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2)
오랫만에 들어와서 이 글을 봤어요.
결론은 헤어졌습니다. 작년에.
사실 이 글 쓰고도 한두달 더 싸우다가 결국 남자가 저에게 버럭! 하고 헤어졌어요.
헤어질 때 저에게 너무 심하게 말해서 전 그 동안 집착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다 놓을 수 있었고,
덕분에 미련없이 털었습니다.
웃긴건 이후에 계속 연락이 종종 오네요.
못 잊겠다고 한번만 보자고 하는데.. 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그 사람, 그 집안 .. 생각만 해도 숨막히고 머리가 아프거든요.
시간 두고 곱씹을 수록 아니었단 생각이 듭니다.
이후로 결혼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는데, 전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좋은 며느리, 아내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커요.
일도 열심히, 시댁에도 열심히, 집안일도 열심히, 육아도 열심히..
이 모든 것 행복하게 웃으면서 하기엔 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 이루신 분들 정말 다 대단한 것 같아요!
다들 행복하세요.
추가)
많은 댓글 감사합니다.
여기에 글 적기를 잘했어요. 마음 흔들릴뻔 했는데, 댓글 보고 지난 시간들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남친이 항상 이 얘기 나오면 저보고 너무 까다롭게 군다고 했는데, 정녕 까다로운게 저인가요?
저는 나름대로 꾸준히 타협점을 찾으려고 했었어요.
언젠가는 이 문제로 싸우다가 결혼하면 본인이 제사일 다 하겠다고 하길래, 이거 괜히 공수표 날리는건가 싶어서.
그럼 이번 제사부터 한번 도와보고 그런 소리 하라고, 하는 거 봐서 생각해보겠다고 한 적도 있었네요.
정작 제사 당일되니 회사 때문에 피곤하다고 징징 거리기만 하고, 회사일로 스트레스 받는 본인 한테 그런 얘기 밖에 못하냐고 저보고 참 사람이 독하다고 화를 내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ㅎㅎ
남친이 평상시에는 되게 온순하고 착한 도련님 코스프레를 해서 저는 진짜 제가 못된 애인지 속을뻔 했네요.
만약 제가 결혼했다면 똑같이 회사일로 제사 못한다고 징징 거릴 수 있었을까요 과연..?
정말 이기적인 것 같네요. 남친도 그 집안도.
참고로 남친은 집안 문제로 헤어진게 제가 처음이 아닙니다.
부모님 반대로 헤어진 적이 있죠.
제사고 뭐고 다 표면적인 문제고..
정작 이것의 본질은.
니 가정을 꾸리고 싶으면 어른부터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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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제사 문제는 정말 극복할 수 없냐고 글 올렸던 사람이예요.
결국 어제 헤어졌네요.
이 문제로 계속 싸우다가 우리끼리는 도저히 얘기해도 답이 안나오는 것 같아서,
결혼한 남친 누나한테라도 조언을 얻어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남친을 통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남친 누나도 절 이해못하시더라구요. 들은 말을 옮기자면..
'본인은 제사를 지내며 자랐기 때문에 결혼하면서 이건 당연히 모시는거라고 생각했다. 니 여친도 제사 지내며 자란 여자인데 왜 못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냥 그 얘길 듣는 순간, 아.. 더이상은 진짜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남친 집 누구라도 '그 일이 쉽지 않은 것 알고, 많이 부담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줄일 수 있는 한 줄여보자' 이런 식으로 말씀해주시길 기대했던건데.
남친 어머니도, 남친 누나도, 남친도.. 모두가 그거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 하시니, 정말 더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결혼해서 제대로 못해내면 정말 욕을 엄청 먹겠구나 싶었어요.
남친 어머니는 제가 남친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해요.
남친을 많이 좋아하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그렇게 희생을 하면서 살아야하는 건지.
일하는 동안은 제사 제대로 못 모셔도 이해한다고 하셨다는데,
환갑 넘으신 어머니가 혼자 일하시는 것 보면 친척들도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남친 아버지도 이 문제에 대해 전혀 모르시고 상견례 얘기만 하시는 걸요.
이걸로 결혼을 하네 마네 하고 있지만, 아버지께서 알게 되시면 난리 난다고 어머니도 남친도 모두 쉬쉬하고 있어요.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다른 남친 식구들처럼 아버지께 납작 엎드려 살 수 있는 순종적인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너무 많이 좋아해서, 마지막으로..남친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좋다, 그럼 나중에 우리가 제사의 주체가 되면 제사를 다 한번으로 통합할 수 있냐구요.
그랬더니, 하는 말이.... 그건 지금 자기가 대답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쵸,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냥 그 의지를 믿고 눈 딱 감고 결혼할까 했는데. 허허.
정말 슬프고 가슴이 먹먹하지만,
이게 끝인가 봅니다.
헤어질 때 그렁그렁한 눈으로 '꼭 제사 안지내는 사람 만나라' 라고 얘기하던 남친의 모습이 아른 거리네요.
제가 독하고 이기적인 사람인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