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6년 말에 네이트판 베스트에 올랐던 (하지만 글쓴이가 겁이나 바로 내렸던) 글 입니다.
그 후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더 단단해져 이제는 오픈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저와 같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재연재를 결심했습니다. (재연재는 시간을 두고 수정해 가면서 올릴 예정이예요)
앞으로는 지우지 않을 예정이어서 글 내용중 신상을 알 수 있는 정보는 조금 더 수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일을 완전히 타인의 글처럼 쓸 수는 없는 일이어서 퍼가는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니 퍼가지 마시고 생각나시면 여기 와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 제가 약 2-3년 전 직접 겪은 일입니다.. 자작 아니예요
그리고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이건 제 시선에서의 해석입니다. 이점 양지하고 읽어주세요
* 한번에 다 안올리는건 수정하면서 올리고 있기 때문이예요
왜인지 모르게 원본의 띄어쓰기가 다 깨진것도 있고 또 신상 관련된 부분 최대한 수정하고 있어요
기다려 주시면 엔딩까지 다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도 글 쓰러 왔어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도 도움이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너무 기뻐요
이제 4회를 넘어가서 이 글을 처음 클릭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려요
이 글은 갈때까진 간 부부관계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남편을 갱생시켜 보고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학적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다가 사실상 인생을 갱생한 프로젝트의 진행담 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1편부터 읽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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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그렇게 우리가 서로를 꼭 끌어안았을 때 이제 모든 것이 끝난 줄만 알았음
그동안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코끝이 찡하기 까지 했음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음.
상담소를 나오자 남편은 내 눈을 피했음
나는 너무 오랜만에 애정표시를 한게 어색해서 그런줄 알았음.
하지만 집에 가서도 남편은 여전했음.
이미 전의를 쓰레기통에 쳐박아 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 불안한 마음에 계속 남편에게 계속 애정표시를 함
남편은 받아주긴 받아주었으나 정말 너무나도 ‘할 수 없이 받아준다’라는 티를 내며 뻣뻣하게 대응하였음
뭔가 기분이 점점 더러워지기 시작함.
설마설마 한게 명확해진 건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음.
남편은 나와 틀어진 이후로 계속 마루 쇼파에서 자는걸 고집했음
매일 밤 쇼파에서 술을 마시며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듦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모습이 아주 소름끼치게 싫음
내가 가장 싫어하던 우리 아빠의 모습이기 때문임
(여기엔 여러가지 복잡한 사연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함.. 그냥 이 모습이 나에게 아주 큰 트라우마라는것만 이해하면 됨)
나는 이 이야기를 연애시절부터 남편에게 여러 번 하였었음.
이런 저런 사연이 있어 내가 그런 모습을 보는게 너무 괴롭다고..
상담소에서도 공감의 대화를 나누며 이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고 남편은 ‘힘들지만 가능’으로 대답했었음
그런데도 남편은 마치 상담에서 그러한 대화를 하지 않은것 처럼 굴었음
계속 이핑계 저핑계 (침대는 덥다던지 TV 프로그램을 보고 싶다던지)를 대며 계속 나를 피해 마루 쇼파에서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해 잠을 잤었음
정말 소름끼치게 싫은 모습을 매일 눈앞에서 본다는건 진심 살인충동이 일어날 정도의 고문이었음.
친정이면 오히려 방문 쾅! 닫아버리고 내 방에 들어와 버리면 그만이었는데
남편이란 존재는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어떻게든 부딛힐 수 밖에 없었음.
그래서 나는 정말 매일 매일 내 눈앞에서 어린시절의 상처가 그대로 재현되는 끔찍한 고문을 당해야 했었음. (매우 주관적이나 정말 당해보지 않으면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를거임..)
꾸역꾸역 눌러 담다가도 어느날 남편이 그렇게 자고 있는걸 보면 진짜.. 등에 칼이라도 꽂고 싶은 충동이 확 올라와 깜짝 놀란 적도 있음.
