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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나가지마시오 85화

메시아 |2013.06.30 12:33
조회 334 |추천 0

 

 

 

 

밖에나가지마시오 76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http://pann.nate.com/talk/318421259

 

 

 

 

출처 - 웃대 삶이무의미함 님 -

 

 

츄루룹. 츄룹.

역겨운 소리가 들린다. 하얗다 못해 창백해진 은혜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나 때문에 모든 일이 나 때문에 생긴 일인 것 같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부르르.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은혜의 여린 몸이 거칠게 떨리며 벗어나려고 한다.

츄룹.

하지만 괴물의 악력에 그 작은 저항조차도 속수무책이다. 실험관의 생물처럼 죽음을 빤히 기다리는 상태가 바로 저런 것일까. 부르르르. 마지막으로 격한 움직임을 끝으로 은혜의 움직임이 서서히 멎는다. 눈도 감기며 두 손이 힘 없이 바닥에 닿는다.

“음?”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 은혜. 그 무반응이 괴물 놈의 흥미를 떨어트렸는지 은혜를 바닥에 팽개쳐버리고 내게로 다가온다. 바로 한 발자국. 지척에서 편하게 앉은 녀석. 입 안 가득 녹색의 액체와 은혜의 살점으로 보이는 붉은 색의 덩어리들이 보인다. 곧 변할 것이다. 그 때를 노리자. 지금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돼.

“너, 반드시 내가 죽인다.”

미안하다 은혜야. 이런 식으로 밖에 할 수 없어서. 많이 아프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줘. 어떻게든 내가.. 반드시 너를..

“발악인가?”

능글맞은 얼굴로 나를 보는 괴물 놈. 곧 입안에 남은 여분의 액체와 살점들을 우물거리며 삼켜내기 시작한다. 쩝쩝거리며 삼키는 괴물 놈을 가만히 주시한다. 아직인가? 아직.. 괴물 놈은 이내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휘휘저었다.

“아, 정말이지.. 이렇게 맛없는 건 처음이야.”


“강아지야. 넌 뒤질 준비나 해. 강아지..”


“크크.. 크하하하하!”

쩌렁쩌렁한 녀석의 웃음소리가 귀로 강하게 파고든다. 지이잉. 귀 안쪽의 달팽이관이 울리는 것 같다. 머리가 곧 멍멍해진다. 이 정도로 컸었나. 녀석이 내는 소리가 이 정도로 사람을 옥죄이고 공포감에 떨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터업.

괴물 놈의 두 손이 내 머리통을 강하게 움켜쥔다. 꽈아아악. 관자놀이를 힘껏 누르는 악력에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고통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 엄청난 고통에 금방이라도 실신할 것 같지만 이대로 지나면 시간은 내 편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나면. 곧 녀석의 머리를 깨부술 수가 있다. 내가 죽더라도 상관 없다. 은혜를 저 지경으로 만든 이상 모두를 볼 면목이 없다.

“으아아아악!”

아프다. 아프다라는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나 힘들다. 괴롭다. 죽고 싶다.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크크.. 크크크크크.”

낮게 괴소를 흘리던 괴물 놈이 나를 풀어준다. 스르르. 서있을 힘도 남아 있지가 않다. 허무하게 풀려버린 두 다리와 몸. 관절인형처럼 추욱 늘어진 나. 그리고 승리에 찬 미소로 나를 내려다보는 빌어먹을 괴물 놈.

“이제 죽을 준비는 되었나?”


“허.. 억. 허억. 헉.”


“안심해라. 최대한 고통 속에서 죽여 줄테니. 우선 이 다리부터..”

상체를 가볍게 숙인 괴물 놈이 내 다리를 집어 올린다. 순간 피가 아래로 쏠려 얼굴과 목이 슬슬 저려오기 시작한다. 이를 악문다. 지금은 힘을 아껴야 할 때다. 녀석에게 내 다리를 내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힘을 아껴야 해. 파이프.. 저 정도 거리라면 아슬하기는 하지만 가능하다. 그래. 녀석이 당황하는 틈을 이용하는거야. 버텨라. 이진성. 버텨야한다.

