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톡에 올라온 바퀴의 생명력을 보고 번뜩 생각난.

펭귄은빙산... |2006.04.25 18:03
조회 307 |추천 0

지금으로부터 약 반년전쯤, 살짝쿵 추운 겨울날이었다.

친구와 나는 둘이 뎅굴 거리며, 우리집에서 영화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때 보고 있던 영화는..퍼팩트 웨딩이라고 해서 개봉전이었다.

한참 시청하고 있는데, 내방 창문으로 퍼드득 거리며 날아들어온

바퀴벌레 한마리. 영화 보다 말고, 소리 지르며 난리가 났었다.

 

" 꺄아~~~~~~~" -친구

" 야! 야! 바퀴벌레!!!!" - 나

 

한참 소리지른 후, 겨우 진정을 하곤 바퀴벌레와 한방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바퀴벌레를 꺼내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둘 호기심이 강한 편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우선은 편안히 깔고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서 바퀴벌레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을 했다. 나의 책상속 밑으로 살짝쿵 들어가버린 바퀴벌레.

 

" 야, 모기약이나 뭐 뿌리는거 있냐?" -친구

" 엉, 잠깐만"-나

 

후다닥 가져와 바퀴벌레가 기어들어간 곳으로 모기 잡는 약을 엄청 뿌렸다.

먹힌건지 어쩐건지 아둥바둥 거리며, 기어나오더니 다시 쏙~ 들어가버린

바퀴벌레. 나올때마다 소리지르는 우리.

 

" 꺄아!!!!!!!!"

 

하지만, 이짓을 한 두번 하니, 열받은 내 친구.

자로 스윽스윽~넣어서 바퀴벌레를 꺼냈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꺼내기부터 했으니, 아둥바둥 하는 모습에 놀라서 놓쳐버리고..

 

" 야, 뭐 안 쓰는것 좀 가져와봐. 이거 가둬버려야겠어!!으흐흐흐+ㅁ+"-친구

" 안쓰는게 뭐가 있어!"-나

" 밥그릇 같은거 있을꺼 아냐!"-친구

" 아! 보온밥통하나 있다"-나

" 그거라도 가져와봐"-친구

 

 

우리집에서 안 쓰는 보온 도시락통 밥통과 뚜껑을 가지고 바퀴벌레를 꺼내자마자

그 위로 휙! 덮어버렸다. 문제는 이거를 거꾸로 해서 바퀴벌레를 담아야 하는데,

어쩌나 또 고민을 하다가 보이는것은 종이였다.

 

" 야, 저거 줘봐"-친구

" 뭐?"-나

" 저기 처박혀 있는 종이"-친구

" 왜"-나

" 이거 담아야하잖아! 슬쩍 넣어서 뒤집게"-친구

" 응=ㅁ=;"-나

 

 

종이를 쪼르르 가져와 친구에게 살짝쿵 건네주었다. 신기하게

쏘옥~ 들어갔다. 언제 또 기어나올까 무서워 후다닥 밖으로 뛰쳐나가서

놓아주려했는데, 어자피 약 먹어 죽을꺼, 세상에 좋은일 한번 하자고 태우기로했다.

(바퀴벌레 죽일땐 태워야 알까지 없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 으흐흐흐+ㅁ+ 태우자"-친구

" 야, 불쌍하잖아. 약도 많이 먹었는데, 지들도 살자고 하는 짓이야. 놔줘~"-나

" 바퀴벌레는 태워서 죽여야해! 그래야 알도 안 깐단 말야"-친구

" 그래도 불쌍하잖아"-나

" 그리고 태우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냐?"-친구

" 음....응! 솔직히 궁금하다+ㅁ+"-나

 

 

나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 라이터와 휴지, 그리고 약간의 종이를 가지고 나와 불을 붙여

그 보온 밥통으로 슬쩍 슬쩍 넣기 시작했다.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꿈틀거릴 바퀴벌레를 생각하니, 무서워 종이가 다 탈 떄까지 정말 무식하게

계속 불만 붙였었드랬다.

 

" 근데, 주민들 불 났다고 나오는거 아냐?"-나

" 그럴지도 모르겠다. 한쪽 구석으로 가자!+ㅁ+"-친구

 

 

집 앞에서, 태우고 있다가 연기가 피어오르는거 보고, 사람들이

불 났다고 할까봐(우리집은 빌라인데..창문으로 연기를 보면 사람들이 불 났다고 할까봐 ㅋㅋ

어찌보면, 말도 안돼는 생각인것 같은데..=ㅁ=ㅋㅋ)

한쪽 구석으로 가서 둘이 쪼그리고 앉아서, 활활 타오르는 불빛을 보면 불을 쬐었다.

 

" 아우~ 쪼고만게 따뜻하다"-나

" 그러게, 근데 우리 불장난 한다고 오늘밤 오줌싸는거 아냐?"-친구

" 으흐흐흐흐+ㅁ+"-나

" 우리 오늘 들어가면, 내일 신문에 다 큰 처녀 둘이서, 오밤중에 불장난하고 크게

실리는거 아냐???ㅋㅋㅋㅋ"-친구

" 으흐흐흐흐+ㅁ+"-나

" 남들이 보면 진짜 미친년처럼 보이겠다"-친구

" 으흐흐흐흐+ㅁ+ 조낸 따뜻해~"-나

 

 

한참 후, 다 타고 슬쩍 거꾸로 쏟아봤더니, 바퀴벌레는 다 타고 없어져버렸다.

 

" 에이~ 다 타고 없어졌네"-친구

" 그러게, 뭐라도 남을줄 알았는데.."-나

" 바퀴벌레도 딱딱하지 않냐?"-친구

" 그러게, 그러지 않나? 뭐야~뭐라도 남아야 재밌지!"-나

" 어우~춥다! 빨리 들어가자. 나 영화봐야되"-친구

" 야, 그래도 태워서 저 세상 갔는데, 묵년 정도 해줘야지"-나

" 그럴까?"-친구

" 응, 묵념"-나

 

우리는 바퀴벌레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에 묵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드랬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