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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갱생 프로젝트 - 상담 이야기 (남편 갱생 프로젝트 시즌2)

이과생 |2019.01.15 10:08
조회 4,426 |추천 47
이 글을 처음 클릭 하신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립니다.
이 글은 갈때까진 간 부부관계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남편을 갱생시켜 보고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학적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다가 사실상 인생을 갱생한 프로젝트의 진행담 이며 현재 시즌1 (남편 갱생 프로젝트) 완료 후 시즌2 (인생 갱생 프로젝트) 연재중입니다.
심리학에 관심 있으신분, 심리학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 하신분,내 남편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으신 분,이유도 모르게 늘 우울하고 인생이 괴로우신분상담에 가면 뭘 하는지, 어떻게 나아지는 지 궁금하신 분
이런 분들은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관심있으시면 1편부터 읽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상담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남편갱생프로젝트에서 쓰고자 했던 얘기는 이미 다 썼고 
또 이제부터는 인생을 바꾸는 내면성장과 관련하여 정말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얘기들을 정리해서 하고자 하기에 내용이 내용인 만큼 말투를 바꾸어 진지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오늘의 주제는 ‘상담’ 입니다.
요즘에는 상담과 마음치료 관련된 주제들이 많이 보편화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의 정신건강 문제는 초기 단계로 보여집니다.
그만큼 인식이 좀 나아졌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죠

우울과 불안으로 힘들어서 상담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도 전혀 정보가 없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또 어쩌다가 한 두군 데 알아 봤어도 상담 가격이 일반 병원비 보다는 훨씬 비싸다 보니 이렇게 돈만 쓰고 효과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생각만 하다 마신 분들 정말 많으실 거예요

저는 글의 내용상 부부문제로 상담을 찾았지만 사실 그 전에 원가족 문제로 이미 상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부부상담에서 찾은 상담센터는 제 인생의 3번째 상담센터였죠. 
어쩌면 그 경험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좀더 빠르게 상담으로 해결책을 찾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거의 15년 전 입니다- 더더욱 상담센터도 찾기 힘들고 가격도 워낙 비쌀 때였어요.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물가는 오히려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센터가 많이 생기며 가격은 오히려 그때보다 낮아진 것 같네요)

아마 남편갱생프로젝트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도 상담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이 안 오신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글에는 제 경험을 토대로 상담선생님과 상담센터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그리고 상담상 시작할 때 알고 있으면 좋은 게 어떤 것인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상담 선생님 및 상담센터
상담을 받기로 마음 먹었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담센터에서 어떤 선생님께 상담을 받을 것인가 하는 것 일겁니다.
상담 선생님의 선택은 분명 아주 중요합니다.

상담은 사람 대 사람간의 소통이기에 의료와 달라서 치유의 길이 하나로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이론을 사용하더라도 선생님마다 온도도, 접근방식도 모두 달라요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상담센터와 상담 선생님을 찾을 때에는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저에게 제 상담선생님을 여쭤보신 분들이 계셨는데 저는 본인의 상담선생님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 주는 것이 그 예비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제 상담선생님을 직접 알려드리는 것은 배제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담자-내담자 에게도 궁합이 있습니다. 
제게 잘 맞은 선생님이 다른 내담자 에게도 꼭 잘 맞지는 않습니다.  
이건 제가 제 주변 몇 사람에게 선생님을 소개시켜 준 경험으로 얻은 결론 이예요.  
제가 이 상담에서 이만큼의 성취를 얻은 건 실력 있는 선생님을 잘 만난 것도 있지만 그 외의 여러 조건들이 맞은 부분도 작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나와의 궁합,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었던 절실한 상황 및 내가 직접 찾고 확인한 마지막 동아줄이라는 희망)

- 타인을 통해 쉽게 얻은 길은 쉽게 버리게 됩니다. 
상담이라는 건 생각보다 쉬운 길이 아닙니다. 
흔히들 상담 하면 내가 힘든걸 얘기하면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하는 이미지를 생각하시는데 그건 정말 일부에 불과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꺼내기 싫은 기억,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숨겨둔 감정과 마주해야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씀 드리자면 심하게 곪아 터진 곳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칼로 째서 고름을 빼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심리 치료에는 마취 같은 것도 없습니다.  
치료할 때 그 고통을 오롯이 다 느껴야 해요. (어떨 때에는 마치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고통이 생생하기도 해요. 이 감정을 어떻게 잊고 살았지 싶을 정도로요)

