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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게이 아저씨와의 동거........그리고

스펀지 |2007.10.07 14:27
조회 135,079 |추천 2
올려놓고 방치해둔지 꽤 된글이라 신경안쓰고 있었는데.. 와보니 메인페이지에 올려지고 이렇게 많은분들이 관심가지시고 따뜻한 댓글 많이남겨주셨네요. 댓글 하나하나 정독하며..저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지역이 어디인지 많이 물어봐주셨는데..캐나다입니다. 소설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절대 아니고, 지금 거실에 아저씨는 코골며 주무시고 계십니다^^   모두 힘내시고-한국가서 뵐수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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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10줄넘으면 안읽으신다는 알지만요.

동성애자에대한 좋은시각? 나쁜시각?

여러분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에겐  조금 안쓰러웠던 분이계십니다.

 

고국을 잠시 떠나와 이곳 낯선 땅에서 꽃다운 20대청춘을 피우지못한채..
홀로 찌그러져 그 못다핀..말라비틀어진 .꽃봉오리 쥐어뜯어 가루를 빻고있는 한 학생입니다.

유학생들 대부분은 생활비절약 차원에서 일반가정집에 방하나를 빌려들어가는 방식(share)을 주로 택합니다.

(댓글에 Home stay이라고 말씀하시는분이 계신데

Home stay는 대리부모격으로 집주인의 보호를 받고 생활하는 개념이라면

Share는 말그대로 한집에서 집주인 세입자들이 주방이나 욕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되 방하나만 빌려서 쓰는 철저히 개인사생활이 분리된 공동자취개념입니다..)


전에 방을하나 빌려 들어갔는데..싼맛에 구한 방하나...
처음엔 몰랐는데 ..크고작은 쥐새끼들이 대거 등장해
제가 방바닥에 흘려 놓은 과자부스러기를 청소기마냥 흡입하고 있는 순간들을 목격하면서..
전 수십마리의 룸메이트 들과 동거하고있음을 깨달았어요. 뿐만아니라 잠을 청하는 저를 위해  방한구석 자리한 쓰레기봉지를 갉아대며 자장가를 불러주고..

한밤중엔 제머리털과 얼굴. 배를 쓰다듬으며 스킨쉽 까지 해주었습니다.

 

4개월동안 쥐새끼들과 동침을하다가 위생상 어쩔수없이 새 방을 찾아 헤매던 중 괜찮은 광고하나를 접하게됐고..찾아갔죠..

한 민머리 턱수염 덥수룩 한 차가운 인상의 남자분이 절 맞이하셨습니다.

방2개 욕실하나 아담한 집이었습니다.2개방 중 하나는 일본여학생이 살고있었고
나머지방 하나를 제가 사용하게 되는것이었습니다..갑자기 의아해졌죠..

도대체 민머리 당신은..어디에....?
그는 거실 장식장뒤 자그마한공간에 자신만의 공간을 꾸며놓았더라구요..2평도 안되는 그곳에..

 

미혼 집주인아저씨와 여자둘...

왠지 꺼림직했는데..집안도 깔끔하고..

일단 그 수십마리 룸메이트들의 합동스킨쉽을 받지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덜컥 결정을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3개월이상은 머물지않는다는 조건으로...


그런데 첫날부터 전 이상한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집안의 모든 방들은 문을잠글 수 없도록 스펀지가 덧붙여져있고..

심지어 화장실문까지 말이죠 그래서 전 제방문을 잠글 수 없을뿐더러..샤워를하거나 변을보는 순간조차 잠기지 않는 그 문고리를 응시하며 휴지를 부여잡고 불안한 마음으로 힘을써야했습니다..주방 찬장 문..냉장고.신발장.장식장.서랍...

모든 문이란 문은 그놈의스펀지 스펀지 스펀지...

 

이유는 그러했습니다.

그의 직업은 칵테일 조주사이고 직업특성상 밤에 일을 하고 낮에 취침을 해야했기에  낮의 잠을 방해하는 모든 소음발생원인을 차단 하고자한거죠.
그는 어떤 작은소음에도 잠을이루지못하는 너무나도 여성스런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 였습니다.

하지만 타인에게는 너무나도 무관심한..차가운...


게다가 며칠후 그가 여성성향을 가진 게이임을 알게되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깔끔함. 꼼꼼함..집에머무르는 동안 90퍼센트를 지지고 볶는 요리와 청소에 모든시간을 할애하는 그...


그리고 그는 게이라는것에 대한 남들의 편견들로 오는 대인기피증을 갖고있어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자신을 철저히 차단하고 절대 친구를 사귀지 않습니다.
결국 방을내어준 일본학생과 저는 그의 생활비충당을 위한 그저 돈벌이중 하나이며

그 당연하다 여겨지는 인간적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은 기대조차.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첫 계약당시 3개월 이상머무르지않기로한 조건도..