(트라우마도 이렇게 무서운거임.. 술마시고 마루에서 TV보고 자는 행위 자체는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행위는 맞지만 객관적으로 타인에게 살인충동을 느끼게 할 만큼 잘못된 행동은 아니쟎슴)
솔직히 상담소에서 대화가 잘 풀렸을 때 가장 기대한 부분은 이부분이었음
이제 그 끔찍한 꼴을 다시는 안봐도 되겠구나
그러나 남편은 안방 침대에서 함께 자자는 내말을 아주 명쾌하게 무시함.
아예 대꾸도 안했던걸로 기억함.
초점 없는 눈으로 TV를 보며 나에게 얼굴조차 돌리지 않음
(TV가 너무 재미있어서 못들은게 아니라는 뜻임.. 내말을 무시하기 위한 제스춰로 TV를 본 것)
어느 순간 나를 지탱하던 모든게 무너져 내렸음
정말 남편에게 쌍욕하며 달려들었던 것 같음
차라리 죽이라고 소리를 질렀음.
나는 왜 이남자 때문에 이 생지옥에서 살아야 하는가!!
남편은 미친거 아니냐며 경멸의 눈초리로 나를 내려다 봄
나는 아기고 뭐고 그냥 당장 죽는게 내 고통을 덜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것 같다는 충동을 멈추기 어려워 상담선생님한테 울며 전화함 (자살 충동이 들면 선생님에게 전화하기로 선생님과 약속했었음)
그렇게 지옥 같은 밤이 지나감.
그 다음날이 오자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없는 자기 생활을 이어나감
참 이상한게 이쯤되면 이혼서류 내밀법도 하건만 남편은 그러지 않았음.
내가 이혼 하고 싶은거냐고 물으면 오히려 이혼이라는 단어를 말했다고 펄펄 뛰었음
나는 다음 상담 날짜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음.
혹시 가서 다시 대화를 잘 하면 되지 않을까..
나는 이미 멘탈이 무너져 버린 상태였음
그러나 상담에 가보니 남편은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음
팔짱을 끼고 빈정거리며 또 얘랑 못살겠다는 말을 늘어놓음. 대화 안한다 함. 어차피 대화 안된다며.
상담선생님은 대략적인 얘기를 듣더니 우선 개인상담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심.
개인상담으로 진행하다가 한달에 한번정도 부부상담을 하자고 하셨음.
둘다 개인상담 받아야 될 것 같다고 하셨으나 남편은 몇번 진행 하다가 아무 의미 없다며 거부했고
나는 꾸준히 받음.
이혼하고 싶어도 나는 정말 그럴 에너지 조차 없었기 때문임…
계속 이혼이고 갱생 프로젝트고 그냥 빨리 죽는게 편하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었음.
그리고 그런 내가 무서웠음. 어느날 진짜 의미없이 먼지처럼 세상과 안녕할 것 같았음.
상담 초반에는 남편에 대한 의문점만 쏟아부음
분노를 드러냈다가 슬퍼하기도 했다가 냉철하게 분석도 해보았다가 하며 계속 혼란속을 헤엄침
계속 내가 무슨말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상담마저 안하면 진짜 큰일날 것 같아 계속 상담을 받았음.
나는 이혼도 못하고 남편에게 대응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음.
왜 못하냐고 묻지는 않았으면 함.
그냥 그때는 할 수가 없었음.
보이지 않는 끈에 꽁꽁 묶인 것만 같았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나를 이렇게 묶어 놓은건 부모님과 남편 이라는 생각이 들어 끝없이 분노하고 슬퍼했음
선생님은 계속 나에게 왜 굳이 본인을 그런 위치로 끌어다 놓으세요? 라고 물으셨는데
나는 ‘내가 그런게 아니라 남편이랑 부모님이 그랬다구요! 라고 화내고 싶었음
(근데 선생님이라 화는 못냄 ㅡ.ㅡ)
남편이 그렇게 도발한다고 꼭 상처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하셨을때도 아니이게 왠 책에서 막 꺼낸 따끈따끈한 이론 같은 소리야 했을 뿐이었음.