빨리 나아지고 싶어서 상담에 가 놓고도 막상 치유의 순간의 고통이 두려워 도망치기 굉장히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담을 충분한 고민과 결심 없이 타인의 소개로 ‘저 선생님한테 상담만 받으면 다 좋아질 거야’ 라는 마음으로 가면 100% 튕겨져 나옵니다. 
튕겨져 나오기만 하면 괜찮은데 그 한번의 경험으로 ‘상담 별거 없어’ 라던지 ‘상담 해봐야 나는 치료해주지 못해’ 같은 더 강한 방어기제로 이용될 수 있어요. 

상담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굉장히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 일이예요.  한번 좌절되면 두번째로 다시 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렇기에 상담 선생님을 찾을 때에는 반드시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쉽게 튕겨져 나올 확률이 적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고 길을 찾는 것과 타인의 도움으로 자신의 인생을 나아지게 하려는 것의 차이입니다.  

내면치유에는 ‘스스로’ 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며, ‘스스로’ 서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길을 찾고 가야 합니다. 
타인의 도움으로 갈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어요.  
상담선생님도 곁을 지켜주실 뿐 도와주시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느냐 하면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상담센터의 위치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막상 상담 시작하면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듭니다.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상담을 꼬박 꼬박 가야지만 나아질 수 있어요. 
그렇기에 상담센터의 위치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센터가 너무 멀면 허들이 높아져서 중간에 빠지게 되거나 그만두게 되기 훨씬 쉬워지거든요.
아무리 잘 하는 선생님이어도 가는데 한 시간씩 걸린다면 더 가까운 괜찮은 곳은 없는지 고려해 봐야 합니다.

- 상담 선생님 / 센터의 분위기
제가 상담 선생님을 아주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선생님마다 센터마다 저마다의 분위기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내담자에 대한 애정의 유무였어요
분명 흠잡을 데 없이 상담을 이끌어 주시며 나긋나긋하게 대해주셨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냥 ‘전문가’구나 하는 느낌이 나는 선생님도 계셨고
지금 선생님과 처음 했던 선생님은 분명 상담자의 선을 지키고 계심에도 뭔가 따뜻한 내담자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어요

직업으로 상담사를 하시는 분과 사명으로 상담자를 하시는 분은 내담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확연하게 다릅니다.  
상담에서 얻고자 하는 게 새로운 친밀한 관계에 대한 연습이라는 틀에서 보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상담선생님을 알아 보실 때에는 전화 하면서 센터의 분위기를 보고 또 가능하면 예약할 때 상담선생님과 상담 진행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고 말씀하세요. 
시간이 되신다면 직접 방문하셔서 센터의 분위기를 살피는 것도 좋습니다.
한번 상담을 시작하게 되면 짧아도 몇 개월, 길면 몇 년까지 상담 받으셔야 해요. 
그런 상담 선생님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이만큼 공을 들이셔야 상담을 성공할 확률이 높아져요.  
여러 곳을 충분히 탐색해 보시고 느낌이 오는 곳으로 선택하세요 (당신의 무의식은 당신과 맞는 선생님을 찾았을 때 신호를 보낼 거예요)

- 상담 선생님의 경력, 자격
당연한 얘기지만 상담 선생님도 모두 각자의 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상담은 내담자를 직접 마주하며 치료하는 일이기 때문에 경험이 정말 중요해요. 
가능하면 경험이 적거나 온라인으로도 쉽게 받을 수 있는 민간 상담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 보다는 경험이 풍부하고 심리학 관련 학위가 있는 국가공인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을 선택하세요 
(금전적 문제로 정부 지원, 학생 실습 상담 같은 무료 상담을 가야 하는 경우는 가셔도 되요.  안 받으시는 것 보다는 받으시는 게 낫습니다. 그렇게 사정에 맞게 받으시다가 기회가 되셨을 때 질 높은 유료 상담을 받으시면 되요)

