌩쌩하네...아주 "
"아니야...다시 방전됐어...의자 대령"
다리가 짧은 작은 의자에 앉아 욕조에 머리가 닿도록 뒤로 제치고 나를 쳐다본다.
"상미야...."
"또 무슨 말을 하려구?"
"니 콧구멍에 콧털이 하나 두개...세개..보인다..."
"응????????"난 한손으로 얼른 코를 가렸다. 코털이 삐져나온건가..얼른 거울을 봤다.
아무렇지도 않은데...이 녀석..정말...
"이준 너...머리 안감기고 간다...."
"알았어..알았어...안그럴께...시작..."
적당히 미지근한 물을 머리카락에 조심스럽게 적시고 샴푸를 했다...가만히 나를 빤히 쳐다보는 녀석이 신경쓰이지만 열심히 머리카락 깊숙히 손가락 운동을 했다.
샴푸거품이 풍성하게 부풀어 오르고 난 아까에 말에 복수라도 한듯 거품을 녀석에 볼에 묻혔다.
"가만있어..안그럼 눈에다 묻힐꺼야..얼마나 따끔한지 알지??"
"뭐야...반칙이야..."
"내 맘이지롱....."
"너 자꾸 그러면..."
"자꾸 그러면 어쩔꺼야??? 메롱...."
갑자기 길다란 오른팔로 내 허리를 끌어당기는 녀석이다.
" 나 오늘 내 맘대로 할꺼야..."
" 뭐야...."
허리를 잡아당기는 팔이 이제는 내 목덜미를 휘감아 녀석에 얼굴앞으로 끌어당겼다.
"가까이 보니까...화장발이야.."
"뭐??"
" 농담농담....자세히 보니까 콧구멍이 벌렁거리는데 떨고 있군....음..."
"뭐야~장난할꺼야?? 샴푸한거....읍"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머리카락 속으로 들어온 녀석의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녀석에 입술이 내 입술을 거칠듯 부드럽게 장난하고 있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입술을 떼고
"지금부터 에너지 충전 시작이야....지상미...충전 준비....시작"
녀석 많이 지친 모양이다...
뭐가 그렇게 혼자 힘이 들었는지..입맞춤에 끝이 보이지 않을듯 했다.
허리를 감싸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녀석에 숨소리도 빨라지고 있는듯 했다. 왠지 거부하고 싶지 않은 녀석이 하는 행동 그대로 다 받아주고 싶었다..더한 행동도 지금 녀석에 힘듬이 조금이라도 덜어질수 있다면 받아들여주고 싶었다.
입술에서 목덜미로 목덜미에서 가슴께로 넘어올때쯤...녀석의 손에 들어간 힘이 서서히 풀어졌다.
"말리지..왜 가만있어,,,?"
"그냥...그냥...너 힘들어하고 있는거 아니까..."
"그래도 말려...안그럼 나도 자제 힘들어...담부턴 꼭 말려 알았지? 나도 남자야..."
"나...괜찮아"
"내가...지켜주고 싶어서 그래..."
"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너한테 요구하기는 싫어...다른거야...그건 다른거야...아직은 너 보고만 있어도 괜찮아."
"이준"
"응?"
"너 정말 멋있어"
"알아..."
"응...그래..정말 멋있어"
"그만...자극하지마...자꾸 오빠 자극하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몰라~"
"겁 안나"
"우와...강심장이다..그동안 심장 운동 많이 했나봐~"
"누구 덕에..."
"누구???"
"있어..어떤 멋진 남자"
"그래?? 궁금한데...나 말고 또 멋진 남자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니..."
"으이그...이 왕자"
"사랑해!"
"어??"
"사발면 먹고 싶다구....아...눈 따갑다...샤워기 발사..."
다 들었어...사랑한다구...만나는 4년동안 처음이다...처음...으로 들었다...눈물이 날것만 같다.
"울지마...그럼 다음부터 안해줄꺼야..."
"알았어..."
"나가 있어...그냥 샤워하고 나갈께...샤워하고 밥먹으러 가자...아니면 같이 할까?"
후다다닥 밖으로 나왔다. 언제나 농담인듯 진담을 건네는 녀석이기에...음.
정말 4년동안 우리는 너무 빠르지만 너무 묵묵히 사랑을 한것 같다.