중간에 정말 가기 싫어질때도 많았음.
상담이라는게 내 마음에 돌을 던지는 행위와 같기 때문임.
마음이 물과 같다면 상담은 그 마음에 돌을 던져 파문을 만드는 행위임.
정말 작은 질문, 전혀 나와는 상관 없는 듯한 해석인데 그 질문(돌)이 내 마음에 던져지면
돌이 던져진 곳 부터 파문이 일기 시작함.
돌이 던져진 곳은 작은 한점인데 마음 전체가 일렁이고, 제대로 던져진 돌은 수면 깊은곳 까지 파문을 전달함.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건 참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함.
이렇게 돌이 던져지고 물결이 일렁이는것 자체를 경험하는건 꽤나 괴로운 일임.
파문이 클때는 일시적이지만 물이 걷히며 그 수면 아래 있는 것들이 보여지는 때도 있음.
마음 깊은 곳에 숨기고 싶었던 자기 내면의 모습 같은거임. 이걸 마주본다는건 정말 쉬우면서도 쉽지 않음.
(한마디로 내가 지금까지 글쓰면서 똑똑하고 강단있고 인내심 있는 화자인척 했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내가 한일에 대해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칭찬 받고 싶은 어린애에 머무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직면해야 한다는거임 ㅠ0ㅠ)
하여튼 상담 받다 보면 이런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거나 이렇게 바쁜데 여기 시간낼 여유가 있냐는 생각이 들거나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음.
이 마음을 정말 조심해야 함.
이런 마음은 더이상의 변화를 원치 않는 마음이 사용하는 방패이기 때문임.
이런 마음에 속아넘어가 상담을 그만두면 더이상 변화할 기회도 없는거임.
솔직히 이론으로 이미 알고 있었더라도 견뎌내기가 쉬운건 아니었음.
나는 그래서 목표를 무척이나 심플하게 잡았음. 최소 1년은 받는다. 그냥 받는다. 무조건 간다. 가서 여기서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라는 질문을 던지더라도 간다.
예산도 아예 미리 정해놓음. 하다가 돈 아까워서 안가게 될까봐.
그렇게 반년이란 세월이 흘러감.
그동안 한달에 한번 정도 같은 패턴의 싸움이 발생했음.
(근데 이 와중에 서로 할건 다함. 아기 접종가야 하면 같이 가고 시댁, 처가 행사 있으면 웃으며 참석. 이땐 이런 것들도 많은걸 의미한다는 걸 몰랐음)
서로 냉랭하다가 그 냉랭함에도 지칠 때쯤 무언가 남편이 나에게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이 드는 행동을 하기 시작함.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자기가 먼저 집안일을 하며 내가 힘들다고 했던 부분의 내 부담을 줄여주거나
친정에서 하는 부탁을 너무 열심히 들어 주거나 하는 것 등임 (친정은 계속 나의 이런 상황을 몰랐음. 무슨 말이 나올지 너무 뻔했기에 내가 말을 아예 안함)
심지어 내가 너무 답답해서 지나가는 말로 여행가고 싶다고 하니 그러자고 해서 해외여행도 다녀옴
내가 뭘 하고 싶다거나 먹고싶다고 하면 썩은 표정으로 들어줌 (절대 내가 강요한적은 없음. 거의 지나가는 말 처럼 했던 말들임)
그럼 나는 마음이 좀 풀리면서 화해의 제스춰인가 싶어 나 역시 좀 더 신경을 써서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함.
사실 딱 한번 성공했었던 그 부부상담을 기대하며 혹시 그때처럼 내가 포기하지 않고 남편이 좋아지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 되는게 아닐까 생각한 것도 있음.
