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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베스트에 오른 남편 갱생 프로젝트 2번째

이과생 |2018.11.12 11:53
조회 23,828 |추천 86

이 글은 2016년 말에 네이트판 베스트에 올랐던 (하지만 글쓴이가 겁이나 바로 내렸던) 글 입니다.

그 후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더 단단해져 이제는 오픈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저와 같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재연재를 결심했습니다. (재연재는 시간을 두고 수정해 가면서 올릴 예정이예요)

앞으로는 지우지 않을 예정이어서 글 내용중 신상을 알 수 있는 정보는 조금 더 수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일을 완전히 타인의 글처럼 쓸 수는 없는 일이어서 퍼가는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니 퍼가지 마시고 생각나시면 여기 와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 제가 약 2-3년 전 직접 겪은 일입니다.. 자작 아니예요

  그리고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이건 제 시선에서의 해석입니다.  이점 양지하고 읽어주세요

 

 

 

 

지난화에 이어서 씁니다.

제가 맞벌이 워킹맘인 관계로..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무척 적어요
 

감질맛 나게 끊기더라도 이해 부탁 드려요^^
 

 

 

나는 그렇게 아기업고 도서관으로 달려갔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일단은 부부관계 부부심리 관련된 책은 다 쓸어서 독파함.
  


이때 운명 같은 책을 하나 만남.
 

하빌 헨드릭스 박사가 쓴 ‘연애할 땐 YES 결혼하면 NO가 되는 이유’ 라는 책임

(절대 광고 아님. 이미 절판된 책임. 해외에서 엄청 유명한 책인데 국내에서는 싸구려 3류 연애책 같은 제목이 붙어 망한 것 같음.)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서 목차를 훑었는데 뭔가 예사롭지 않았음.
 

챕터마다 무릎을 쳐가며 독파함.


조금 글이 늘어지겠지만 내용이 워낙 중요하니 간략하게 설명함.
  
 
내가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던건, 변한 남편이 하는 행동이 나의 상처를 후벼 팠기 때문임
 

우리 부모님께 받은 너무 큰 상처들을 남편이 아주 유사하게 하며 나를 미치게 만듦
 

  

예를 들자면, 엄마의 냉랭한 태도, 상대의 상처를 생각하지 않는 말투, 아빠의 무책임한 듯 무심한 듯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아무것도 못하며 술만 마시는 행동 등임.
 

겨우 지옥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힘들게 도망간 곳이 똑같은 지옥이라면 얼마나 미치고 팔짝 뜀?
  
 
나는 그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웠(?)던 남편이 도대체 왜 변한 것일까 하는 이유를 찾았는데
 


 그랬음.

 

 
남편은 변한게 아니었던거임.
 

원래 그런 기질이 있는 남자였음.

 


여기까지 읽으면 뭐야 전편에서 엄청 기대하게 하더니 뻔한얘기 아냐? 하실지도 모르겠음.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건.. 남편이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가 남편에게 끌렸다는 것임.
 

  

핵심은 이거임
 

원래 사람은 본능적으로 어려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스스로 완전함을 느껴야 하는데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로 이게 어긋나면 상처받고 마음이 공허해 짐
  
 
그리고 내 부모와는 다른, 이상향의 부모를 찾아 자신의 상처를 보상받고 싶어함.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에게 익숙한, 내 부모 같은 사람에게 안도하고 편해하는 마음도 있음.

  

그러다 보니 내 부모와 같은 성향을 가졌지만, 내 부모와는 반대로 나를 내가 원하는 이상향대로 보듬고 안아줄, 그런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는다는거임.

(여기서 부모의 이미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미지가 섞여 하나의 이상향으로 통합된다고 함)
 

 


사랑에 빠진다는게 이런거임.

 

 어딘가 내가 익숙한, 내 부모와 비슷한 향기를 풍기는데 하는 행동은 내가 내 부모에게 진실로 바랬던 그런 이상향에 가까운 남자 혹은 여자를 만나면 진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는거임.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어린시절에 받아야 했던, 받고 싶었던 양육을 다시 받고 완전하게 거듭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면서..
 
 

내가 남편에게 빠진게 바로 이거였음.

  
난 남편이 엄마와 아빠의 장점을 혼합해 놓은 것 같아 너무 좋았음. 막 남자로써 좋다는 생각은 안들어도 원래 오래 알아왔던 사이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편했음
  
 
남편은 내가 엄마에게서 보았던 카리스마와, 공구를 잘 다루고 손재주가 좋은거 라던지 하는 아빠에게서 좋아했던 여러 모습들을 닮아있었음.


그러면서도 우리 엄마 아빠랑은 반대로 마음이 따뜻 하고 결단력이 있어 보였음.


이제와서 생각컨데 남편은 정말 완벽한 나의 심리학적 이상향이었던거임.
 