“이 다리로 잘 도망다니더군.”

스윽. 날카로운 손톱이 발목 부분을 살짝 긋고 서서히 아래로 내린다. 불에 댄 듯 통증이 느껴지며 피가 주루룩 흘러내린다.

“크윽!”

찌직. 길게 찢어진 상처 사이로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그 붉은 색의 피를 보며 녀석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자신의 입안을 만지작거리더니 꺼내어 남은 미량의 녹색 액체를 바라본다.

“뭐지?”

한 동안 내 발목 부분에서 흐르는 피와 남은 미량의 액체를 번갈아 보던 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스윽. 손을 높이 들어 녀석의 얼굴 쪽으로 나를 당긴다. 빤히 나를 내려다보며 입을 연다.

“설명해라.”


“....”


“어째서 저년의 색만 다른지. 왜 저년만 유독 맛이 없는지 왜 저년에게서 나는 냄새가 그리 달콤한..?”

녀석은 말을 잇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 격한 떨림 덕에 나를 잡고 있던 것이 풀려났다. 지금이다. 지금이 기회야! 그나마 성한 다리로 파이프 쪽으로 뛰어간다. 단숨에 파이프를 굳게 쥐고 괴물 놈에게 다가간다. 네가 숨 쉴 수 있는 것도 지금 뿐이다.

“크.. 크으윽!”

바닥을 이리저리 구르며 몸을 베베꼬는 괴물 놈.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지 사지와 몸통이 발작적으로 꿈틀대며 부르르 떤다. 어서. 어서!

사라락.

그와 동시에 녀석을 덮고 있던 두터운 검은 털들이 얇게 변하며 허공에 날리기 시작한다. 사라락. 한 번의 휘날림으로 연한 살갗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괴물 놈. 그래 이제 네 놈은 끝이다.

“어.. 어째서!”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에 날리는 털들을 잡으려 헛손질을 해대는 녀석. 하지만 이어지는 고통에 다시 바닥을 구르며 신음을 토하기 바빴다. 지금이다. 꽈악. 파이프를 강하게 쥔다.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으로 녀석의 대가리를 부수면 된다. 그리고 은혜를 데리고 이곳을 벗어난다. 아까의 소음 때문에 곧 괴물 놈들이 몰려올지도 모른다.

“하아!”

머리를 싸매고 이리저리 구르는 놈을 향해 파이프를 강하게 내리친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비명이 더욱 커진다.

“크아아아!”

조준이 잘못됐다. 크고 발작적으로 몸을 굴리는 탓에 머리 통에 제대로 맞지 않은 것이다.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자 녀석은 살기 위해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사라락. 그러는 동안 남은 털들이 모조리 휘날린다. 곧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몸을 드러내는 녀석. 아니, 태성이 새끼.

다시 한 번. 파이프를 강하게 쥔다. 이번에는 실수가 없어야 한다.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 안된다.

“제, 제발!”

황급히 뒤를 돌아 애원하는 태성이. 붉은 색의 눈에서 실린 공포감은 여느 사람과 비슷했다. 하지만 난 널 용서할 수가 없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다. 넌 괴물에 지나지 않아. 다시. 파이프를 강하게 쥔다. 이대로 내리친다. 단 번에. 대가리를 쪼갠다.

“나, 난! 단순히 살기 위해서였다고! 씨팔! 이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야! 내 안의 무언가가 그렇게 시킨거라고!”


“할 말은.. 그게 다냐?”

부웅. 강하게 내리친다. 퍼억! 으득. 무언가가 부숴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난다. 그와 동시에 상가를 울리는 거대한 비명소리가 울린다.

“으악! 아아악!”

가까스로 양 손목을 이용해 파이프를 막은 놈은 보기 흉하게 꿈틀대며 고통스러워했다. 급박한 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한건지 남은 두 다리로 아슬하게 일어난 녀석이 느리지만 뛰기 시작한다.

“넌 죽는다. 나한테. 곧.”

