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서프라이즈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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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삼성網 안걸린 사람은 삼성공화국의 3등시민”
“‘X파일’의 취재일지가 더 X파일”
‘X파일’을 취재한 이상호 MBC 기자는 X파일 취재과정을 시·분·초까지 기록한 취재일지가 있다며 “이를 딱 한사람에게만 보여줬는데, 그 양반이 ‘이게 X파일이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상한 사회인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호 기자는 ‘인물과 사상’ 2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 사회는 X파일로 가득차 있고, 수많은 열리지 않은 X파일이 곳곳에서 요동치고 있다. 나는 그런 것들 때문에 무척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는 “X파일은 아직도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자본주의가 영속하는 한 한국사회에서 삼성의 소유관계·소유권력은 끝날 수 없는 싸움이다. MBC 내부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X파일 내용을 알게 돼 후속보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다시 보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MBC는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X파일을 보도하려하지 않다가 조선일보에 관련기사가 나가자 그후에나 보도했다. 이 기자는 “원래는 사직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려했다. 하지만 MBC를 잃어버리면 안되고, 데리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MBC는 너무 소중한 자산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녹취록의 내용을 직접 들으면 대단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한 바 있다. 그는 “불법적으로 돈을 주는 상황이라면 음모적이라거나 그런 분위기가 있어야 될텐데, 그들은 통상적인 업무처리하듯 한다. 그게 가장 충격적”이라며 “이건희 체제라고 하는 아성을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뒷거래와 매수와 금품수수가 있었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취재과정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압박에 대해 그는 “20년 전 친구에게서도 전화온다. 그게 삼성이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이미 다 포섭돼 있다”며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서 그런 전화를 안받으셨거나 그 네트워크에 안 계신 분이라면 삼성공화국에서는 3등 이하 시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X파일 보도 후 ‘삼성죽이기’라며 이상호 기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기자는 이솝우화의 금불상을 싣고가는 당나귀 예를 들며 “미디어는 당나귀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자기가 금불상인줄 안다. 특히 조·중·동 등 수구매체는 그들이 불상이 되어서 온 천지를 휘젓고 다니면서 기득권 지배체제를 공고히한다”고 비판했다.
언론에 대한 비판의 날을 거두지 않은 이 기자는 방송인이 기업과 정치권으로 가는 것을 두고 ‘거지근성’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이 각계 전문가, 특히 언론인을 스카우트 하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하고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언론계는 정말 형편없다. 그때 너무 서러워서...”라며 말을 줄였다.
그는 이어 삼성이 전문가를 데려가는 데 대해 “삼성은 대중사회와 시장이 합쳐져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자신들이 강자가 되기 위해 다른 부분의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면 가로수들이 태양쪽으로 기울어지듯이 전체 사회가 삼성 쪽으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렇게 삼성의 해바라기가 된다. 그러니까 삼성공화국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삼성에서 끌어들여도 가면 안된다. 시청자에 대한 배신이다. 그래야 더 좋은 기자가 만들어질 환경이 마련될 것 아닌가”라며 이 기자는 “지금같으면 옛날에 육군사관학교에 정치하러 들어갔던 것처럼 삼성 대변인이 되려는 사람들이 MBC에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인용 전 앵커가 삼성의 홍보전무로 가자 “MBC의 간판이 떨어져서 삼성의 연단받침대로 갔는데, MBC 기자사회에서 아무런 위기의식도 못 느끼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그것 쓰고 엄청나게 불려다니면서 혼났다”며 “MBC 안팎에서 ‘니가 그런거 쓰면 삼성에서 더 안데려갈 것 아니냐’고 했다. 마치 고려대 학생들이 이건희 명예박사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동료 학생들이 ‘삼성에 취직 안되면 어떻게 할래’ 하는 것과 똑같은 경우”라고 말했다.
“구찌핸드백 사건때는 ‘공명심을 위해 선배 등에다 칼을 꽂은 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분들의 말이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들이 모르는게 너무 많다. 그리고 그걸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그는 이에 덧붙여 “대한민국 언론계에 신강균 차장만한 분이 많지 않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는지 나는 더 고통스러웠다”며 “유교적 가치가 지배하는 우리나라 같은 사회에서 선배 등에 칼 꽂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내가 잘 아는 사람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고발전문기자’라는 평에 대해 이 기자는 “고발을 한다는게 정말 못할 짓이다. 영원한 악인도 없고, 어떻게 보면 같은 시대의 불행한 동행자들인데, 내가 인격적으로 부족해서 그 양반들이 감당해야할 것 이상으로 명예를 더럽히지는 않았는지, 나 때문에 상처입는 분들이 가급적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국제부에 있다”며 이 기자는 “지난 1년간 취재기자가 아니라 취재원이 됐다. 취재하고 싶어서 미치겠다. 다시 취재한다면 문화적 전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황우석 사건이나 X파일 모두 문화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의 시대에서 이제는 문화의 시대가 된 것 같다. 문화적 전망속에서 사고하고 발제하지 않으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가 미성숙돼서 황우석 같은 거짓과 가짜가 판치는 것이다. 자유주의의 실체가 뭔가. 없는 것 가지고 자꾸 있다고 하면서 더 이상의 개혁을 가로막는 것 아닌가? 황우석도 도처에 있고, X파일도 도처에 있는게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