대놓고 사랑한다 좋아한다 표현은 없었지만 서로 아파하고 서로 마음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젖은 머리를 수건을 털면서 나오는 녀석은 너무 매력적이다.
가끔은 정말로 남자 못지 않은 여자에 본능도 무서울때가 있다는걸 새삼 깨닳곤 한다.
"나 멋있지??"
거울을 보다 말고 뒤돌아서 씨익 웃는 녀석이 너무 좋다. 나도 모르게 등뒤에서 녀석을 안아본다.
그럴때면 다시 나를 잡아당겨 앞으로 안아주는 녀석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묵묵히 뒤에서 안는 나를 향해 손을 잡아주는 녀석이다.
"상미야...
"응?"
"만약에...정말 현실을 피하고 싶을때...굳이 선택해도 되지 않아도 되는 길을 가야한다면 말야...
예를 들어서 어떤 남자가 정말 모든것을 가지고도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군대를 택한다면 어떻게 생각해?"
"당연히 군대는 남자라면 가야지...뭐...가진게 많다고 해서 군대를 가지 않는건 너무 비겁하고...음...
불공평해...안그래?"
"그렇지?? 하지만 그럴려면 다른 희생도 있어야 한다면?"
"모든...선택뒤에는 나머지 선택에 대한 희생이 따르지 않을까 싶은데..왜그래? 누가 군대가?
무슨 힘든 일이 있길래? "
"그러게...자기 길을 가고 싶은데...그 끝나지 않은 문제로 군대라도 가서 맘을 정리하고 싶은 친구가 있어...너처럼 굳이 안가도 되는 군대라고 생각하는것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우와..그 친구 멋지다."
"그러게...멋지지...근데...더 결정을 내릴수가 없나봐..."
"그렇지...현실도피라는게 조금 그렇다..."
"그친구도 나약한 면은 있으니까..완벽한 사람은 없잖아...그 친구가 제일 무서운게 아버지니까..."
"아버지?"
"응...너무 냉정한 아버지...갖고 싶은게 있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갖고 마는 그 잔인함..이 겁나서..그래서 자신에게 소중할수록 더 숨겨야만 하는 친구는 그 아버지가 겁이난데"
"슬프다....가족에게 소중한걸 숨겨야만 하는 그 친구는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그치??"
"응"
"내 가슴도 아프다...."
"응?"
"아니야..."
"밥먹으러 안가??"
"그냥 니가 해줘...니가 해줘...밥..밥..."
때론 아기처럼...때론 어른처럼...때론 멋진 남자처럼...내 가슴속을 흐트러놓은 녀석이다.
---------------------------------------------------------------------------
드뎌 졸업을 한다...나도 졸업을 한다...하얗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졸업을 한다.
하지만 왠일인지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하나둘씩 떠난 자리엔 눈만 소복히 쌓이고 있고
난 멀뚱히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다...
그렇게 모두가 떠난 자리를 한시간쯤 녀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때쯤 낯익은 모습이 내앞에 멈춘다...잊을만하면 가끔씩 내 맘을 어지럽게 하는 여자....
"오랫만이네요..."
"네..그렇네요.."
"차한잔 안할래요?"
가까운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를 바라보는 여자에 눈빛이 비웃음이 가득하다.
"기다리지 마세요..."
"네?"
"이준이 안와요...아니 못와요"
"무슨 말인지...?"
"당신 때문에...."
"나 때문이라니...무슨 말이에요 이준이 어딨어요? "
"눈치없이 왜 그렇게 질질 끓어요...내가 예전에 말했잖아요...적당히 즐기고 얻어먹고 떨어지라고"
"이준이 어딨어요?"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혹시 바보에요?? 아니면 순진한거에요?"
"......"
"이 바닥에는 비밀이 없어요...회장님 아니 이준이 아버지가 누군지 몰라요?? 신우호텔 몰라요??
이준이가 그쪽을 만난다는걸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왜 그렇게 오랫동안 만났으면서 한번도 소개를 시켜주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무슨..."
"당신 졸업 할때까지...이준이가 막았어요...건드리지 말아달라고..."
"설마...."
"근데 오늘 찾아와서 호텔경영을 하겠다고 그 죽기 보다 싫다는 호텔경영을 하겠다고 당신을 모른척해달라고 하더군요..."
"다시 올릴께요..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