오랜시간 같은사람이 머물면서..자신에대해 노출을 하고 알게하는것을 원치않아서입니다.

수십명이 그 방들을 거쳐갔지만 모두 3개월을 넘기지 않는것을 철칙으로 삼았고. 남자를 받지않는것도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기 위한것이었습니다.

 

사람과 마주치는게 싫어 외출을 할때도 지상으로 가야 가까운 그 길들을 지하통로로 굳이 삥 둘러가고..모자를 푹 눌러쓰고 시선은 항상 발끝입니다. 누군가 말을 걸어와도 황급히 도망을 가버립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결심이 섰습니다. 그렇게 된 이상 전 제가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그분이 잠을 자는 시간엔 소음없이 충분히 쉬게해드리고싶어 그 어떤 소리도 내지않기위해 심지어는 현관문까지 무릎으로 기어나가고..신발은 들고나와 현관밖에서 신고..열쇠로 문 잠그는 그 딸깍소리에 잠이깰까 매주 기름칠을 해놓고..
깨어있으면 계속 말을 걸고 아저씨 자신에 대해서 물어주고 알려고하고..

아저씨나라와 문화에 관심가져주고..
휴일에는 아저씨를 밖으로 끌어내어 가까운 관광지를 찾기도하고..

진심을 담아 선물도 하고...

 

제가할수있는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5개월..드디어 아저씨가 절 신뢰하기 시작하셨습니다-마음도 많이 여셨습니다.
이제는 절 그냥 다달이 돈내주는 자취생이 아닌 진정한 친구와 가족으로 여겨주십니다.
자신이 동성애자로써 겪었던 어려운점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시고..

마음의 상처를 꺼내시기도 하고...즐거웠던 추억을 말할 땐 웃음도 나누어 주셨습니다.

 

집에 절대 친구를 데리고와선 안된다던 규칙도 이제는 없어져버렸습니다.
제 친구들도 웃으면서 맞아주시고요..물론..남자는 들이지 않는 그 철칙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고 믿어주는 가족한명을 얻었다는 것이 든든하고 기쁘다며 이전보다 밝아지셨고 이젠 지상통로도 이용하시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피하지 않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집을 통째로 저에게 맡기시고 한달동안 여행을 떠나신다고 하네요..

그만큼 누군가를 신뢰할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셨다고해요..
그분의 집에서 생활한지..3개월을 넘어 이제 1년반을 향해가네요.
처음엔 거부감이 컸지만 사람을 깊히 알고 이해를 하다보니 너무나도 정이 많고 따스한 분이세요..

그저 남들과 다른 성향으로 남들로부터 얻은 상처가
그분을 그토록 차갑고 어두운 사람으로 변하게 했나봐요.

 

사람으로 부터 얻은 상처를 치유하는 약은 사람 뿐인것 같습니다.

전..사람의 성향은 결국 사람과 환경이 형성시키고 또 변화시키는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상황을 아시는 저희부모님은 "남자집에 들어가사는거...걱정했는데..안심해도 되겠구나"

농담삼아 말씀하시기도하는데
저도 이젠 고달픈 타향생활- 좋은친구같은 가족 얻어서

조금은 덜 힘들게 생활할 수 있는거 같습니다.


그분이 제 진심을 알아주고 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셔서 가족으로써 참 기쁩니다.

많이 좋아지셨지만..

앞으로 그분의 마음의 상처가 차츰 더 아물어 깨끗하게 치유되고..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너무나 긴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하고..
전 화장실문에-너덜너덜해진 스펀지 새로 붙이러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집주인아저씨의 스펀지 사랑 중 아주 일부분만을 담은것입니다.

소리발생 방지차원에서 휴지통에 원형으로 오려붙이신 스펀지를 보며..

남성 세심함의 극치를 맛보았습니다. 나이는 제법있으시지만 참 귀여우십니다.


 


 

추천수2
반대수0
베플짱구|2007.10.10 08:33
맞아요. 게이도 특별한사람이 아니죠. 좋아하는 성향이 다를뿐. 남자가 여자좋아하고 여자가 남자좋아하듯. 그외에 다른건 아무것도 없어요. 노홍철이 그랬죠 해치지 않아요 ㅎㅎ
베플부산청년|2007.10.10 08:12
글쓴이분이 참 멋있네요.. 근데..혹시 글쓴이분이 떠나시려고 할때.. 그때 그 남성분이.. 좋게 보내주실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너무 슬퍼하시면..ㅠㅠ 너무안타깝겠다 어허허허헝 ㅠㅠ
베플홍홍|2007.10.07 16:18
이래서 사람하기 나름이라고 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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