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가 중학교 입학하여 미용실에 갔습니다.
머리가 심한 곱슬이라 스트레이트도 해야만 했죠.
옷을 옷장에 넣어 두고 가방도 같이 넣어 뒀습니다.
급히 전화올 일도 전혀 없는 일상이라 사실 핸드폰에 대해 생각도 안 했습니다.
3시간 지나고 원장이 밥이나 먹자고 해서 식당에 갔는데 전화가 왔어요.
시집인데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냐고 하다하다 안 되서 친정에 갔나 싶어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친정은 여기서 3시간 거리의 곳입니다. 자주 못간다는 걸 어른들은 아시죠.)
사실 여기서 기분이 좀 상했어요. 평소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 전화 통화도 필요할 때만 하시던 분들이 3시간 연락 두절에 친정에 전화를 했다고 해서요.
뭔일인가 했더니 자동차 검사에서 남편 차가 라이트로 불합격 판단을 받아서 그것 때문에 전화를 하신 겁니다.
당시 시간이 9시였으니 이미 그건 내일 해야만 되는 일입니다.
내일(오늘이죠) 2시에 오셔서 차 키 내려 달라시기에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기분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다시 전화를 해서 친정에 전화한 시어머니께 3시간 연락 안 되는 걸로 친정에 전화하는 건 좀 아닌 듯 하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랬더니 연락이 안 되니 혹시 사고라도 나서 뭔 일 있나 해서 친정에 전화한 거라고 하십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연락 서로 잘 안 합니다.
새댁 때야 저도 왜 안 했겠습니까. 어쨌든 저도 잘 보이려고 소같은 성격에 여우 짓을 해댔습니다만 15년 넘어가니 포기가 되더라고요.
시어른들 평소 성격을 아는 터라 제가 그냥 예, 이랬어야 하는데 저도 터졌나 봅니다.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도대체 왜 연락을 안 받는냐고, 그래서 친정에 전화해서 거기 갔냐고 한 건데 뭔 잘못이냐고 고래고래 하시고 저는 또 저대로 또 흥분해서 3시간 연락 안 되는 게 오늘 내일 일도 아니고 당장에 해야할 급한 일도 아닌데 친정으로 전화를 해서 제 행방을 묻는 건 말이 안 되는 경우라고 했습니다.
이때부터 시아버지 욕설 날아옵니다.
*년, &&년, %^&*^년 싸가지 없는 년이 말씀하시는데 말대꾸 한다고
너는 언제 연락 한 번 해본 적이 있냡니다.
전화는 자주 안 드려도 가끔씩은 전화 드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4년 동안에 처가 두번 간 아들은 잘 하는 거냐, 그에 비하면 할만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만 또 다시 욕설입니다. 며느리면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고 지금 그걸로 똑같이 하는 거냐고....
아무리 며느리지만 남의 집 귀한 딸이다, 이런 '년'자 들어가는 욕 들을 이유를 모르겠다니 난리도 아닙니다.
(일 해결되기 전까지 수십 번 전화해서 사람 진저리나게 만드는 분이십니다. 당신 아버지 제사 때도 참석 안 하시는 분이시고요. 저희 안 가면 난리 납니다.)
화 내시는 이유를 짚어 보니 제가 입안의 혀처럼 고분고분하지 않은 것인가 싶어요. 아들 둘, 시어머니는 귀찮고 더러워서 하명하시면 예, 예 하고 받들어 모시는데 이 며느리라는 게 아니거든요. 나름대로 저도 기준이 있어 아닌 건 아니라 하고 안해 버리니까요. 다른 집 며느리들 처럼 함부로 하지 못하니 괘씸했던 거죠.
당신 말씀 안 들으면 밤새 사람 잠을 안 재워요. 꿇어앉혀 놓고 고문을 하죠. 결혼 안 한 작은 아들이 정시보다 20분 늦게 들어오면 벽에 붙여놓은 친구 명단 보고 전화 쫙 돌립니다. 저에게는 그걸 못 하신 거죠.
시어머니는.... 저에게 하는 것과 아들 있을 때 하는 행동이 다르세요. 사돈이 선물을 하면 아들 앞에서는 잘 받으마, 이러시고 저만 있으면 이거 수입이냐? 별로 물이 안 좋아 보인다? 이러십니다.
산후 조리도 당신이 직접 해주신다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남편 없는 시집에서 우울증 걸려 열흘만에 3시간 차타고 다시 친정으로 왔습니다. 모유 수유하는 거 시아버지 보고 계시고 매니큐어 바른 긴 손톱으로 애기 목욕 시키셨어요. 음식이고 뭐고 속옷조차 내어놓을 수 없는 그런 상황....
마음도 불편한데 결국 눈치를 주더군요. 굉장히 영리하셔서 처신을 잘 하세요. 다른 사람은 상황파악을 못하게끔요. 저와는 거의 대화를 안 하시고 아들을 끌고 저와 등 돌리고 이야기 하세요. 제 앞에서도 남편 과거 여자들 이야기 하다가 제가 웃으며 [곧 새며느리 보시겠어요?^^(제 속은 참....)] 그러니 다시는 말씀 안 하시고요. 시어머니와 얽힌 에피소드는 너무 많아 적지도 못하겠어요.
여하간....남편은 시아버지와 저의 성격을 워낙 성격을 잘 아니 절더러 참지 그랬냐고 합니다.(면목이 없으니 기가 팍 죽어서요. 남편도 되도록이면 자기 아버지와도 안 부딪치려 합니다)
알아서 차는 제가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내일 안 오셔도 된다고요.
40년 살면서 년자 들어가는 욕을 처음 들어본 지라 자고나면 진정될 줄 알았더니 아직도 머리가 묵직한 게 속이 답답합니다.
3시간 연락 안 된다고 왜 빨리 전화 안 받냐고 했을 때부터 이미 짜증 내셨어요. 사정 설명하고 그래서 못 받았다고 해도 몇 번이나 그래도 제 잘못이랍니다. 빨리빨리 확인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요. 막판에는 저도 모르게 소리가 커졌어요. [년]자 들어가는 욕 먹을 정도로 잘못한 것 없고 남의 집 귀한 딸에게 할 말씀 아니라고요. 그랬더니 정말 40년 산 것보다 더 많은 욕을 들었습니다.
아들 처가에 4년동안 두 번 간 건 별 거 아니고 전화 자주(이 자주의 기준도 모르겠어요) 안한 며느리는 도리 못한 죽일 년 되었네요.
저도 이제 숙이고 들어가기도 싫고 이런 일로 막욕 들어먹는 것도 쇼크입니다.
저도 가만히 있는 성격은 아니니 일이 이렇게 커졌겠죠. 모르겠어요. 그냥 연락 3시간 두절에 친정에 전화했다는 말에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을까요.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왜 제가 입의 혀같은 며느라리 되지 못했는지를 아예 모르십니다. 오죽하면 이랬을라고요.
다른 건 알았지만 정말 며느리랑 딸은 천지 차이군요.
친정 엄마는 당신도 한 번 입밖으로 내보지 못한 말을 제가 들었다고 어이가 없어 하세요. 맞서되 시어머니 하시듯이 꼭 그렇게만 행동하래요.
차라리 편하네요. 남편은 속은 모르겠지만 표면적으로는 저 위로해 주네요.
주말에 가족끼리 여행이나 가잡니다.
이제 편하게 살래요. 우리 식구들 챙기기도 힘들었어요.
푹 자고 힘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