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2살 직장인입니다.
여자친구는 저랑 동갑이고 2년간 연애를 했습니다. 제 고민은 제목처럼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친구와의 결혼준비가 너무 힘들어서 조언을 얻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먼저 경제적인 부분을 얘기하자면 제 연봉은 4천만원 초반이고 모아둔 돈은 5천만원 조금 넘습니다.
여자친구의 연봉은 5천만원 후반대이고 모아둔 돈은 대략 1억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와 2년 동안 연애하면서 ‘아 이 여자랑 진짜 결혼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 이쁘기도 굉장히 이쁘지만 성격이 정말 좋습니다. 데이트 비용도 제가4 여자친구가 6정도를 부담했고-돈을 더 많이 지불해서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가 돈을 더 버니 더 내는 게 상관없다는 식의 마인드가 좋았습니다. 주위에서 찝쩍대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한 번도 관심가진 적도 없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일 없이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다만 싸울 때나 자기 주장이 확실할 땐 의견을 굽힌 적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연애하면서 그게 크게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에 여친에게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여친도 좋아했고 너무 즐거웠는데 프로포즈에 대한 대답에 YES가 아닌 것에 대해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여친의 대답은 ‘결혼에 대해 생각해볼게’ 였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너는 나와의 결혼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청혼을 했겠지만 나는 아니야. 프로포즈를 받았으니 너와의 결혼을 현실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지. 결혼은 현실이잖아.’라고 하더군요.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맞는 말이라 알았다고 했습니다. 뭐 여친이 그 뒤에 ‘결혼할 마음이 생기면 그 땐 내가 프로포즈 할게.’라고 하길래 좋게 넘어갔습니다.
프로포즈를 한 뒤 만났을 때 여친이 결혼에 대해 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아니니 부모님들께는 말씀드리지 말고 일단 둘이서 생각하는 결혼에 대해 의논하자구요.
여친은 결혼식을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둘이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예물, 예단 뭐 이런 번거러운 거 하지 말자구요. 정말 딱 둘이서만 반반씩 내는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아둔 돈이 오천만원이니까 자기도 오천만원 보태서 총 1억에서 대출을 좀 받아서 가구랑 집을 같이 해결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남자가 집 구해오고 여자가 가구해오고 이러지 말고 그냥 돈 합쳐서 둘이서 하면 되지 않냐구요. 그러면서 집은 공동명의로 하자고 합니다. 어차피 대출 받으면 둘이 같이 대출 갚아나갈거고 공동명의하는 게 낫지 않냐고 했습니다. 근데 제가 표정이 좀 안 좋으니까 여친 표정도 좀 안 좋아지면서 왜 싫어? 라고 하길래 대답을 안했습니다.
그냥 좀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도 정확히 뭐가 기분이 나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뭔가 여친이 너무 똑같이 하기를 원하는 거 같아서요. 제가 대답을 안 하니 여친이 ‘그럼 내가 모은 돈에서 대출 받아서 집 구할게. 내 명의로. 가구는 너가 해.’라고 하더군요. 계속 기분 나쁜 티를 내면 싸우게 될 거 같아서 아니라고 반반씩 해서 공동명의로 하자고 했습니다. 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그럼 1억 모은 돈에서 오천만원만 결혼비용으로 쓸거면 남은 돈은 뭐하게?’라고 물었더니 부모님께 드리고 한이천만원이나 천만원은 본인이 가지고 있을거랍니다. 나중에 부모님 노후 생각해서요.
저는 그 남은 돈을 우리 둘 결혼생활을 위해 쓰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랬더니 우리 둘은 아직 젊으니 새로 모으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알았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뭐 좋은 기분으로 결혼얘기를 한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폭팔한 건 다음입니다.
여친은 원래 연애할 때도 자주 그런 말을 했습니다. 결혼 안 할거다. 시댁에 얽매여 사는 게 싫다. 뭐 이런식으로요. 이번에 다시 얘기 하더군요. ‘나는 시어머니에게 잘할거다. 근데 받들어 모시는 건 기대하지 마라’라고 했습니다. 여친은 평소에 굉장히 예의가 바릅니다. 예의바르다고 주위에서 칭찬도 어마어마하게 듣고요. 그런데 이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받들어 모신다는 게 뭔데?라고 하니까 ‘너가 우리 부모님에게 하지 않는 걸 나에게 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면 상관없어’라고…
전화 자주 드려라. 일 빠지고 제사 준비해라 등이요.
여친이 ‘나는 너랑 가정을 꾸리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거지 너희 부모님에게 효도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야. 그렇다고 내가 너희 부모님에게 못한다는게 아니라 내 남편의 부모님으로서 존중하고 존경하고 당연히 알아서 잘할거야. 근데 나한테 대신 효도하는 걸 강요하거나 그런 건 싫어. 니가 니 부모님에게 하지 않는 걸 나에게 대신하라고 하지 않으면 돼. 무슨 말인지 알겠어?’이러는데 뭔가… 좀 기분이 많이 나빴습니다. 근데 역시 반박할 말은 떠오르지 않아요.
이번 대화를 하면서 뭔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고, 하지만 여전히 여친을 사랑합니다.
근데 뭔가 좀 석연치 않네요. 이런 상황 어떻게 해야할까요?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