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편, 이별. 고독. 기다림. 버림...
“드르륵.. 쾅”
나를 픽업하러 온 중간관리자 봉고에
내 이민가방을 집어 넣고, 문을 닫았다.
…
그리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운전만
나 역시 아무 말 없이
드넓은 사막처럼 고층 건물 하나 보이지 않는
창 밖 너머만 응시했다.
그 당시,
그 어린 나도 눈치는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지 디테일 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은
나는 지금
나를 교환학생으로 받겠다는 가정이 나올 때까지
중간관리자네 머무르며 지내야 한 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그런 느낌이었다.
모든 상황들이 당황스러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너무나도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얽히고 설켜있는데
정작, 스스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마냥 머릿속이..
가슴이 공허하다 못해
하얀 백지상태가 되는 그 기분
그렇게 되뇌일수록.
서러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하루 밤 지나고 나면,
이 모든게 있기 전,
그 시점 그대로 돌아가
“ TV끄고 어서 밥먹자”
“착하지,
다섯 셀 때까지 안 나오면,
내일부터 간식은 없다”
그렇게
한국에서 가족들과 단란하게 둘러 앉아
따뜻한 밥
재잘재잘 같은 반 친구이야기
담임 선생님 이야기
그리고
깔깔대는 웃음소리
너무나도 당연했던 순간들이
마치 나의 당연한 권리 같았던
그 순간들이
그리웠다.
…
“This is it, here is my place”
도착한 중간 관리자네는
낡은 기차 한 두 칸을 떼어내
집처럼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드넓은 들판처럼 훵하니 그지 없었다.
텍사스 자체가 워낙 넓어서
건물 자체도 띄엄띄엄 있다 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한 느낌이 들어
뭔가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 마저 들었다.
여기저기 계속 전화를 받으며
담배를 한 두개피 피우고서는
중간관리자가 나를 향해 손짓한다.
“ You know better than me.
너도 잘 알겠지만,
너를 원하는 호스트가족을 찾을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 해.
집에 머물면서 먹는 건
편하게 찾아서 먹으렴
잠은 내 딸 방에서
침대 밑에 이불 깔아두고 자렴
새로운 가족이 배치 될 때까지
전에 다니던 학교는 다닐 수 없으니
당분간 집에서 편히 쉬도록 해
따르릉..
나는 일을 다시 나가야 하니
저녁에 보자구나”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가족들이 있었다.
짧은 영어로 듣고 이해하기로는
왕년 오토바이를 타시며 한 때 유명했으나
지금은 다리 한쪽이 다쳐서 집에 있는 중간관리자 남편
여자들한테 인기 많으며 친근하다고 하나,
집에서 얼굴보기 힘든 아들
마약관련 일로 남자친구가 문제된 것들이 많아 걱정인 딸
나와 같은 교환 학생 프로그램으로 독일에서 온
자신감 넘치는 교환학생
그리고
교환학생 중간관리자 직업 그 자체말고도
파트타임 등 서너 가지 직업을 쉴새 없이 겸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중간관리자
그렇게 들어선 그곳은...
또 다른 환경이자 새로운 세상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