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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여직원 꼬시기 대작전 - 26

도도한병아리 |2006.10.16 18:38
조회 7,111 |추천 0

재미있게 봐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올리는 글이거든요?

그러니까 욕하실분은 보지도 말고 리플도 안달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한떨기 가녀린 청년이라구요.

 

그냥 버릇처럼 던진 악플에 상처 받아요~

그럼 고고.

 

 

 

 

26



"제... 마음 받아주실래요...?"


제길..내 심장이 미쳤나보다...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질 모르겠다.

떨리는 마음으로 꽃이 꽂혀진 병을 내밀었다.


이런 고백은 처음이다..

아니 고백 자체가 처음이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예전의 장휴였다면... 아무런말 하지 못 했을텐데...

무엇이 날 이렇게 바꾸어놨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녀는..

진짜 놓치고 싶지 않았을지도....


나의 말에 망설이는 그녀...


"....장휴씨 참 괜찮은 사람이예요. 요즘 사람들과 달리...
사람 냄새가 나는 유일한 사람이예요.
꾸며지지 않고, 내면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투명한 사람이예요.
억압된 현실에 찌들지 않고, 늘 밝게 웃는 모습이 참 따뜻한 사람이예요..

그래서 저도 장휴씨가 좋아요... 그런데....
저..는 진짜 안되요.... 진짜..."


자꾸 안된다고 하는 그녀.


"왜 안되는지... 이유라도 알려주면 안되나요?"

"나중에 장휴씨의 마음이 지금과 같다면...그땐 다시 생각해볼께요."


그게 무슨 말이지.. 후에도 내 마음이 지금과 같다면??

내 마음이 달라지기라도 한단 말이야?..

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일요일 날 시간되세요...?"


일요일?

일요일이면 형의 기일이다.

어짜피 오전에 가족끼리 다녀오기로 했으니까 오후라면 상관 없을 듯하다.


"오후라면 괜찮아요."

"그럼.. 일요일 오후에 봐요.. 같이 갈때가 있어요.."


왠지 이쯤에서 그만둬야 할 듯하다. 자꾸 붙들고 늘어진다고 해서 좋을꺼 하나 없으니까..


"네.. 늦은 시간에 불러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허리를 숙여가며 인사를 하는 그녀..

왠지 그 모습을 보니까 은행원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_- 은행원이구나;;



집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 모습이 너무나 쓸쓸하게 느껴진다..

병은 이미 그녀의 손에 들려있다. 내 마음은... 그녀에게 전해졌다.

이제 그 어느 누구도 가져가지 못 한다...


그나저나..

일요일날.. 어디를 간다는 걸까....?

나의 궁금함과 상관 없이 시간은 흘러 일요일이 되었다.


***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우리 식구.

일요일이다 보니 장비녀석도 학교에 안가도 된다.... 평소에도 안가지만-_-;;

아무튼, 가족끼리 이렇게 다 모인건 정말 오랜만인거 같다.

하지만...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았다.


도로를 달리는 차안에 앉아 있는 우리 가족.

아버지는 운전을 하시고 어머니는 앞 좌석에서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계셨다.

장비와 나는 뒷 자석에 앉아 있었는데... 장비가 입을 열었다.


"엄마.."

"...왜?"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게 다 뭐야...?"

"...뭐긴 먹을꺼지..."


"그건 아는데... 우리 지금 소풍가?-_-"

"-_-..."


장비의 말이 그럴싸 하게 들린다..;;

형의 묘에 가는건데... 음식 싸온거 보면 이건 뭐.. 소풍가는거만 같다.

-_-


뒷자석 가득 차있는 과자와 이런저런 음식들. 덕분에 불편하게 앉아있어야 하는

나와 장비. 그러니 장비의 불만이 터질만도 하다.


"무슨 음식을 이렇게 많이했어?"


장비의 물음에 어머니는 가만히 창문을 바라보시다가 대답하셨다.


"군이가 좋아하던거야..."


아....

그러고보니 그렇구나.... 김밥을 지독히도 좋아라하던 형이었는데...

그래.. 그래서 이렇게 많이 준비해가는 거구나...

잊혀져 버린 듯 떠오르는 형에 대한 기억..

어릴때 참 많이도 싸웠었는데.... 그렇게 있는 정 없는 정 다 들며 우애를 길러갔었는데

나중엔 믿고 의지하고 그랬는데...


어느덧 없다는게 익숙해져 버렸나보다. 미안하게 시리..

절대 잊지 않겠다고 그랬는데... 형에 대해서 조금씩 무뎌지고 있었나보다...

....


어느덧 도착한 형의 무덤..

드라마 같은데 보면 다들 화장하던데.. 우리는 묘를 택했다. 오랫동안 보고싶어서...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게 묘자리라고 한다..

이상태로 가다가는 얼마 안지나서 대한민국 땅은 모조리 묘로 덥힐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묘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을 권장하기도 한다는데.... 글쎄...

난 모르겠는데...

두고두고 보고싶고 찾아오고 싶은 가족들의 심리를 알란가 모르겠다.

화장을 권하면서도 자기들은 더 좋은 묘자리를 알아본다지.

아 다르고 어 다른 것들 같으니라고....