단숨에 녀석과 거리를 좁힌다. 성치 않은 몸으로 내게서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 바로 뒤. 녀석에게 다가가 파이프를 강하게 옆으로 쳐낸다. 퍼억! 녀석의 옆구리가 활처럼 휘며 바닥에 쓰러져버린다.

“끄..아아아!”

연신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녀석. 두 눈 가득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그것이 진심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다.

“제, 제발! 미안해! 미안해! 제발!”


“괜찮아. 이제 죽을거니까.”

끈질기다. 마지막 순간에 처한 인간의 능력이란 평소보다 배에 달하는 것 같다. 맨 몸으로 강한 일격을 맞고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며 애원하는 꼴이라니.. 정말 은혜를 저렇게 만들고 나까지 엉망으로 만든 놈이 맞는 건가.

“피하지 마라. 너만 고통스러우니까.”

부웅. 이번엔 녀석의 정수리 쪽이다. 이 정도라면 단 번은 아니지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괴물들과의 전투에서 몸을 단련해왔던 놈이었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반사신경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었어야 했다. 너무나 정직하고 준비동작이 큰 탓에 녀석의 모습이 순간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퍼억!

“허윽.”

가해지는 충격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몸이 앞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살짝. 고개를 돌리니 바로 옆. 놈의 두 다리가 보였다.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 반격을 한 것이다. 과연 아이들을 이끌던 녀석에 맞는 실력이다. 너무 얕본 탓이다. 이제는 정말 봐주지 않는다.

“하아!”

크게. 파이프를 대각선으로 휘두른다. 양 팔이 성치 않은 놈은 내게 온전히 반격을 가할 수가 없다. 그럼 녀석이 택할 선택은 오직 하나. 어느 쪽으로든 피하는 것이다.

“흡!”

역시. 녀석의 몸이 뒤로 크게 물러난다. 그대로 간다. 파이프를 휘두른 반동을 이용해 몸을 돌려 곧장 앞으로 뻗어 나간다. 그 짧은 순간 녀석과의 눈이 마주친다. 당혹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는 녀석의 양 팔이 내 공격을 막아내려고 하지만 내 손에 들린 파이프의 무게는 그리 가볍지 않았다.

퍼억.

“끄.. 윽.”

녀석의 신형이 천천히 옆으로 쓰러진다. 머리 쪽에서 피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어느 한군데가 깊게 찢어진 것 같다. 자, 끝내자. 꽈악. 마지막이다. 다시 파이프를 고쳐 잡고 녀석의 몸통을 다리로 강하게 누른다. 움직이지 못하니 그대로 죽으면 된다.

“크으으.”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제길. 시간을 너무 끌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수십의 괴물 놈들이 은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놈에게 투자할 짧은 시간 동안 은혜를 데리고 도망치는 것이 이득인가.

“크으으으.”

먹이를 발견했다는 기쁨 때문인지 녀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격렬하다. 안된다. 1초가 아쉬운 상황이다. 여기에 놈을 두고 간다면 짧지만 도망칠 시간은 벌 수 있다. 은혜를 데리고 도망간다.

“자, 잠깐..”


“....”


“날 두고.. 가지.. 마.”

마지막으로 짜낸 목소리. 아니, 넌 여기서 죽어야 돼. 얼른 은혜 쪽으로 달려가 추욱 늘어진 은혜를 안고 괴물들이 나타난 곳과 반대되는 쪽으로 달린다. 내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한 괴물 놈들은 분한 듯 포효를 지르며 내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 중에서는 제법 끈기가 있는 괴물 놈이 내 쪽으로 절뚝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으..”

나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괴물 놈은 목표를 바꾸어 바로 앞에서 신음을 흘리고 있는 태성이 놈을 덮치기 시작했다. 크게. 태성이 놈의 허벅다리를 베어 문 괴물은 머리를 격하게 흔들며 살점들을 떼어 입안 가득 넣고 씹기 시작한다. 그것에 자극을 받은 다른 괴물 놈들도 서둘러 태성이 놈을 차례로 덮친다.

“으아아악!”

큰 비명소리가 울린다. 내 손으로 끝내주고 싶었지만 녀석에게 더 없이 어울리는 죽음이다.

“으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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