부득이 하게 경험이 적은 선생님을 선택해야 할 경우 최소 슈퍼비전 (상담 내용에 대해 상담자가 더 경험 많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을 받고 계시는지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 협회 및 센터
그래도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시겠거든 믿을만한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선생님 중 가까운 곳으로 시작해 보세요
한국 상담심리 학회 http://krcpa-counsel.miraeinfo.kr/service.asp한국 가족상담 협회 http://www.kafc.or.kr/한국 가족상담 센터 (부부상담, 가족상담) http://www.familykorea.org/


2. 상담 비용
비용은 상담센터 마다 천차만별 입니다.  
무료에서부터 회당 20만원까지 들어봤어요.
꼭 무료라고 아무 효과 없고 20만원이라고 10만원 보다 2배로 효과 있는건 아닙니다.

위에 말씀드렸다 시피 상담사와 나와의 궁합도 굉장히 중요하고 나의 의지도 정말 중요합니다.
회당 20만원짜리 유명 교수님급이어도 의지가 없는 내담자의 의지를 만들어내서 치유할 수는 없어요 (이런 분도 계세요. 상담에 가셔서 팔짱 끼고 내가 돈을 냈으니 어디 네가 나를 한번 고쳐봐라 이런 마음 가지신 분이요)

중요한 건 내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닐 수 있을만한, 금전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나에게 딱 맞는 상담 선생님을 찾는 거예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상담 비용이나 시간을 그때 그때 지불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보다는 처음부터 예산과 시간을 정해 놓고 (예산 3백만원, 기간 1년 등) 시작하시는 게 훨씬 마음 편하고 상담에 드는 비용이나 시간이 상담 중간에 상담을 그만두게 하는 방어기제로 활용될 확률도 줄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예산을 1천만원을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1년 벌면 천 만원 버는데 그 1년 번 천 만원으로 뒤의 몇십년의 인생이 바뀌는걸요
저는 상담비용을 ‘마음성형비용’ 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시다시피 몸이나 얼굴 몇 군데를 인생을 바꿀 정도로 뜯어 고치려면 최소 몇 백 들어요
몸이나 얼굴은 그걸 고친다고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자존감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바뀌면 얼굴과 상관없이 자존감이 생기고 행복해져요 
(상담으로 인한 변화는 추후에 따로 글 쓰려고 생각 중이지만 잠깐 미리 알려드리자면 마음이 예뻐지면 얼굴도 예뻐지고 매력도 커져요.  상담으로 변한 후에 주변에 새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저를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는걸 보고 저도 놀랐거든요. 그 전엔 관심 받거나 사랑 받지 못했었어요)


3. 상담 기간
돈도 돈이지만 아무래도 상담 기간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상담 기간은 단기는 몇 달에서 장기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부부상담으로 시작해서 3년이 된 지금까지 쭉 받고 있어요.  
이미 1년 반쯤 전부터 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상담 기간은 상담자가 정하기도 하고 내담자가 정하기도 합니다.
내담자가 정하는 경우는 금전적이나 기타 다른 사유로 인해서 장기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이렇게 자신의 사정상 장기로 받기 힘든 경우는 처음부터 상담선생님과 상의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간에 맞는 상담을 받는 게 좋아요

상담자가 정하는 경우는 상담사분이 활용하는 치유 방법 자체가 기간이 정해져 있던가 
혹은 상담 선생님이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치유하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선생님 쪽에서 먼저 종결을 이야기 하시기도 해요

어느 쪽이던 자신에게 맞는 방향이면 되겠지만 제 경험으로 말씀 드리자면 상담에 어떤 특정한 목표가 있는 경우 (배우자와의 관계 개선, 대인 공포증 치유 등) 그 목표를 달성하는 기간만큼만 단기로 받으셔도 괜찮아요

그런데 깊은 우울, 자살 충동,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 등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아프고 생활이 힘든 경우는 무조건 장기로 받으셔야 해요
2-30년 넘게 힘들고 아프게 살아온 세월이 쌓여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모두 파헤치고 깊은 상처까지 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해요. 
이런 경우에는 꼭 장기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세요

그리고 장기로 받으실 분은 비용을 조금 감안 하시더라도 경험이 많은 선생님께 가세요
장기로 진행하시면 내면에 쌓인 많은 것들이 ‘상담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경험이 부족하신 선생님은 이런 부분에서 내담자를 이끄는 방식이 서투실 수 있어요.