우리 가족은 말 없이 이것저것 준비했다. 아버지는 잡초를 제거하셨고

나와 장비는 음식을 차렸다.

먼저 아버지가 술 한잔을 따르시더니 부덤을 향해 쏟아냈다.

그리움을 쏟아내 듯... 소주를 쏟아냈다...

아무런 말씀 없으신 아버지..


나와 장비는 절을 하고나서 술을 쏟아냈다.

장비가 술을 무덤에 쏟아내며 말했다.


"연속 3잔 묵았다고 꼬장 부리지 마래이!"

-_-;;;;


장비의 농담에 한층 더 무거워진 분위기;;;


가만히 바라보던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먹자.. 청승 그만 떨고."


사실 제일 청승은 엄마면서-_-;

왜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앉아있는거야.

그것도 캐릭터가 그려진 돗자리 위에서-0-;;;


분위기가 약간 풀리자 다들 한마디씩 내뱉었다.


"이걸 어에 다 묵노!-0-"

"맞어! 이걸 어찌 먹어~! 엄마가 돼에지를 좋아해서 저의 이름이 돼에지도 아닌데..."


-_-;;;

미안하다.

내가 개그엔 소질이 없다... 덜덜덜.

장비와 나의 말에 대답하시는 어머니.


"기냥 먹어. 남으면 군이 먹으라고 두고가지 뭐...."

....


어머니는 형을 참 아꼈었다. 뭐, 형이 워낙 착했으니까...

그렇다고 나랑 장비가 나쁘다는건 아니다..-_-;;;

음.. 솔직히 장비는 모르겠다;;;

험험, 농담이고..


우리 가족이 형의 묘에 자주 안오는 이유가 있다.

오면 더 생각난다.

눈에 안 보이면 멀어진다고...

안 보면 기억 안나는데 꼭 보면 더 생각난다.


형의 기일만 지나고 나면 가족들이 다 우울해지는 것이다.

그게 싫어서 자주 안온다.. 그냥 1년에 한번만 찾아온다.

혼자 먼저 가버린 놈을.. 뭐가 좋다고 찾아오겠어......

쳇...

그래도.. 가끔... 보고 싶...다..

.... 그리운 우리 형...


예전에 도희가 했던 말이 생각 났다.

이미 떠나버린 사람을 마음 속에 붙잡고 있는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말..

그래... 보내주는게 맞는거겠지.


사람이 죽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정말 말 처럼 이승과 저승이 존재할까? 천국과 지옥은?

종교를 믿으면 천국에 간다던데....

뭐 누구'님' 을 믿어야 간다던데.

그게 있긴 한걸까? 그럼 가봤단 말인가?

모르겠다.

이 문제는 누가 뭐라고 말하든 믿기 힘들다.

실제로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내가 볼때.. 죽으면 끝이다. 아무것도 없다..

... 아무것도 없다.

자신이 이승이 남겨놓은 존재감도.. 시간이 흐르면 모두 사라진다.

후세에도 이름이 남겨진 사람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 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끝이다.. 말 그대로 끝...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남이 볼때 괜찮은 삶을 살았다. 할 정도로 살기위해

피땀 흘려 돈을 벌고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아닐까...


죽으면.. 아무것도 다 소용 없이 부질 없는 짓이지만..

지금 살아있다.

내가 숨쉬고 있다.. 내 심장이 뛰고 있다.

나의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그렇다면...

내 남은 인생은..


은별씨에게 올인이다.


히히히..



***


챙겨간 음식을 대충 먹고 나머지는 두고간다.

산에 있는 동물들이 다 먹어 치우기 때문에 상관 없었다.


뭐하러 음식을 그렇게 버리냐고 생각할지 몰라도...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 다른 영혼은 안믿어도 형의 영혼이 있다는건 믿는다.

형은 분명히 자신의 무덤 위에 앉아서 먹을 것이다. 라고 믿는다.


떠나가버린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난...

그리고 형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우리 가족은 말이 없었다.


"우와.. 너무 많이 먹어서 배 터지겠다."


가끔 장비가 한마디씩 했으나 반응은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어머니께서 실과 바늘을 운운하시며


"터지면 꿰매줄께 더 쳐먹어봐"

라고 해야 정상인데... -_-

(그..그게 정상이라고?.. 헐..)

으~ 아무튼 이런 분위긴 너무 싫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장비녀석은 어디론가 가버렸고,

아버지는 피씨방으로 출근하셨다.


집에서 뒹굴 거리던 나는 은별씨의 연락을 받고서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그래..

그녀와 함께라면...

이 남은 세상 불태워도 상관 없을꺼다.


이왕 불태울꺼면..

잔잔하고 볼품 없는 불씨 보다는..

미친듯이 타오르는 불꽃이 좋겠지.



불꽃 남자 장휴라고오옷~!!!!!


가는거야~!!!!!


은별씨에게로 가는 나의 발걸음은 활활 타오르기만 한다.

흐흐흐.



by 도도한병아리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죠..
삶이 있으면 죽음도 있구요.
사랑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이지요..."



"그래도 사랑하겠습니다.
당신과 이별한 뒤에도 다시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세상에 영원이란 없다고들 하지요.
상관 없습니다. 끝나도 다시 시작합니다...

당신이 있으면 제가 있는게...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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