그러나 어느정도 분위기가 좋아지는것 같으면 어느 순간 남편이 아주 기분 더럽게 내 호의를 거부하거나 시비를 검.
정말 글로만 표현하자니 잘 안 와닿을것 같은데 1m 높이에서 떨어져도 아픈데 남편은 일부러 나를 100층 높이의 건물로 데려가 밀어버리는 느낌이었음.
잘 될것 처럼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놓고는 그걸 쳐 부심.
나는 내가 기대하고 노력하고 남편과 예전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가기를 간절하게 바란 만큼, 그만큼 아주 크게 상처받음.
이게 몇번 반복되면 내가 폭발해서 머리에 꽃 꽂고 미친년으로 변함.
남편 나에게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고 관계는 더 악화됨
다시 냉전
이것의 반복이었음. (이 패턴 아주 중요함 별표 5개짜리임.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음)
나는 그럴 때 마다 좌절했고 나중에는 매번 겪어서 뻔히 알면서도 못벗어나는 내가 한심해져서 점점 피폐해졌음.
상담을 받는것도 이렇게 숨만 겨우 쉴 정도의 힘만을 주었던지라 이렇게 마음사(마음이 죽은 상태) 한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만 해가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도 들었음
그렇게 생각이 들다가도 아기 때문에 버팀.
나까지 무너져 버리면 우리 아기는 나보다 더 아파하며 크겠지..
이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되었음.
(그만큼 내가 우리 부모님으로 인해 아프게 컸다는 얘기임..)
이렇게 이악물고 버티면서 연명해나가는 사이 상담에 큰 전환점이 오게 됨.
어떻게 오게 된건지는 나도 모르겠음.
분명 상담이 나를 크게 변화 시킬거라는 믿음은 없었는데 어느 순간 그날이 옴.
(내가 이과생이라는 걸 글중에 여러번 강조했는데 이부분은 아무리 온갖 논리를 들이대 봐도 모르겠음. 그냥 그렇게 되었음.
사실 사람의 마음, 특히 무의식을 머리로 이해한다는건 분명 한계가 있는것 같음.
정말 마음처럼 알기 어려운것이 없음.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임.)
그날은 오히려 최악중의 최악인 날이었음.
남편이랑 똑같은 패턴으로 싸움을 했고 나는 희대의 미친년으로 돌변해 진짜 내 생애 최고 진상 오브 진상이 되는 체험을 해 보았음.
나를 피해 집 구석구석으로 도망다니는 남편을 으르렁 대며 쫓아다니며 온갖 저주를 퍼부었음.
그러다가 어느순간 맥이 탁 풀리며 또 자존감이 바닥을 쳐버림. (내가 이렇게 진상이 될 수 있다니!!)
그자리에서 선생님에게 울며 전화를 해서 이제 상담 받지 않겠다고 함.
상담을 받으려면 남편이 아기를 봐줘야 하는데 더이상 남편에게 그런 부탁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함.
선생님은 알겠다고 하시며 기다릴테니 언제든지 오고 싶으면 오라고 하심.
(상담선생님은 절대 붙잡지 않으심. 그런식의 해결책은 의존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 웃기지만 나는 상담 관련 책을 많이 읽어 선생님이 이런 대답을 할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선생님이 날 잡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고, 잡아주지 않아 섭섭했음. 나는 여전히 혼자서지 못하고 있었음.)
그러고 며칠동안 내마음은 정말 바닥을 헤엄침.
기분이 좋지 않은 정도를 넘어서 내가 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같은 애가 왜 살아있나 싶어서 죽음에 관련된 기사나 책들을 찾아 읽음.
이때는 이상하게 그런 내용들만 자석처럼 끌어당겨졌음.
(이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꺼내기 챙피한 이야기 인데 상담으로 인한 마음의 변화에 대해 간증(?)하기 위해 굳이 여기에 썼음 마음이 아프신 분들 희망을 가지시기 바람.)
