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설 마지막 날...
덥수룩한 머리를 자르고 깔끔한 신입 사원 머리로 출근하려구
미용실을 찾아다녔습니다. (-- ) ( --)?
시간은 이미 저녁 8시 반... 막차 시간이 한시간 반쯤 남아
슬슬 초조해져오더군요...
설날에 집에 다녀온터라 구두에 정장을 입고 한참을 걸으며 미용실을 찾아다녔어요.
다리도 아프고 짐도 많고... ㅠ ㅠ 차 살돈이 없으니 다리품 팔아야지요 뭐..
문 연 곳도 없는것 같은데 걍 버스 타고 기숙사로 가려다가
그래도 설 이후인데.. 깔끔하게...가야지란 생각이 절 압박하더군요.
약 30분 좀 안걸어서(?) 문열은 미용실 발견! @_@!!
마음이 안정되니 담배생각이 나데요.
담배 한모금 쭉~ 하면서
미용실 까지 천천히 담배맛을 음미하며 걸었죠...
문앞에서 서서 담배불을 끄고 있는데
갑자기 언 넘이 새치기로 한발자국 먼저 들어가버리는것이 아니겠습니까!! (-_-)!!!
차시간...한시간 남았습니다...덜덜덜...
바로 따라 들어가 보니 그 분은 아줌마랑 막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아..아줌마...머리에 색깔..색깔...분분부눈 색깔.. 노..노란색.."
아줌마는 약간 당황을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분이 외국인 노동자분이셨나봅니다. 자세히 보니 베트남 계열 같기도 하고 저도 잘 모르겠더군요.
아줌마는 그 외국인 아저씨가 염색을 할것인지 브릿지를 할것인지 잘 판단이 안되신듯
한참을 이야기를 주고 받는겁니다.
"-_-;; 제길 차시간도 다 되어가는데...."
그래서 제가 말을 끊고 아줌마에게
" 아줌마 오래 걸려요????" (차시간이 안될까봐...)
라고 물었더니 아줌마의 고개가 거의 90도 가까이 꺽여서 저를 휙 보시더니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듯한 표정으로 제게 한말씀 던지셨습니다.
" 한국말 잘하네~~~~~~~~~~!!!!!!!!!!"
한국말 잘하네..잘하네...잘하네....잘하네..잘하네....???????
전 심히 당황하며 저 의미가 뭘까...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졸업 선물로 받은지 얼마 안되는 까만 구두, 백화점가서 큰맘 먹고 형이 사준 새까만 정장한벌등 설날이라 그래도 신경쓰며 입은 옷들과 기타 등등...
" 왜 가만히 있었어...한국말 잘하면서~!!"
확인 사살까지 맞고 나니깐 확신이 들더군요...
외국인으로 착각 시켜버렸습니다.. 내가 뭘 말했다구.... 말때문인지 생긴것 때문인지..
암튼 당황해서 아무 항변도 못한체 미용실 문을 다시 열고 버스 정거장으로 힘없이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인도 아니구 생긴모습이 확연히 다른데....
분명 난 구두에 정장 넥타이까지.... 하고 있는데....
ㅡ_-;; 한국말 잘하네.....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려옵니다.
TV에서 보면 농촌 총각이 베트남 아가씨랑 국제 결혼을 해서 아가씨를 처음 시댁에 델꼬 왔을때 다른 어르신들이
'한국말 잘하네~~"
그때 쓰는 말 아닌가요...ㅠㅠ;
님들도 이런 경험 있나요? 절대 없겠죠...ㅋ 한국인이면 한국인이란 소리듣는게 좋은건데...
하긴...뭐 그 미용사가
"저기..한국인이세요????"
이렇게 물어두 더 기분나쁠것 같긴 하네요...ㅋ
읽어주셔서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