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5년 차 세 살 아들 하나 있는 여자예용.
그제 신랑이랑 명절 스케쥴 문제로 한판하고 이 새벽 지나고 명절 당일 어찌할 것인가 신경쓰여 잠깨고 판이나 써봐요.
저는 중학교 때 친정아빠가 돌아가셨고 그 때 이후로 시집오기 전까지 설 추석 기일 이렇게 친정엄마 음식 도와드리고 상 올리고 살았어요.
그런데 저희 집이 딸만 셋이예요. 어쩌다 보니 큰언니는 미국 형부 만나서 한국 몇 년 살다 미국 몇 년 살다 하는 인생이고요. 지금은 미국에 있어요. 작은언니는 형부가 아버님이 결혼 전에 돌아가셔서 작은 시댁가서 차례 지내다가 조카들 생기고는 언니가 형부 아버님 제사를 아예 모셔와서 직접 지냅니다.
자, 그러면 이제 막내딸인 저만 남았지요. 저는 너무 서글펐어요. 딸 셋이지만 울 엄마 뒷바라지 부족함없이 해주신 덕에 딸 셋 다 어느정도 자립심있고 신랑 시댁 도움없어도 경제력은 있다봐요. 저는 임신 8개월부터 아기 18개월까지 육아하다 지금은 워킹맘이고요. 지금 평일 아기 케어는 친정엄마가 도맡아 해주세요.
이야기가 조금 샛지만 이 말씀 드리는 게 저희 결혼할 때 제가 신랑보다 신혼집 지분이나 연봉이 더 좋았고 결혼에 있어서 반 이상 하면서 신랑이랑 약속을 했음을 설명드리기 위함입니당. 앞으로도 여자라고 홀대받기 싫고 우리집 사정이 이러하니 명절 당일에 아빠 차례상에 인사는 해야겠다고. 아니면 결혼 안하고 이게 허락되는 남자 찾아야 된다고요. 신랑 집도 조부모님 제사가 있는 지라 신랑 힘들겠다고 떠나가더니 하루 만에 돌아왔대요. 결혼하면 부모님이랑 상의해 본다했고 다행히 아빠 상에 절은 하고 가네요.
시댁과 친정은 오십분 거리고요. 저희집은 그 중간쯤 끼여있는데 시댁 친정 모두 약 삼십분 정도 걸려요. 명절 전날은 항상 시댁 음식 준비 먼저가서 오후에 오는데 울 엄마는 저 오기 전 혼자 준비 다 끝내놓으시구요. 평소에도 새벽 세네시에 일어나시는 분이라 저 못기다리세요.
그러면 저녁엔 다시 저희집에 가서 자고 당일 아침에 친정들리는!!! 수준으로, 왜냐면 엄마는 제가 아빠 상에 절하느라 시댁 늦게 갈까봐 상 미리 차려놓으시고 저흰 진짜 30분 절하고 작은 상만 치워서 대충 두 숟가락만 먹고 친정 도착 후 한 시간에서 반 정도만 머무르다 시댁에 8시 반에서 9시쯤 도착하거든요. 시댁 보통 바로 가도 이정도 아닌가요? 울 엄만 보통 새벽 6시에 상 차려놓고 기다리시고 저희가 일곱시 반쯤 넘어서 시댁간다 나오면 뒷정리는 백프로 엄마 혼자하세요. 근데 요즘은 애 낳고 어린 아들이 있으니 친정엄마 위해서가 아니고 편의상 우리가 상에 절하는 동안이라도 아기 늦잠 재우려고 친정서 잔 적이 있어요. 신랑놈 의견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망할 남의 편이 망할 소리를 해서 진짜 주둥이를 때리고프네요. 주위에서 니가 장남인데 왜 처가 먼저 가냐고 이해 못한다고요. 제가 그래서 지금 깊은 빡침이 올라서 명절에 각자 집에 가자. 난 울 아빠인데 개눈치보고 명절 스트레스 심하다. 얼굴도 모르는 니 할아버지 음식 준비를 왜 하며 왜 상을 차리냐? 시댁은 며느리는 상만 차리지 절도 안시킵니다!!! 결국 저는 가도 남이고 상 차리고 치우고 아침 먹은 거 설거지하러 갑니다. 내가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집안 굴러가는 데 가장 노릇 하다시피 하는데 사기 결혼도 아니고 결혼 전 한 약속인데 이런 전후 사정 모르는 사람들 소리를 들어야 되냐고 울분을 터뜨렸네요. 안그래도 요즘 아무것도 모르고 못하는 남의 편 때문에 인생 살기 힘들어서 이혼 충동 많았고요. 아싸 걸렸다싶어서 나도 시댁 안간다 했네요.
