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작은 용기하나 없었던 제가 부끄럽네요.

티에 |2010.01.21 20:43
조회 312 |추천 0

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저는 올해로 28살을 맞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지내면서 심심하거나 혹은 시간날 때 톡을 보면서

 

같은 세상을 모두 다르게 살아가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기도하고

 

감동도 받았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겪었던 일은 님들께 풀어보고자 합니다.

 

오늘 일을 마치고 오후 4시20분쯤에 건대입구 역 7호선으로 갔습니다.

 

어린이 대공원 역에서 약속이 있어서 이동하려고 갔었죠.

 

마침 지하철 한대를 눈 앞에서 놓치고 쪼끔 아쉬워하면서

 

이왕 놓친거 출구라도 가깝게 가자는 마음으로 

 

역의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기다리면서 지하철 전광판을 보니까

 

지하철은 이제막 강남구청에 도착했더라구요.

 

'곧 오겠구나 싶어서' 할 것없이 눈 앞에 비치는 스크린 도어에 

 

별 것 없는 제 모습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었더랬죠.

 

실은 오늘 털달린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정장 입을 때 주로 입는 옷이었어요.

 

근데 가방은 정장용 가방이 아니라 일반 학생 가방;;; 이라서

 

안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 확인에 확인을 했었죠. 워낙에 안어울리는 두 부류라..

 

가방도 양쪽어깨에 다 메지 않고 한쪽 어깨에만 걸쳤답니다.

 

코트에 학생가방 메면 좀 많이 이상해 보일 것 같아서요;;

 

암튼 한창을 그러면서 제 행동에 심취(?)해 있는데

 

갑자기!!!

 

등을 누가 콕콕 찌르는 거에요.

 

순간 흠칫!! 했죠

 

(제가 등이 좀 민감하거든요;; 스치기만해도 등골 부터 뒷목까지 오싹 하다랄까;; 그;; )

 

그래서 반사적으로 뒤를 획!! 돌아봤더니

 

어떤 예쁘장한 여성분과 눈이 마주쳤답니다.

 

저는 좀 당황해서 무슨일이지? 싶었는데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시더라구요.

 

둔한 저는 눈치를 못채고 있었는데..

 

친절하시게도 

 

"가방이 열려서요~ 안에 있는거 다 쏟아질거 같아요"

 

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순간 놀라서 후다닥 가방을 봤더니;;

 

세상에 이 녀석이 입은 반쯤 벌리고 허벌쭉 늘어져 있더라구요.

 

제가 요즘 배우는 공부가 있어서요;; 책 몇권이 있었는데

 

하마터면 저도 모르게 하나하나 떨구고 다닐 뻔 했던거죠;;

 

여튼 전 당시 상황에 너무 놀라서 대충..

 

"아!!! 고맙습니다;;"

 

라고 꾸뻑 인사만 하고 주섬주섬 가방 자크 닫기에 바빴습니다.

 

그리고 곧 지하철이 왔습니다. 뭐.. 당연하게 올라탔죠;

 

역시 그 여성분도 함께 타시더라구요.

 

타면서부터 머릿속엔 1가지 생각이 무한대로 되뇌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내리기 전에 고맙다고 웃으면서 한마디만 해드리자" X 100.000.000.000......

 

실은 대충 꾸뻑이면서 고맙다고만 말한게 너무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내리기 전에 해야지 라고 머릿속으론 되뇌이는데;;

 

와;; 왜그리도 떨리던지요;;

 

지하철은 출발하고... 저는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야되고.. 시간은 없고..

 

결국...

 

고맙다는 말 못전해드리고 그냥 내려버렸어요;;

 

내리고나서 플랫폼을 빠져나오는데.. 정말 후회의 쓰나미가

 

제 마음을 때리고 가더군요.

 

아니 무슨 고백도 아니고.. 그저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인데;;

 

왜 그걸 못했을까.. 대학 다닐 땐 설문조사 한답시고

 

얼굴도 모르는 학생,대학생,아주머니,아저씨 안가리고 설문지도 받고

 

심지어 안되는 영어로 외국인에게 뛰어가서 설문지도 받아봤는데;;

 

고작;; 정말 필요한 순간에 그 "고맙습니다" 라는 말 한마디 못한

 

제가 너무 바보 같았고 미련하고 못나보이더라구요..

 

28년 헛살았네.. 란 생각도 들고;; ^^:

 

그 분도 주변에 계셨던 다른 분들처럼 모른척 하셨을 수도 있었을텐데

 

작은 배려심 그리고 타인에게 말을 건낼 아주 작은 용기를 저에게 베푸셔서

 

물건 분실할 뻔한 제게 큰 도움을 주신건데..

 

저는 그 큰 배려에 작은 감사도 제대로 못해서 너무나 후회스럽고 또

 

그 분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약속 장소를 가서도 계속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 못난 녀석~" 하면서

 

자신을 얼마나 쥐어박았는지도 몰라요;;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아까의 상황이 진하게 떠올라 또 한대

 

머리를 쥐어박습니다^^:

 

여튼 오늘 첨 보는 저에게 따뜻한 배려 허락해주신 건대입구 7호선 역에서 뵈었던

 

여성분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 님께 배운 작은 배려와 용기 저도 실천하면서 살게요.

 

정작 님께는 그런 작은 용기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주신 톡커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시 날이 추워졌지만 서로의 작은 정으로 따뜻한 2010년의 첫 겨울을

 

나시길 바래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