 

 즉 나는 무의식 적으로 남편이 나의 새로운 부모가 되어 나의 상처를 보듬고 나를 완전하게 해줄 사람이라고 받아들인 거임.

 
그러나 결국 내부모의 향기를 풍기던 이 남자는 결혼하고 나서 조금씩 내 부모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함.
 

남편의 심리적인의 근간은 사실 내 부모와 유사한 그것이었기에..
 

  
그리고 남편의 마음은 알 수 없었으나 시부모님을 떠올리며 무언가 촉이 왔음..
 

왜냐하면 시어머니가 우리 엄마와 무척이나 분위기가 비슷했기 때문
 

기가 엄청 세시고 말이 무척이나 부정적이심..
  
 
남편이 연애시절에 말하길 남편이나 남편 형이 결혼하려고 여친을 데려오면 여친들이 시어머니 기에 눌려서 헤어지자고 했다고 했음. 감당 안된다고.
 
 그러나 워낙 서릿발 같은 엄마를 두고 있는 내 눈에는 순둥순둥한 시어머니로 보였기에 난 아무렇지도 않아했음
  
 
이 때문에 시어머니도 무척 의아해 하시며 나를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했었음.
 
(지금도 난 시어머니랑은 잘지냄;)
 

 
지금 이글에서는 아마 풀풀 냄새가 나겠지만
 

나 역시 보고 자란게 그런거라 원래 기가 여자 치고 좀 쎈편임
 

다만 넘사벽 엄마 밑에서 자라야 했기 때문에 기를 꾹꾹 누르고 내 의지 따위 죽이고 살았음
 
  
게다가 남편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여러가지로 멘붕이 왔던 시기여서 자아 따위 탈탈 털리고 완전히 남에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녔음.
 
  

어땠냐 하면 미연시 케릭터 중에 아기같고 수줍고 자기 의사표시 못하고 뭐 말만 하면 얼굴 빨개져서 도망쳐 버리거나 그냥 끌려오는 캐릭터 하나쯤 꼭 있쟎슴?.. 거의 이수준이었음 (나를 미연시 케릭에 비유해서 죄송.. 그냥 이해를 돕기 위한 예임)
 

그래서 남편이 나에게 반했을거임. 본인이 익숙한 엄마의 냄새 (기쎈 여자의 냄새 ㅋㅋ)가 솔솔 나긴 하는데 자기 엄마와 다르게 무척이나 순종적이고 자신이 무슨말을 하든 잘 따라서.
 
(기쎈데 순종적이라는게 무척이나 모순 같겠지만 사람 마음이 이렇게나 복잡함)
 

 
 
그.러.나.


 
 
아이러닉하게도 부모에게서 받은 내 상처가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의해 치유되기 시작하자 나도 슬슬 내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함.
 

 
 
기가 점점 세짐. -_-
 
  
 
그래도 늘 남편을 존중하고 남편의 자존심을 짓밟는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 노력했음. 우리 엄마가 아빠를 무시하는게 너무 싫었었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무척이나 조심함.

 

하지만 내게서 점차 새어 나오는 기는 어쩔수 없었을 것임.
  
 

그리고 가끔 이 기가 완전히 봉인 해제 되어 폭발하는 때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본격 화가 날 때임.

 

상대방이 잘못한게 확실할 때.

 

내가 폭발하더라도 상대가 나에게 굽실굽실 거려야 할 이유가 확실할 때.

 

내가 100% 피해자임이 확실할 때.
 
  
 

여기쯤 읽으니 판님들도 감이 오지 않으심?
 
 응당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낸건데도 남편 표정이 변한 이유..
 

 
그러함. 남편은 내가 화를 내자 본능적으로 나에게서 자기가 무척이나 싫어하는 기쎈 시어머니를 본거임 (시어머니도 기가 쎄시면서도 피해자의 입장에 서시는 경향이 아주 강하심)
 
 
 

 

  

 
  


젝일!
 


나와 같이 부모에게 상처가 있다고 해서 서로 이해하고 보듬고 알콩달콩 살아갈 줄 알았더니 이게 왠 날벼락인가! 우리는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거야?
 

미리 알았으면 결혼 안했을텐데!! (과연?)


이미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라는 심정으로 미친듯이 책을 읽다보니 방법이 나옴!
 

  
 
공감의 대화를 하라!
 
  
당연히 그냥 하라는게 아니고 세부적인 방법이 있음.
  
일단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주제로 한사람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는 무조건 공감을 해주는거임.
 
 
중요한건 화자도 비난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야 하고, 원하는 것은 제 3자가 들어도 할 수 있을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함.
 

화자가 하는 말에 청자는 무조건 공감해주어야 함.

