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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톡이였던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우리할머니' 기억하시나요?

이메 |2015.01.05 02:00
조회 69,459 |추천 225

 

++++수정++

 

...이리 될줄 모르고...ㅜㅜㅜ

미스경북 들어가셔서 프로필 보신 분들 많던데...실망..하셨죠?ㅠㅠ

화장도 너무 진하고 포토샵도 너무 진하고 제 실물과는 다르게 나와서 제가 찾아보지 말아달라

부탁드렸는데....많이 찾아보신것 같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부끄러워라

 

댓글 중에 할머니 최근모습 보고싶다 하신분 계셔서 할머니와 최근에 찍은사진 한장하고

제일 저 같이 나온!!! 정말 일상생활 사진 올립니다.

프로필....잊어주세요ㅠㅠㅠ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4년전에 제 글을 읽으셨던 분이라면 여기에 가장 많이 계실 것 같아서요^^
 
 
안녕하세요:) 4년만에 글을 씁니다.

저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2011년 12월 21일 제가 20살이였을 때 할머니와의 일화로 톡이 되었습니다.

고스톱 그림이 있던 색칠북을 선물하여 할머니가 색칠하고 사진을 올리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엮은 글이 였는데, 너무 오래되었죠ㅜㅜ
http://pann.nate.com/talk/313871963
 
 



20살이었던 제가 어느새 대학교 졸업을 합니다.

시간이 참 많이 지났네요!

이것저것 정리를 하다 제가 옜날에 썼던 글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고, 글을 읽다보니 이것저것 저의 포부들을 많이 적어놨더라구요. 그 중에는 제가 이룬것도 있고 여전히 진행중인것도 있고 바뀐것도 많네요. 혹시나 옛 추억에 잠기시거나 저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 까 하여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앞서 말했다 시피 저는 올해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단 한번의 휴학도 없이 대학생활을 해낸 저에게 스스로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그때 4년동안 계속 장학금받으면서 학교 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했죠?

저와의 약속...지켰습니다. 중간에 일을 하면서 성적이 조금 주츰하긴 했지만 큰 폭으로 떨어지지않게 노력했고, 졸업하는 날 까지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수급자격정지라는 고지서를 받게 되었고, 주민센터로 찾아가 이게 어찌된 영문이냐 물었더니 아버지의 수입이 잡혀서 수급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하셨습니다.

알고보니 아버지는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여 개인파산을 신청하였고, 그 돈을 갚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일용직 노동자, 소위 말하는 노가다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입이 확실히 차이나는 일인데도 파산 신청을 한 탓에 모든 수입이 강제적으로 전산에 잡히게 되어 부양의무자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어 수급자격이 정지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수급조건중에 부양의무자라는 조건이있습니다. 부모나 자식이 부양할 경제적능력이되면 수급자로지정하지 않죠. 많은 독거노인분들이 실질적으로 전화한통없고 경제적지원도 없고 한번도 찾아오지않아도 자식이 직장이있으면 수급비를 받을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또한 그런 이유로 수급자격이 정지된 것입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은지는 벌써 16년째입니다.
글로 다 적을 수 없을만큼 많은 이유들로 할머니와 저를 부양 할 수 없어 그 오랜시간 떨어져 있었던 것이겠죠.

제가 직장생활을 하게 됐거나 부모님과 같이살게됐다거나 할머니를 부양할 수 있을만큼의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다면 당연히 받아들였을 겁니다.(생활비 30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할머니의 병원비나 공과금감면, 의료혜택 등이 정말 생활의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대학 졸업때까지만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봤지만 아빠에게 연락을 해보라는 말만 되돌아 올뿐 재신청이 어려웠습니다.

(할머니께서 심장판막증이라는 고질병을 앓고계시고 2003년에 뇌졸중도 한차례 앓은 후라 고정적으로 병원비가 많이들어갑니다.)



우리 할머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냐며 여태껏 힘든 상황 많이 겪었는데도 너랑 나랑 의지하며 잘 헤쳐나왔으니 앞으로도 믿고 살아보자며 오히려 저를 위로하셨습니다..



 
 
 
세번째, 우리 할머니의 전자기기 다루는 솜씨는 더욱 발전하셨습니다.

컴퓨터로 고스톱 쳤던거 기억하시나요? 이젠 스마트폰으로 새벽까지 게임하십니다.

