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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라도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저는 20대 중반 여자구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제 가족이 싫어요. 
요새 TV에 화목한 가정이 비칠 때마다, 저런 집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엄마가 저랬으면 아빠가 저랬으면...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듭니다. 
화목해 보여도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고, 사실 현실에는 브라운관에서 보는 듯한 화목한 가정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물론 압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다 부질 없는 짓이라는 걸 아는데요, 정말 고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서 힘드네요.
우선 제가 어릴 때 집이 좀 힘들었어요. 제가 중학생인 무렵이었는데, 가난해서 부끄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우선 학교에서 교복을 공동구매를 해서 입었는데, 그 교복이 다른 교복 전문점에서 
파는 옷과는 차이가 확연했어요. 그래서 3년 내내 그 교복을 입고 다니면서 움츠려들고, 
은연 중에 다른 애들과 나는 뭔가 다르다는 자격지심도 갖게 되었고, 애들이 저를 의미 없이
보는 시선에도 약간의 피해망상이 있고 그랬어요. 그렇다고 제가 왕따를 당한 건 아니었지만 
반에 있는 듯 없는 듯 한 소심하고 말 없는 아이였죠. 고등학교는 무난히 보내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1학년 때쯤인가 우울증이 와서 약을 먹었어요. 그 때 제가 처음으로 누군가와
비교를 하면서 불행해지기 시작한 것 같네요. 저랑 친한 동기 언니었는데 굉장히 예쁘고 
성격도 좋고, 집도 잘 살고, 뭐 암튼 그래서 인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 언니가. 
거기까지였으면 좋았을 텐데, 남들이 저랑 그 언니를 차별하는 것을 느끼고 정말 기분이
비참하더군요. 너는 왜 저 언니를 따라다니냐던가. 같이 밥 먹는 자리에서 저는 무시하고
그 언니한테만 얘기를 하는, 그런 상황이 좀 많았어요. 심지어 그걸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차라리 그냥 저랑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렸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학창시절 때 
겪었던 소심한 과거를 극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동기들 한테 말을 걸고, 
사교적인 척을 하고 그랬죠. 그러다보니까 어느 순간 힘이 빠지더라구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기를 하고 있는 저를 보는데..., 뭔가 다 부질 없이 느껴지는 거예요. 
대학 내 인간관계도 만만치 않았고, 제가 그렇게 가면을 쓰고 대하는데 누가 편하게 느꼈겠어요? 제 스스로도 가식적이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나는 왜 저 언니처럼 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우리 가족한테까지 그 원망이 미치는 거예요. 
제가 어릴 때, 엄마가 일하느라 바쁘셔서 집에 안 계셨거든요. 아주 어릴 때는 며칠씩 친척집에 맡겨지고도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때 밤 늦게까지 안방에서 혼자 TV를 보곤 했는데, 굉장히 외로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집에 아무도 없는데, 밤은 깊고, TV 소리만 썰렁한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너무 무서운...?
물론 행복했던 적도 있겠죠. 그런데 그런 기억은 왜 없는 걸까요. 
엄마가 너무 밉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희 집이 지금은 아버지 사업이 잘 되셔서 여유로운 편
이 됐지만, 지금 아무리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도 정신적으로 되게 가난하다고 느끼거든요. 
엄마가 고생을 많이 하셔서 억척스러우신 것도 있고, 돈에 민감한 것도 있고, 특히 돈 없는 사람
을 무시하는 그런 태도도 있구요. 엄마가 이렇게 되신게 아버지가 집에서 놀고 일을 안 하셔서
맺힌 게 많으신가봐요. 그래서 저한테 아버지 욕을 하세요, 아직도. 
내가 이렇게 참고 살았다. 
그나마 내가 도망을 안 가서 우리 집이 이정도까지 된거다. 
다 맞는 말이고, 엄마 고생한 것도 안쓰럽고 다 알겠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숨이 막히고
답답하고 그래요. 그냥 그 상황 자체가 싫은 거 있잖아요...?
그래서 집안 분위기가 대체로 삭막한 편이에요.
의사소통을 하기 보다는, 대화를 싸우는 식으로 이어가는 게 익숙하다고 해야 하나요?
웃고 떠들 때도 있는데요, 가끔씩 정말 예고도 없이 갑자기 싸워요. 엄청 사소한 일 가지고요.
보통 아빠나 오빠가 화를 내는데, 엄마도 결국 참다가 화를 내시구요. 
저는 그냥 매번 한 귀로 듣고 흘리다가 갑자기
문득 정신병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려고 누웠는데, 가족들이 신경질 내는 소리가
약간 환청처럼? 들리는 거예요.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막 가슴이 답답하고..., 
제가 요새 시험을 준비하느라 신경이 예민해졌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기본적으로 
저희 가족에 대한 애정이 없어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좋아하려고 정말 노력을 해봤는데요. 
저는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일단 아빠는, 엄마를 고생시켰다는 생각과 가부장적인 모습들 
(식탁에 앉으시면 말로 이것저것 시키세요. 물 떠와라. 가위 가져와라. 이런 것들) 때문에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도 않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초등학생 시절 때, 엄마가 집에 안 계셔서 그런지, 너는 아빠 다음으로 엄마가 불편해요. 
그리고 저랑 정말 맞지 않는 성격이에요.
사람을 판단할 때, 돈으로 모든 걸 판단하려고 하는 것들도...,
사실 친가 친척들이랑 사이가 안 좋은데, 다투는 것도 전부 돈 때문이거든요, 
전화 통화로 친척 분들 욕하는 걸 들을 때마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지금 집이 풍족해 졌다고 하지만 돈 보다는 가족 간의 애정이나 
신뢰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그게 전부 깨진 듯한 느낌이에요. 
그리고 엄마는 굉장히 직설적이시고, 솔직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암튼 저는 그런 부분
들이 굉장히 불편하다고 느껴요. 가끔씩 말을 과장되게 하실 때 자기 유리할 대로 거짓말을 
섞어서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땐 정말 싫습니다. 그게 너무 싫어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하니
까, 내가 오죽하면 거짓말을 했겠냐며 우시더라구요... 조금 복잡한 집안 사정이 섞여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겠지만 아무튼 저도 더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엄마한테 제가 가끔 쓴소리를 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엄마가 마음이 좋지 않다고 하시니까
저도 마음이 안 좋구요...
그렇게 제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저를 짓누르는 느낌입니다. 이런 환경이 아니라 좀 더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 없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이 생각이 
거의 4,5 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신과에 가서 상담이라도
다시 받아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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