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도 고시 준비하는 나에게 아기 낳으라고 성화.
그렇지만 난 공부를 계속해야하니 혹시 아기 낳으면 아이 봐주는 거 도와줄수 있냐니까 아주 흔쾌히 오케이하심.
임신하고 나서 소식 전달하니 기뻐하고는 끝.
산부인과 안 따라감. 내 건강에 관심없음.
그런데 막상 아기가 태어나자 태도가 너무 수동적이심.
내가 이거이거 해줄수 있냐고 하나하나 부탁하면 봐주시긴 하는데
문화센터 친구 모임 등 다 제외하고 남는 시간에만 봐주심.
오늘 몇시부터 몇시까지 봐주실 수 있어요? 하면 아 그때는 내가 스케줄 있는데 어떡하지..
아기 낳고 한달 후 10일간 해외여행도 다녀오심.
아기를 침대에서 몇 번이나 떨어뜨리심.
처음엔 손 안 씻고 아기를 만지셔서 몇 번 계속 지적한 후에 씻으심
그것도 물에 손 한번 휙 헹굼.
이유식 갓 시작했을때 어른이 먹는 과자 주시고 사과 어른들이 먹는 크기로 잘라 주셨다가 아기 목에 걸려 토함
동네 어른들에겐 젊은 애들이 아기 보는 법을 잘 몰라 절절매는 게 웃겨 죽겠어요~ 하시고...
밤새 자다 깨다 하는 아기랑 씨름하다 새벽부터 단잠자는 아기와 자고 일어났더니
문화센터 다녀오셔서 웃으며 팔자가 좋구나~ 하시고...
내가 잔소리하면 다 알았다는 듯이 오냐오냐 하시긴 함.
그런데 또 다시 똑같이 행동하심.
내가 효과도 없는데 바보같이 화를 많이 냈음. 이 사실이 엄마에겐 아주 좋은 면죄부이며 나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됨.
다른 가족들에겐 내가 아주 예민하고 까다롭고 성격 더러운 불효녀로 인식됨.
나도 나이든 엄마가 이 정도로 봐주는 게 어딘데 내가 왜 이렇게 철없고 나쁘지.. 죄책감 많이 느꼈음.
엄마의 모든 정규 모임 스케줄을 피해 완벽한 시간표를 짜서 부탁드렸음. 역시 흔쾌히 오케이하셨음.
그렇지만 항상 예외가 생김. 오늘은 화요일 말고 수요일로 하면 안되겠니? 질문만 들어도 이상하게 짜증이 났음.
엄마에게 서운하다고, 나 공부 열심히 해서 빨리 합격하고 싶은데 엄마랑 스케줄 조정에 그렇게 신경쓰면
공부가 잘 안된다고. 그러면 또 알았다 미안하다 하심. 그러고 일주일 후 또다시 오늘은 안되는데 하루만 안될까?
엄마가 차라리 난 아이 안봐준다 네가 알아서 해라 했으면 전혀 원망할 마음 없었는데.
그랬으면 아이 낳는 거 미루고 공부에만 전념했을텐데.
내가 나 좋자고 나이든 엄마에게 아이 맡기는 철없는 자식이 된 느낌에 너무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럴수록 원망하는 생각이 듬.
아이 보는 거 시간당 만원씩 쳐서 드림. (아르바이트 병행 중)
하지만 엄마는 아빠에게 받는 생활비도 넉넉하시기 때문에 아마 돈은 크게 신경 안쓰시는 듯함.
그동안 고시에 합격함. 하지만 생활은 여전히 힘듬...
엄마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은 덕분에 내가 무척 강해지긴 했음
이제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아이도 척척 보고 집안일도 도움없이 해내고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직장도 다님.
엄마에게 안 도와줘도 된다고 하면 그래, 알았다 하고 하주 싸늘한 반응을 보이심.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오히려 내가 필요없다 생각하다니 너무 서운하다.. 이런 뜻으로 느껴짐.
그래서 이제 나도 독립해서 혼자 해보고 싶다고 해명하며 반찬 챙겨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말함.
그런데 얼마전 엄마가 실수로 이모에게 보내는 문자를 나한테 보냄
나하고 한참 얘기했는데 자기에 대해 원망 잔뜩 했다고 왜 난 이렇게 자식에게 고개 숙이고 살아야 하는지
기분이 너무 더럽다.. 이런 내용이었음.
충격을 많이 받았음. 내 생각엔 대화를 할 땐 분위기가 무척 좋았고 엄마도 나를 이해한다 이런 반응이었음.
엄마가 미안하다고 집까지 찾아오고 해서 난 속으론 아니었지만 엄마와 대화하는 것이 힘들어서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말하고 일단 상황 종료됨.
하지만 이제 엄마에게 서운한 감정을 이야기만 하면 뒤에서 날 나쁘다고 흉볼까봐 두려움.
엄마가 날 도와주지 않아도 엄마가 내가 하고 싶은 것, 힘든 것 이해해줬음 한건데,
엄마는 날 도와주고 찬사를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젠 엄마가 도와주는 데 자존심이 상해요. 제가 철없는 걸까요?
반찬 챙겨주는 것도 이제 괜찮다고 말하고 당분간 연락 많이 안하고 지내고 싶어요...
엄마와 대화하고 있으면 자꾸 화가 나고 화나는 감정에 죄책감이 느껴지고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요.
엄마의 도움 억지로 받으면서 고맙다고 말하지 않고 차라리 아예 아무것도 안 받겠다고 하는거... 불효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