물론 유료결제를 일절 하지않기 때문에 하루에 20판으로 제한 되어 있어 답답해 하시지만요:)



사진을 많이 찍고 싶어 하시는데 (꽃이나 농작물들~) 기존의 폴더 폰은 10장만 넘어가도 용량이 없다고 떠서 하나찍고 하나지우고 그랬더라구요. 그래서 중고로 12만원 주고 저렴한 스마트폰 하나 사드렸는데, 너무너무 잘 사용하고 계시네요!^^
 
 



네번째, 안타깝게도 4년전 할머니가 키우시던 밭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소일거리가 줄었죠~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우리 농촌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근처 동네가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면서 완전 촌인 우리 동네에도 신축빌라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몇십년 동안 그 자리에서 자식같은 농작물들을 키우던 우리 할머니는 가슴이 아파 주저앉아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할머니의 낙이 하나 사라진 것 같아 가슴이 많이아프네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아서 수정합니다. 정말 작은 시골동네라 땅주인할머니들과 다 노인정에서 친구로 지내시고 동의하에 경작하신거고 주인이없는 빈 공간에 지으신겁니다ㅠㅠ농작물키워서 집집마다 다 나눠먹고하는.. )

여전히 집으로 가려면 기차를 타고 지하철을타고 버스를타고 한시간을 달려 집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없어 내려서 20여분 걸어야만 하는 촌인데도 불구하고 신축빌라가 들어서는걸 보니 도시화를 정말 몸소 체험하고 있구나 싶네요^^;;
 
 
 



다섯번째, 그동안 저는 여전히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 당시 통장에 700만원이 있고, 졸업하기 전까지 2000만원을 모으는것이 목표라고 말씀드렸는데 2월에 졸업을 앞둔 지금 2000만원 가까이 모았습니다.
제가 원래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한꺼번에 돈을 많이벌어서도 아닙니다. 10년동안 작은돈이라도 꾸준히 모으다 보니 나름 목돈이 생겼어요.
(졸업후 취업문제로 서울에 방알아보고 있는데 서울집값 너무비싸요ㅠㅠㅠㅠㅠ )


그때 당시 하던 근로도 계속했지만 그동안 조금 특별한 일을 했습니다.

할머니의 권유?와 저의 이상한 호기심 발동으로 미스코리아 지역대회에 출전하게 되었고, 그 후 모델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뛰어나게 예쁜것도 환상적인 몸매도 아닐 뿐더러 투자하는 자본금에도 워낙 차이가 많았고 학업을 동시에 해야하니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이래저래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화려한 미스코리아는 아니였습니다.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좋은 추억과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168이라는 작은키로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모델일을 하게 되었고, 밤잠을 설치기도 많이 했네요. 전날 새벽에 일이 끝나면 다들 그지역에서 숙박을 하고 가거나 다음날 스케쥴을 빼는데 저는 아침9시에 수업이 있으면 심야우등버스를 타고 집에들어와 화장만 지우고 다시 씻고 나가길 반복했죠. 그래도 참 즐거웠고,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일을 계속 하게 될지 아니면 전공인 사회복지로 취직을 하게 될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저의 전공은 사회복지입니다. 앞서 작성한 글에서도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시 베풀고 싶어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에 변화는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다만 그 방법이 보통 학우들 처럼 복지관에 취직하여 사례관리를 하는 복지사는 아닐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경험들을 살려 사회적기업을 생각중에 있으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소년원에 있다온 아이들, 저소득가정, 소년소녀가정, 성폭력피해아동, 장애아동, 시설아동, 비행청소년, 그외에 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아이들) 바리스타 교육을 하여 주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커피숍을 차리고 싶습니다.



그 곳에서 모델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대학진학을 원하면 학습지도도 해주고 싶고, 그렇게 꿈을 현실에 가깝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네요^^

이런 내용으로 대한민국인재상에도 도전했었는데, 안타깝게도 1차에서만 붙고 최종합격은 안됐네요~ 그래도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됬어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주 오래전 쓴 글 하나로 이렇게 저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털어보았습니다.

취업을 해야할지 공부를 해야할지 대구에 계속 있어야할지 서울로 올라가야할지 계속 고민하던 시점에 옛날 글에 달린 응원의 메시지를 보고 뭔가 모를 용기가 생겼나 봐요.



그분들에게 저 아직까지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그 응원이 헛되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럼 정말 안녕!! (할머니 건강하게 잘 계세요. 나이가 많이 들어 전보다 기력이 쇠하시지만 여전히 저와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이제 더이상 판에글을 쓸일이 없을 것 같아요. (결혼하고 힘든일이 있으면 또 쓰게되려나요?ㅎㅎ)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이나 소통하고싶으신 분들은 살짝 댓글남겨주세요^^

추천수225
반대수6
베플부끄|2015.01.05 05:53
훌륭한분이군요. 전 항상 비관만하는사람인데, 님을보니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저도 님처럼 열심히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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