4. 상담 이론
상담사 마다 활용하는 상담 이론이 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내담자 입장에서 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내가 받을 상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 되는지 알아 두는 것은 상담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 선생님이 어떤 이력을 가지셨는지, 어떤 상담 이론을 활용하시는지는 대부분 홈페이지에 나와있으니 홈페이지를 잘 참고하세요)

제 글에서 아셨겠지만 저는 정신분석을 접목하셔 상담해 주시는 분을 만났어요. (나중에 여쭤보니 정식 정신분석 상담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정식으로 하려면 일주일에 3번 이상 카우치에 누워서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저한테 정말 좋았던 점은 제 스스로가 이미 프로이트를 알고 무의식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궁금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상담 초반에는 튀어 올라오는 방어기제들을 호기심으로 누르고 상담을 갔었고 그렇게 상담이 괘도에 올랐으니까요

그 전 상담에서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였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잘 맞지 않았지만 엄마와 함께 받는 가족상담으로써는 짧은 기간 내에도 효과가 좋았어요 
처음 받았던 상담은 인지행동치료였는데 이때는 사정상 길게 받을 수가 없어서 효과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이 분명한 ‘학대’고 내가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어 이후 인생에서의 제 선택을 바꾸게 한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저걸 인지하고 바로 바뀐 건 아니었지만 이후 인생에서 선택지가 생길 때마다 저도 모르게 ‘독립’, ‘나 자신 찾기’, ‘엄마에게서 멀어지기’를 선택했거든요)


5. 상담 시 알고 있어야 할 것들
이렇게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상담을 시작했더라도 상담을 시작한 것 만으로 바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상담을 시작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선생님이 금방 낫게 해줄거라고 기대하고 가시면 안되요
그렇게 가시면 초반에 실망하고 좌절하셔서 그만두실 확률이 높아요

- 상담에 가면 상담사는 생각보다 대단한 얘기를 해주시지 않습니다.
상담을 가서 이야기를 나누면 원래 이런가? 돈 낸게 아까운데? 싶을 정도로 나 혼자 떠드는 시간이 90% 선생님이 얘기해 주시는 시간이 10~20% 정도 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얘기해 주시는 시간 중 7~8%는 내 이야기에 대한 동의 내지 공감이예요때로는 나혼자만 떠들다가 나올 때도 생깁니다.
(남편갱생 프로젝트에 나온 상담 선생님과의 이야기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상담 한 내용을 제가 이해하여 쓴 것이라는걸 아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간들은 절대로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닌걸 알고 계셔야 해요
이런 시간들이 쌓여야지만 정말 중요한 이슈들을 꺼내놓고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혼자 떠드는 시간들은 그 중요한 이슈를 꺼내놓기 위한 길을 닦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상담선생님은 내담자를 태우고 편하게 좋은길로 내려주는 버스가 아니라 등불지기에 가깝습니다. 
선생님은 길만 비춰줘요. 
가야 하는건 내담자의 몫이예요

- 상담자는 엄마처럼 포근하게 모든걸 받아 주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생각보다 많은 내담자들이 좌절하고 상담자에게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힘들게 상담 선생님을 찾아가면 상담 선생님은 나의 모든 것을 품어주고 이해해줄 거라는 환상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상담 선생님은 내담자의 상처와 아픔에는 공감해 주시지만 내담자의 왜곡된 내면까지 모두 오냐오냐 받아 주시지는 않습니다.
내담자의 생각이 잘못된 방향일 때에는 그것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 주십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생각의 방향에 대해서 지적 할 때에 내담자는 화가 나겠지만 그 감정을 이겨내고 어째서 그렇게 얘기하시는지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치유가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할 누군가가 존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것이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유아기적인 환상이라는걸 인지 하셔야 합니다. 
현실 속의 진짜 좋은 엄마,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까지 끌어 안고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잘못되면 바로잡으려고 훈육 하되 그 훈육은 사랑 안에 포함되어 있어요
선생님이 내담자에게 해주시는 건 바로 그런 정말 제대로 된 사랑을 가진 엄마의 모습입니다.

