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수용소 2
이 곳에 온지 며칠째, 초반에 사람들의 저항은 거셌지만, 여러차례 요란한 신호음이 들려오니 사람들은 묵묵히 일을 할 뿐이었다.
벽에 써있는 룰들은 간단했다. 첫째 하루 할당량을 끝내기 전까진 식사를 금한다. 참고로 물 마시는 시간은 두시간에 딱 5분씩이다. 두 번째, 여긴 법이 적용되지않는다, 이곳은 철저히 고립된장소다.
너흴 죽일수있는 권한을 가진건 바로 나다. 그점에대해 입을 나불대면 죽여버리겠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알아만둬라, 이곳엔 어디서나 카메라가 설치되어있다, 물론 소리까지도 들리니 이것만 알아두면된다.
길게써있었지만 실상 말할려하는건 저런것들이었다. 딱 정리하자면 이유불문 절대복종하란것이다.
우리를 납치한건 노동력때문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일은 엄청나게시켰다. 여기온지 어느덧 일주일이 다되어가는데,
일의 가지도 여러가지였다, 포장부터 시작해서 부품골라내기 곰인형 눈붙이기 밤까기, 가장힘든건 인두로 회로를 지지는 거였다.
자칫하다간 손이 화상을 입을수도 있었고,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밥을 먹지 못하였는데 하루 두끼밖에 못먹어서 일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다 끝내야만했다.
어쨌든 목숨이 걸렸으니, 하루에 한끼만 줬어도 끼니를 떼우지 않았을까, 싶다. 이 빌어먹을 팔찌는 쏘우에서 처럼 몸을 잘라서 빼지도 못하게 깊이 박혔다. 자칫하다가 엄청난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정말 곱디 곱던, 일하나 안해보던 내 손이 지금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손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들은 정말 신기하다.
엄마아빠는 날 찾고있을까, 난 어쩌다 이런곳에 있을까, 목숨을 걸고서라도 저항 한 번은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팔찌에 있다는 독약은 이곳에 갖혀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공포를 심어두었다.
차례차례 거품을 물며 쓰러지던 사람들의 얼굴을 난 봤다. 내가 말한번 안듣는다면 저렇게 된다. 죽고 싶지 않다. 난 절대 죽지 않을거다. 혹시 아나, 내일이라도 우리들 모두 풀어날지.
오늘도 허약한 몸을 이끌고 영혼을 강제로 붙잡아 놓은듯한 표정으로 힘겹게 일을 시작한다. 오늘은 큰 가구들을 조립하는 일이다. 처음해봐서 우선 겁부터 나기보단 의욕이 생기는 것도 같다.
가구를 맞추려면 조를 짜야한단 방송이 들리고, 우리는 각기 4명씩 순서대로 조를 짰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려는 순간, 한 조원이 이렇게 속삭였다.
"빠져나가고 싶지 않아?"
약간 꾸미기를 좋아하는지, 머리가 약간 붉게 물들어져있고 귀에 피어싱을 한 남자였다.
멍해져있던 정신이 단번에 붙들어진다.
"미..미쳤어? 그러다 죽어!!"
들릴듯 말듯한 소리로 조용히 충고했지만, 내 가슴은 여전히 두근대고 있었다.
"그러면, 이 땀내나는 곳에서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데 계속 썩을래?? 우린 스무 살이야!! 인생을 가장 즐길때라구!!"
그의 눈은 빛이났다. 열정으로 가득한 빛이.
솔직히 그런 말에 마음이 흔들리진 않았다. 난 몸도 허약해서 술마시면 진짜 몇일을 앓을지도 모르고, 옷도 잘 못입고, 무엇보다 혼자 있는 게 편하다.
이 생활이 좋다는것은 물론 아니지만.....
"아니...난......"
목숨을 담보로 탈출을 한다는건 너무 무모하다.....하지만....
이런 날 키워주신 부모님이 문득 생각났다.
어렸을때는 커서 아주아주 큰 집을 사드린다고 말하곤 했지만, 지금은 집 월세와 먹을 것만 사는데 돈쓰면 돈들이 다 달기 일쑤다.
그런 나이기에, 미련이 남았다. 부모님께 잘해드려야지, 잘해드려야지 했지만 정작 해드린건 없는것같다.
이렇게 미련남기고 죽을바에, 시도라도 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심호흡을 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달래야했다.
"후...."
".....무슨 방법으로?
그남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것봐!! 내가 그럴줄알았어!! 히히"
뭐가 그리재밌는지, 그 남자는 계속 웃어댔다.
잔뜩 긴장한 마음이 살짝 풀린것같아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지금은 말하기 좀 그러니까, 이따 취침시간에 저 오른쪽 구석에서 자. 거기에서 자세히 알려줄게.
일을 할때도, 샤워를 할때도, 밥을 먹을 때도 전혀 모든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탈출, 탈출, 탈출, 탈출에 대한 호기심들과 갈망 뿐이었다.
그렇게 얼이 빠진채 하루를 끝내니, 어느새 취침 방송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푹 주무세요!!"
^^목소리의 그녀는 오늘도 빌어먹게 똑같은 말들만 반복한다.
그 붉은 머리의 남자가 알려준 곳에서 눈을 붙일려했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나.
"자?"
눈이 번쩍깼다.
"아니!! 기다리고있었어."
나도모르게 꽤나 큰 소리가 나고말았다.
"쉬잇...도청기가 있으니 조용히 말해."
그 남자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렇게 흥분되는 일을 벌이는 데도 말이다.
남자는 우선 자신의 소개를 한다 했다.
"우선 난 어디 회사인진 밝힐 순 없지만, 전자기기 전문회사에서 꽤나 큰 일을 했어. 그 빌어먹을 놈들이 날 여기로 끌고 온건 큰 실수라고.
처음 날에 기억나지? 그 죽은애. 밥먹고 나서 사라져있었잖아. 걔 손목에 있던 팔찌를 슬쩍했지, 아무도 모르게. 뭐 발각됬었을수도 있지만, 그러면 내가 살아있겠어?
내가 말했잖아, 좀 큰 일을 했었다고. 그걸 너희가 벽에 붙은 종이를 보러갔을때 잠깐 열어봤더니, 설계가 말해준거랑은 달랐어. 코끼리도 죽일 맹독? 지랄하네 병신들ㅋㅋ 그냥 사람을 죽일만한 정도의
전류였었어. 특정한 신호에만 반응하고. 대충봐도 뭐가 뭔진 알겠더라고, 그래서 얼른 다시 팔에 끼웠지 재조립해서.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이거야.
팔찌에 신호가 오지 않게 조작하면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