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장.
선천적으로 심장에 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열린 연례 행사였던 마라톤 대회.
의사나 가족, 클래스메이트가 모두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출주를 결의했다.
「모두와 함께 달리고 싶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최하위로 골인했지만 골인 지점에서는 클래스메이트 전원이 그의
완주를 박수로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그 레이스가 그의 심장에 준 부담은 상상 이상이었고,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되고 말았다.
문득 그 날이 떠오른 나는 그와의 추억이 남아있는 마라톤 대회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골인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에 손을 뻗었다.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면서 그를
축하하는 클래스메이트들.
박수의 타이밍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모두가 손바닥을 맞춘 상태에서 사진이 찍혔다.
그래, 마치 무엇인가를 비는 것처럼···
2. 자살교단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근무하던 병원에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
하나가 전해지는게 있습니다.
큰 병원에는 종종 더이상 살아날 확률이 사실상 없는 환자들에게 종말치료를 하기
위해 따로 그 분들을 위한 병동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따라 다릅
니다만, 비교적 개방되어 있는 병원의 경우는 종교단체를 위시한 자원봉사자들께
말기환자들의 수발과 정리를 도움받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병원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만, 어느 병원에 열 명 정도의 종교(크리스트계)
자원봉사자 분들이 왔습니다. 모두 친절하고, 병원측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말기환자들의 관리/수발을 전면적으로 그들에게 맡겼
습니다.
환자들도 차츰차츰 그들에게 감화되어 처음에는 죽음을 대단히 두려워하던 환자
들도 점점 표정이 바뀌고 삶의 마지막에 평화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병원측
에서는 이미 그 시점에서 너무 환자들이 종교에 빠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했지만
종교의 자유라는 부분을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었고 하물며 더이상 살아날 확률이
없는 분들이었던만큼 삶의 마지막 목적을 종교로 장식해나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로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갑자기 20명 정도의 환자가 같은 병실에서
일제히 목을 메어 자살해버렸습니다.
벽에는「우리들은 예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라고 써있었다고 합니다. 병원
측에서는 물론 당연히 당황했습니다만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일단 병원
측에서는 공적으로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의 조사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종교단체는 순교를 지상목적으로 하는 교단이었다는 것입니다. 별명「자살 교단」
이라고도 하고, 자원봉사 명목으로 각지의 병원을 돌며, 포교하고는 말기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종교라고 합니다. 그나마 그 병원은 피해가 작았던 편으로, 심한
곳에서는 환자 전원이 분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짜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이것은 제가 근무하던
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이야기입니다.
3. 할아버지.
식사 중의 어머니와 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히잉-나, 당근 싫어!」
「입 다물고 먹기나 해!」
「히잉-나, 할아버지 싫어!」
「입 다물고 먹기나 해!」
4. 마음에드는 여자아이.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모두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항상 모두에게 무시받았다.
항상 그들 곁에 있었음에도 그들은 마치 나를 없는 사람마냥 행동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난 내 시선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어쩌다가 예쁜 여자애들을 몰래 곁눈질로 바라보다 들키기라도 하면
비명과 욕설이 나를 향해 날아왔다.
그렇지만 얼마 전, 그런 나에게도 정말로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가 생겼다.
이름은 유키라고 한다. 뒤로 길게 머리를 묶은 유키는 정말 너무 귀여웠다.
나는 더이상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살아왔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나라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만큼은 언제까지고 바라보고 싶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어느 날 방과후, 음악실에서 유키는 선생님과 함께 리코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그녀를 몰래 바라보고 있었다. 겁쟁이였던 나에게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것은 너무나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녀를 계속 바라보았다. 부디 나의 시선을 눈치채주었으면... 했다.
그리고 그녀는 드디어 나의 시선을 발견했다. 그리고 새파래진 얼굴로 소리쳤다.
「선생님! 저기 베토벤 초상화, 눈동자가 움직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