 
 
‘그날 내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을 때 집안이 너무 엉망이라 화가 났어 나보다 네가 시간이 더 많은데 나 혼자 집안일도 돈벌이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기 때문이야’라고 화자가 얘기하면
 
 

‘아.. 네가 그때 집이 엉망이어서 화가 났었구나.. 너 혼자 모든걸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구나.. 혹시 더 얘기하고 싶은게 있어?’ 이렇게 충분히 공감을 해주는거임.
 
 그냥 거울처럼 상대방의 말을 반영해주면 됨
 
 

그리고 이 대화의 중요점은 공감과 동의는 다르다는 거임.
   
공감을 충분히 해주고 상대방이 더 이상은 할말이 없다고 하면 그때 내 의견을 세가지로 얘기할 수 있음
 
  
즉시 가능, 힘들지만 가능, 불가능
 
 
불가능으로 대답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이미 충분히 공감 받았기에 그 부분에 예민했던 점이 사라지게 되는 그런 치료법인거임.
 

미국에서 10 커플중 9 커플이 성공적이었다고 하고 이 대화가 제대로 충분히 성공할 경우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원했던 이상향의 배우자의 역할을 해주며 어떤 상담사 보다도 더 나은 치유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함. 서로 소울메이트 부부가 되는거임.
 
 
  
이거 글로는 쉬워보이는데 직접 하면 진짜 힘듦
 

저렇게 얘기 들으면 ‘뭐라고?? 난 집에서 노냐? 그리고 내가 좋아서 나 쉬려고 육아휴직 했냐? 내입장에선 내 커리어 포기하는 희생인데 넌 왜 그런것도 생각 안해!’ 하는 생각이 먼저 듦
 
   
당연히 사이가 나빠질대로 나빠진 남편 앉혀놓고 저렇게 하자 그럼 될리가 없음
   
책의 저자도 이 이론의 전문 상담사를 찾아가서 상담 받으며 대화를 진행할 것을 권장함.
 
자기가 이 이론대로 훈련시킨 상담사들이 있다 함.
 
 
  

 

 
 
있다면 찾아야 하지 않겠음?
 
 
 
해당 협회의 미국 사이트를 찾아 들어감
 

기대하지 않았는데 왠걸! 한국에도 지사가 있음
 
찾아보니 비영리협회로 믿을만한 곳인 것 같았음
 
  
 

알고보니 이 상담 이론과 대화법이 한국에서도 다큐멘터리로 다뤄진 적 있고
 

지사를 설립한 한국 교수도 유명한 사람이었음.
 

한국 다큐멘터리 찾아서 보고 한국 교수 책과 이 이론에 관한 책 다 찾아서 읽음
 
(본인 뼛속까지 이과생! 꽂히면 답 나올 때 까지 팜)
 
 
 
그리고 이거다 싶은 확신을 얻어서 남편과 담판을 지음.
   
우리끼리는 대화가 안되니 부부상담을 받으러 가자고
 


남편 일단은 동의함.
 

이게 대략 1년 전 쯤의 일임 아기 태어난지 8개월쯤 되었을 때..
 

  
나는 뛸뜻이 기뻤음
 
이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음.
 

전문가에게 데려가서 이 대화를 하기만 하면 마법처럼 뚝딱! 모든게 해결되고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알콩달콩 서로를 아끼며 사랑할 줄 알았음.
 

  

그렇게 희망차게 상담소를 방문함.
 

 


-----

 

상담소 얘기는 다음회부터 쓸께요
 


보시는 분 많지 않아도 짬짬이 결말이 날 때 까지 쓸 예정입니다.

추천수86
반대수12
베플아헤|2018.11.12 17:44
이 분 블로그 하는 분 아니고 비슷한 고민 있는 사람들끼리 글 올리고 조언 받는 카페 하나 운영하는 분이에요. 영리적인 목적의 카페도 아니고 심지어 이제 신규회원 받지도 않아요. 누군가 글을 읽고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글 다시 올리시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비비 꼬세요. 꽈베기세요?
베플제발|2018.11.13 21:29
님 남편 제남편같아요.. 어느순간 내가 정색하거나 톡 쏘아붙이면 일주일 이주일 나를 모르는사람으로 대해요 이번엔 한달 넘었어요. 님 글 읽으면서 눈이 크게 떠지며 숨통트이며 읽었어요 제남편이랑 똑같아서 이건 어디 밖에나가 말할수도없고 결혼한지도 얼마 안돼서 다 나 행복한줄 아는데 이런취급 받는거 아무도 몰라요 너무 답답해서 호흡곤란 온적도 있어요 그래도 신경안써요 님 제발 글 더 써주세요 정말 간절해요
베플ㅇㅇ|2018.11.12 12:19
전에 봤던 기억 나요! 완결이 나질 않아서 잘 지내시는건지 걱정했는데 돌아오셨군요. 부디 해피엔딩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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