그런데 그렇게 보름이 넘게 지나자 마치 짙게 꼈던 안개가 싸악~ 하고 걷히듯 마음이 맑아짐.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음.
내가 왜 그렇게 죽음에 대해 생각했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듯 그런 생각이 들었음.
그렇게 2주 만에 선생님과의 상담을 다시 잡음
유레카!
이것은 무엇인가! 이 마음의 가벼움과 상쾌함은 대체 뭐지?
그렇게 다시 잡은 상담에서 나는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내 마음이 변한걸 확인함.
이제는 왜 스스로를 그런 자리에 두세요? 라고 물었던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음.
그러함. 아무도 나보고 남편과 부모님에 대한 피해자의 위치에 서있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음.
물론, 나를 그자리에 세워둔 사람은 있음. 원인은 분명 있고 그것은 나에게서 시작한 것은 아님.
그러나 나는 내가 원하면 그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거였음. 그냥 걸어나오면 됨.
내가 이걸 깨달았다고 하자 선생님도 정말 깜짝 놀라시며 기뻐하셨음.
나는 다음날 남편에게 인사를 하였음. 무척 즐겁게
남편은 뭐지? 얘 왜이러지? 싶은 눈빛으로 나를 옆눈으로 흘겨보며 무시함.
근데 상관없었음. 왜냐하면 나는 그날 아침햇살이 너무나도 예뻐 너무나 즐거웠고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었음.
남편은 그저 그때 내 옆에 있었을 뿐임.
집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음.
그전에는 남편이 원하니까 혹시 내가 이걸 하면 남편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했었고
거꾸로 집을 청소 하지 않고 설거지를 방치했던것도 그걸 하라고 요구한 남편에게 반항하기 위한 일종의 반항심의 결과였다면 (내 삶인데 주체가 남편이었음)
지금은 내가 집이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거였음.
나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었음.
나는 그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처음에는 내 변화가 어떻든 남편은 자기만의 패턴을 지속해나갔음.
그러나 내 심리적인 변화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남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침.
왜냐하면 더이상 남편이 거는 시비에 말려들지 않았기 때문.
설거지를 안했다고, 밥을 안했다고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걸면서 분위기를 나쁘게 해도 더이상 거기에 휘말려 머리에 꽃을 꽂지 않았음.
남편때문에 나 스스로를 머리에 꽃 꽂은 년으로 만들 이유가 없었기 때문임. (내가 얼마나 멋진 여성인데!)
몇번 이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지속되고 내가 본인의 행동과 상관 없이 내 인생을 잘 꾸려 나가기 시작 하자 남편은 당황한듯 보였음.
이렇게 몇달이 흘러가자 조금씩 남편은 시비를 걸다가도 이 흐름에 끌려오기 시작함.
어느정도 풀렸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남편에게 안방 침대에서 자기를 권유함.
그리고 드디어 1여년 만에 남편과 한침대에서 나란히 잠이 듬!
그 다음날 아침에는 남편이 나를 애칭으로 부르는 기적이 행해짐!! 올레!!!
어떰?
진짜 엔딩으로 갈것 같지 않음?
막 막 기승전결에서 결로 넘어가는 그런 느낌 팍 오지 않음?
하.지.만.
여기서 끝났음 아마 나는 글 쓸 생각은 안했을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남편은 그 며칠 후 나를 또 찍어 넘겼고 난 결국 빡쳐서 넘어가버림 ㅋㅋㅋㅋㅋ
(겁내 화냄. 멘탈 튼튼해진다고 화 안나는거 아님. 그런거 하려면 심리상담이 아니라 절에 들어가야 하는거임)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남편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서 쇼파에서 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판님들도 이쯤되니 이과생st 아녀도 진짜 궁금하지 않음? 도대체 글쓴님의 남편은 왜저러는가???)
다음편에는 본격 '남편과 나는 도대체 왜 이러고 있는가?'를 탐구해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