제 남의 편이 세상 물정 모르고 경제 관념 떨어져요. 아들래미랑 놀아 주는 법 아직 모르고요. 목욕이며 쉬하러 가는 것도 아직 엄마인 저만 찾습니다. 잠 잘땐 지 아빠 가라고 발로 차고 저를 독차지해야 하고요. 제발 애한테 점수 좀 따서 나도 퇴근 후 주말 좀 쉬자해도 안되네요. 티비 중독에 잠와서 밤 9시면 이미 병든 닭이예요. 대충 평소에 저희 집안 분위기가 이렇고 남의 편이랑 저는 나름 양성평등 그 이상(?)으로 실천하고 있단 걸 말씀 드리고 싶었고요.
그리고 시댁 차례 모시고 시외가댁을 갑니다. 시댁 십오분 거리고 시외조부모님는 안계세요. 할머니라도 계심 인사차 간다지만! 근데 그냥 얼굴 붉히기 싫어서 암소리안하고 댕겼습니다. 가더라도 친정 돌아오기 전 좀 일찍 들리면 좋겠는데 저희 어머님 집에서 꼭 오후 1시 넘어 출발하도록 시간 체크하세요. 일찍가면 신랑놈 사촌 누나 등 안와있다고요. 왜 저는 그 분들 친정오실 시간까지 친정 못가고 있어야 되나요? 하지만 새벽에 우리집 들렸다 오는 죄로 친정엔 세네시쯤 가야지만 기다렸어요.
다 소용없는 듯하여 이번 추석을 계기로 다 정리하고 싶습니다. 남의 편 없어도 제 인생 사는데는 별 문제 없다 생각하는데 아들놈 아빠까지 뺏는 건 아니라고 봐서 서로 아들 부모 노릇만 하기로 하고 명절에 각자집 가자고 했네요. 그런데 이 남의 편 캥기는 게 있는지 전략???인지 울 친정집은 들려서 장인어른한테 인사는 해야 된다네요.
네, 그렇습니다. 친정집에 들리는 이상 울 엄마 성격에 저를 발로 차서라도 시댁 가게 만들겁니다. 저는 이 계산이 번뜩 뇌를 스쳤고 그럼 앞으로의 평화를 위해서 저조차도 이번만 친정에 안가는 전술을 펼쳐야 할지 고민되서 잠도 안오네요.
덧붙이자면, 애 낳기 전 보통 신랑이나 저나 명절 연휴 전 근무일은 오후 일찍 마치는 직장에 다녔고 그럼 명절 전전날은 시댁가서 자고 음식해주고 친정가서 저녁먹고 울집가서 자고 당일 새벽 친정가서 절하고 시댁가고 시외가집 가고 둘째언니 차례상 정리하고 친정오면 술판 벌여 놀다보니 친정집에서 자는 일정이였구요. 아들 탄생이후로는 아들놈 잠버릇이 심하고 시댁 위생이 몹시 안좋은 관계로 공평하게 아무집에서도 자지말자 해서 왔다갔다 두어번하다가 애가 힘들어하니 신랑 놈 제안으로 친정에서만 조금씩 잤는데 이제와서 이것까지 섭하다고 개드립이네요. 본인이 친정에서 자자고 말해주면 나도 시댁서 잔다고 말할 줄 알았다 하면서요. 세상 치사한 놈입니다. 세상에.
제 아들놈이 친정엄마를 몹시 좋아해요. 그럴 것이 재접근기에 제가 떼놓고 직장생활을 다시 하게되서 친정엄마를 제2의 엄마로 인식하고 있고요. 아빠보다 친정엄마 더 좋아하는데 친할아버지 할머니 존재감은 비교가 되니 아들놈 시댁 상주 시간을 늘리려는 심보도 있네요. 이런 유아적인 발상 미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정말 감사하고요. 저 같은 갈등 있으신 분 한풀이 좀 해주세요. 남의 편 포함 헛소리 지껄여서 집안 풍파 일으킨 주변분들과 공유하고 싶고요. 뭐, 그래요. 사실 그 분들 무슨 죄입니까. 사정 잘 모르시고 신랑측근이니 편들어주고 싶었겠죠. 그런 소리 좀 들었다고 휘둘리는 저 미개한 놈이 문제지영.
시댁 어른들은 약간 따로국밥이셔서 주말에 아들놈 데리고 놀러가도 각자 친구모임 약속 많으시고 언제 간다하면 집에 없다고 담에 오라할 때도 많으시고 제 아들 바라기는 아니시고 나쁜 분들도 아니세요. 오로지 저 남의 편이 저의 심기를 건드려서 시댁까지 다 싫어지게 만드네요.
한풀이 요까지만 할게요. 조언 부탁드려요
모두들 행복한 추석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