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졸업식 날, 선생님께 용기내어 고백했습니다.]를 쓰고 톡이 됐던 20살 여자입니다.
어젯 밤에 통화하면서 정한 약속 장소에서 6시쯤 만나 3시간 조금 넘게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굉장히 어색한 분위기일 것 같다며 걱정했던 저의 우려와는 달리 선생님은 그 전 그대로 저를 반겨주셨어요.
알바 끝나고 저녁 전이냐고 물으시더니 그럼 밥 사줄테니까 일단 밥을 먹으러 가자고 말씀하셔서 같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중에는 선생님과 저 둘다 말을 잘 안하다가 이대로는 오늘 만난 이유가 흐려질 것 같아 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도 웃으시면서 대화를 이어가시더라고요.
자리를 옮겨 조용한 근처 카페에 갔습니다.
그 곳에서도 역시 처음에는 오티는 언제 가는지, 입학식은 언제 하는지 가벼운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어요.
졸업하고 3일만인데도 살이 조금 빠진것 같다. 대학가면 재밌겠네. 등등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갑자기 표정이 변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제 분위기 좀 풀린것 같으니까 오늘 만난 이유에 대해서 얘기 해보자.
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어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선생님과 저 둘 다 선뜻 먼저 입을 못 열고 있는데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여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더듬어보자면 대충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실수라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드리고 후회를 안했다면 거짓말이지만, 나중이 돼서 그때 많이 좋아했었다고 말이라도 한번 해볼껄 이라고 후회하는 것보다야 낫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억지로 이성으로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 나이고 한때 흘려보낼 풋사랑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도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그저 한번 찔러보는 거라 혹은 동경을 착각한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단순한 존경과 동경을 다른 감정으로 덮어 생각할만큼 쉽게 생각하고 한 고백이 아닙니다.
선생님께는 편지를 드리고 읽으시면 그만일 짧은 편지일지 몰라도 제겐 한 달을 넘게 고민하면서 다 쓰고 드리는 순간까지도 어려웠던 고백이니까요.
제 이야기를 들으시던 선생님도 한숨을 푹 쉬시더니 그냥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장난일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다면 내가 너에게 전화를 했겠느냐.
하지만 솔직히 네말처럼 존경을 이성으로써의 감정이라고 착각하는게 아닌가라고 고민은 해봤다.
최대한 좋게 말씀하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 별 다른 말을 못드리겠더군요.
제 마음을 진지하게 생각은 해보겠다고 아직은 혼란스러운게 사실이라며 말하시고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후기가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응원해주시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 분들이 생각나 이렇게 올립니다.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네요.
하지만 후회는 안할것 같으니 제 사랑이 이뤄지진 않더라도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사랑에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다면 용기를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