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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이별하고 전업주부가 된 남자랍니다^^

양치는목동 |2009.09.21 17:23
조회 32,288 |추천 29

 

 

 

안녕하세요~

 

예전에 제가 끄적이는 일기장에 썼던 글인데 혹시 비슷한 상황이신 분이 보시면

 

좀 공감하실듯해서 올려봐요.^^

 

군대있을때 어머니께서 암에 걸리셔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었답니다.

 

전역하고 치료비로 인해 어려워진 집안때문에 학교도 휴학하고, 이것저것 알바를 뛰며

 

병간호를 2년동안 했었지만....결국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어머니께서 안 계시니 집엔 아버지,그리고 형과 저...........

이렇게 달랑 남자 셋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예전엔 동네 부식가계에 가서 국과 밑반찬을 사와서 먹곤 했는데........

마트보다 가격도 싸고,맛도 있어서 귀찮은 동네아주머니들도 종종 들르시곤 합니다.-.-;

하지만 것도 한두번이지,매일 비슷비슷한 국에 비슷비슷한 반찬을 먹다보니

질리기도 하고......점점 기력을 잃어가시는 아버지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_-;

이래선 안 되겠다,생존을 위해서 무언가 대책을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한 저.

그래~ 이제부터 내가 요리를 한번 해보자~!!!!

요리책도 사고,간단한 된장찌개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책에 나와있는대로 해보니

오오~ 생각보다 요리란게 간단하면서도 잼있더라구요.^^;

어느새 요리실력은 나날이 발전하여 예전엔 누가 요리 뭐 할줄 아냐고 물으면........



'나? 라면하고 식빵 토스트랑.....에.......켈로그 후레이크 정도? 음...;;'



라고 했었지만,지금 누군가 요리 뭐 할줄 아냐고 묻는다면............



'글쎄.....된장찌개,김치찌개,순두부찌개,콩나물국,소고기국,홍합탕,갈비찜,

떡국,파전,꼬막찜,새우튀김,쥐포튀김 등등정도? 훗....' 라고 대답할 거랍니다.

 

 

 

 

이건 제가 만든 즉석 떡볶이^^;

 

이것말고도 사진이 몇장 꽤 있었는데 찾아보니 지워버렸나봐요.

 



하지만,날마다 장보고 오늘은 뭐 해먹지~하고 고민하는 주부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따금씩.......서글픈 생각도 들긴 해요.

떡국을 두 번 냈을때,'또 떡국이냐~?'라고 반찬투정을 하시는 우리아부지와 -_-

순두부찌개를 끓였을때,'여기에 바지락 넣으면 더 맛있는데.....'라고 한마디

던지는 우리형의 무신경한 한마디에 요리사로서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답니다.OTL;

'나도 알어~ 누군 몰라서 그르나~!!

아부지,떡국 두 번 낸건 소고기가 남아서 상하기전에 먹어야 대니까 그런거구요.

형아~순두부찌게에 바지락 넣지않은건 값도 비싸고 잘 상해서 일부러 안 넣은거란 말이다'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베란다로 나가서 담배 한개피에 풀어버리곤 합니다.-_-


사실,저도 그랬거든요..................

어릴때부터 싫어하는 반찬이나 간이 좀 안맞거나 하면 생각없이 어머니에게 투정을

부리곤 했었어요......어머니는 멋적게 웃으시곤 했는데,그런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니

가슴이 아파오더라구요.


얼마전엔 서울에서 자취하는 친구에게 전화해서,제가 요리하는걸 자랑했었답니다.





친구 : 우왓~ 순두부찌개? 그런것도 할 줄 아냐....?



  나 : 응....뭐 별 거 없다.

      마트에 가면 순두부찌개용 양념 팔거든,그거 넣고 두부넣고 파랑 고추 좀 넣고 끓이면

      디게 마시써....-_-'



친구 : 풉~찌개용 양념? 난 또 뭐라고.

       니가 정녕 그렇게 만든걸 요리라고 하는것이냐.

       그건 요리가 아니다....난 또 니가 무슨 양념을 다 만들었다고.

       엄밀히 말하자면,그건.....'요리'가 아니라.............'조리'인 셈이지.ㅋ



  나 : 뭣이!?-_-+

       그,그렇다면 넌 뭘 요리할줄 아냐?



친구 : 나? 나야.....

       참치찌개,김치찌개 해먹고....대충 살지 뭐.



  나 : 오호라~ 참치찌개? 설마 참치통조림 사서 쓰는건 아니겠지?



친구 : 당연히 참치통조림 쓰지,그건 왜?



  나 : 그렇다면 너도 요리가 아닌,조리를 하는구나.

       진정으로 요리라고 하려면 니가 마트에서 통참치를 사와서 썰어가지고-_-

       만들어야 요리라 할수가 있지.....이미 만들어놓은 참치통조림을 쓴 주제에.



친구 : 푸하~ 이 색히 진짜 어이없네.....

       그건 재료의 일부분이잖아.



  나 : 그래,내가 쓴 양념도 조미료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면 안 되냐?-_-





......쓸데없이 우기고 있는 저 였습니다.-_-;;;

물론 직접 만들줄도 알구요...다시마와 국멸치넣고 끓여서 육수 만들고,고추기름 두르고

돼지고기 볶고.....훗~ 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장보러 가야하겠네요.............

우리동네 탑마트에선 수목돌풍이래서 수요일 목요일엔 물품을 특히 싸게 파는 행사가 있는데

한번은 까르푸에 가봤더니 거기선 화수태풍을 하고 있더군요.-_-;

돌풍이 쌀까,태풍이 쌀까........-_-?

아무래도 이 글은 남자분보단 주부님들이 보시면 더욱 공감대가 형성될거 같다는....;;

어머니와 어쩔수없는 이별을 하고나서 생각한게, 다시는 누군가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되면

 

'절대 이별이 오지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란 맘을 먹었었는데.....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와 몇개월전에 또 이별을 해버렸네요. 푸하~

 

아는 사람 한명도 없는 울산에서 일한다고 새로운 사람 만날 시간도 잘 없지만

 

착하고 좋은사람 만날 수가 있겠죠...?  

 

....안 생겨요 이런 리플 나오면,삐뚤어질거에요 ㅋ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블로그에 주로 게재하려 한답니다, 생각나실때 한번씩 들러주세요.^^


 낡은일기장, 낡은일기장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추천수29
반대수1
베플희야v|2009.09.24 08:53
저는 요리 잘 못해서 간보다 보면 배가 불러요 ㅋㅋㅋ 가족들 위해서 요리 하는 모습이 참 이쁘네요 ^^ 행복하세요 오래오래 ~
베플아롱별ol|2009.09.24 16:25
내가 한 떡볶이보다 훨~맛나보이네...ㅋㅋ 글쓴이 착하다... 여친생기면 엄청 잘해줄것 같아~
베플다읽진안앗...|2009.09.28 11:32
그래 니가 남자다! 이번글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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