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올리고 이틀정도 지났네요
많은 분들 글 읽고 생각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점심시간에 통신사에가서 문자내역을 뽑았더랬지요.
제가 문자를 받은시각과 일치하는 시각에 송신자의 번호가 나왔습니다.
다 보여주진 않고 번호의 일부만 나오더라구요.
남친 어머님의 번호와 일치하는걸 보고 속이 뒤틀리면서도 이상하게 섭섭한..
처음에는 이럴줄 모르고 지웠는데 나머지 8건의 문자는 안지우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어쩐일인지 그간 남친어머니일로 사이가 안좋아서 서로 연락도 안하고있다가
카톡으로 살랑살랑 거리면서 퇴근후 잠깐 보자고 했네요
내심 기대를 했어요. 아 얘가 나름대로 앞뒤사정을 다 알고서 나한테 미안하단 말이라도
하려는건가 하면서요
만났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내가 그 일로 속상해하고 있는것도 알고
그때문에 연락도 안하고있었단걸 아는 사람이 아무일도 없었던 듯
평소 행동하고 말하고.. 그냥 예전에 만나면 커피전문점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일상.
싸워도 며칠동안 말안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연락하고 행동하는 모습에 지쳐있었는데
남친어머님일 이후로 나는 탈모에다 불면증에다 문자오는소리만 들으면 심장부터 두근거리는
지경까지 왔는데 어쩜 이렇게도 태평할까.
커피전문점에서 만나 그렇게 두시간이지났을까요 아홉시반에 만났으니 열한시 반정도..
예상대로 저한테 문자가 왔네요.
ㅇㅇ이 하고 같이있니?
작정하고 답장을 했습니다.
아니에요 전 집인데.. 아직 퇴근안했나 모르겠네요.
남친을 바로 앞에두고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고 무음으로 해놓고 주머니에 넣어뒀어요.
6개월 전부터 남친이 늦으면 당신 아들보다 저한테 먼저 확인을 하시곤 하셨으니
옆에 없다고 하면 남친에게 연락을 하실거란 생각이 들어서말입니다..
역시나.. 이번엔 제 진동이 아니었고 남친어머님이 카톡을 하셨네요.
왜 저한텐 문자로 하시는지..
남친은 한참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제 눈치를 보는데 아 어머님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곤 엄마한테 카톡왔는데 너랑 밥먹고있다고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냐고..
그리고 좀 있다 저한테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마음이 불결한사람은 거짓말도 잘한다지요 ^^ "
각오했지만 순간 뱃속이 아리고 가슴이 탁 막히는것 같았습니다.
아.. 정말 이건아닌데..
뻔히 보이는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레파토리 한가운데에 있는 제 모습이
얼마나 멍청하고 못나보였는지. 정말 이건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정신이 번쩍들어서 화장실에갔다가 거울한번 보고
남자친구한테 말했습니다.
실은 아까 문자가 하나왔는데 너랑 같이있냐고.
그동안 어머님이 아니라고 하셔서 아 어머님이 아니고 누가 장난치나보다
기분이 너무 나빠서 일부러 너하고 같이 없다고 보내버렸어
근데 이런 답장이 왔네
근데 아까 나랑같이있다고 했다면서 내가 뻥친거 알사람이 어머님뿐인데..
이상하네..
그리고 남자친구의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저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 니가 우리엄마 봤어? 너 가게 갔었다고 했지? 우리엄마 뭐 입고 있었니
안경 색깔은 뭐였고 그날 뭐 입고계셨는데?
너 마음맞는 사람하고 결혼해라 니가 좋으면 나도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엄마가 그랬다고? 어떻게 생기셨는데? 말해봐 우리엄마 봤다며 가게도 갔었다며?
그게 우리엄마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어떻게 확신하는데!!!
그리고 또 뭐랬던지..
전 말문이 막혀서 입만 벌리고 있었네요.
말하고 있는 문장보다 더 가슴아팠던건 눈빛이었네요.. 당장이라도 죽일것같은 눈빛말입니다.
아무말없이 그러는 모습을 멍하니 보면서 떠오른건
내가 3년반동안 뭘한거며.. 혼수로 어떤걸 할까 뭘 놓으면 좋을까 남친집에선 어떻게하면
맘에 들어하실까.. 잠자기전 누워서 혼자 희희거리며 상상하던 제 모습.
그런 눈빛을 보고있다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내역서를 꺼내 테이블위에 놓았습니다.
내가 정리하는 대신 앞으론 그만큼 어머니께 잘해드려 하고 말입니다.
엘레베이터를 타는 순간 갑자기 붇받쳐 눈물나면서도 에라이 XXXX
슬프면서도 속이 시원한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네요..
전화가 몇통화 와있지만
전 돌아갈맘도 다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이제라도 멈출수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듭니다.
왜 그토록 제가 맘에 안드셨는지.. 넉넉하진 않지만 비슷한 경제력 집안환경 등등..어쩌면 따지자면
조금은 제가 더 나은.. 이런말하기는 그렇지만요 ^^;; 그냥 생각하다보니 여기까지 하게됬네요.
아들인 남친도 모르는 어머님마음을 제가 알리가있나요.
처음엔 후기라는게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외동이라 말할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친구들한테 말하면 흉이 될까 말도못했는데
여기에 털어놓고 이틀동안 눈팅만 하면서 결심하고.. 댓글달아주신분들께 감사한맘도 들고
그래서 후기 남기게 되었습니다.
언젠간 만나게될 미래를 함께할 인연의 어머님은 지금과는 다른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