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경제 시스템은 1998년 IMF이후 완전히 새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지 먹고살기 힘들어 졌다는 말 그 이상의 의미가 IMF에는 담겨있는 것이다.
IMF가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은 너무 엄청나서 전체를 살피기는 어렵지만,
노동부문에 초점을 맞춰보자면, 소위 말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집약해볼 수 있다.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노동부문에서 편 정책이라곤 사실 이 IMF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고, 또 꽤나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현재 기준으로 전체 노동 인구의 1/2 가량이 비정규직으로 구성되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유연화된 노동 환경의 변화는 80년대 말 급격히 성장하고,
95년 민주노총의 설립으로 이어지는 한국 강성 노동운동에도 영향을 주게된다.
기존의 노동운동은 정규직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특히나 대기업 위주의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그것이 노동운동의 발전방향과 일치하였다.
이로인해 민주노총은 매개 각 사업장, 즉 회사별 노동조합의 연합체 형식을 띄게 된 것이다.
헌데, 이제 변화된 노동시장은 사업장 단위로는 노동운동이 힘을 발휘하기 어렵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더이상 한 사업장으로 묶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만 같다면 어느 회사로든 옮겨다니는 상황이 되었고, 실제로 많은 노동자들이 회사를 바꾸기도 하였다.
이런 노동운동의 돌파구로 고안된 것이 바로 산별노조 즉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즉 노동자가 어느 회사를 가더라도, 같은 사업군에 있다면, 산업별 노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 산별노조의 핵심 개념이다.
산업별 노조로의 노동운동의 재구성은 기존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임금 투쟁에서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등으로 그 활동의 중심을 변경하는 과정을
동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노조 운동의 정치적 약점이 되었고, 결정적인 고비에서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던,
노조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파업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중의 하나가 바로 이
산별노조로의 전환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 이다.
부디 이 단위 사업장 노조의 파업으로는 마지막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