- 감정은 치유를 위하여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나 자신 입니다
치유에는 단계가 있는데 인지는 가장 얕은 단계의 치유입니다.
인지 하는 것 만으로도 나아지는 상처도 있지만 대부분의 깊은 상처는 인지 만으로는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 상처와 연관되어 있는 감정을 끌어올려 다시 직면하고 그 당시에 느끼지 못했던 억눌린 감정을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 마음 속에서 썩어가던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후련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마음속의 썩어가는 감정들을 치워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오염되지 않은 진정한 자신을 찾고 변한 자신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보통 “내 문제를 아는데도 나아지지 않아요” 라는 경우는 ‘인지’의 단계까지만 가고 ‘감정 직면’의 단계에 가지 못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상담이 필요해요.  스스로는 ‘감정 직면’에 가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자기가 꺼내기 싫어 숨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은 숨겨 놓은 곳을 찾기 어려워요.  내가 숨겨서 어디다 숨겨놓았는지 내가 아는데 왜 못 찾냐고요? 내가 알고 있으니까 거기만 빼고 찾아요)

상담에 갔다고 모든 것이 알아서 치유되지 않아요.  
감정을 계속 감춰두고 상담을 가면 그만큼 치유가 늦어질 뿐 이예요. 
스스로 애써서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끌어 내셔야 해요

- 선생님과의 신뢰와 친밀감 형성
어린 시절의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어떤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 할거라는 생각에 두려워 감정을 꺼내기 어렵거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상담 선생님과의 신뢰와 친밀감 형성을 쌓아가셔야 합니다.
사실 내면상처의 만병통치약은 ‘사람’이예요
사람과 신뢰감 있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만으로 찾기 어려웠던 깊은 상처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그 상처들의 대부분은 본능적으로 가장 믿고 사랑했어야 했던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들과 불신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정말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자신을 믿어주고 이해해준 사람 한 사람만 있으면 불행을 털고 올바르게 자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꼭 부모가 아니어도 됩니다. 형제 자매, 선생님, 동네 아저씨 등, 누구나 그 역할이 될 수 있고 또 그런 믿음을 주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어릴수록 한 두 마디 말 만으로도 아이에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어요)

결국 불행과 우울 / 행복과 기쁨 사이를 나누는 건 ‘희망’입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세상에 있다는 것. 한 사람이 있으면 두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요
‘세상사람 모두 나를 이해할 수 없다’와 ‘세상사람들 중 적어도 누구는 나를 이해한다’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전자에는 희망이 없고 후자에는 희망이 있어요

우리는 이제 성인이기에 그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상담에 가셔서 선생님과 그 관계를 연습하세요
이만큼도 괜찮을까? 이만큼 가도 날 안 싫어하시나?
끊임없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세요
그렇게 관계에 대한 영역을 넓혀 가시다 보면 어느새 그 넓어진 영역 안에 다른 사람들도 들어 옵니다. 
(여기까지 오시면 그 전에 가지고 있던 관계들이 사실 얼마나 불안한 관계들 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내가 안심할 수 있는 그 좁디 좁은 영역 밖의 관계들이지만 불안을 숨기려고 아닌 척 한 관계 들이지요.. 넓어진 영역으로 새로 들어오는 관계는 느리고 서투르더라도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됩니다.  나랑 안 맞는 사람은 자를 수도 있게 되요)

그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넓어지며 상담선생님 말고도 새롭고 친밀한 관계를 쌓아가는 경험을 충분히 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람에 대한 불신, 나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 이렇게 나를 믿어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못난 사람일 리 없잖아?” 라는 자신감이 생겨요

그 때가 되면 나에 대한 스스로의 자신감을 가지고 ‘내 부모가 나를 어떻게 대했는가’를 다시 평가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상처 회복뿐 만이 아니라 가지고 계신 원래의 능력을 성장시키는 단계라고 보셔야 해요

- 방어기제를 조심하세요
그렇게 간절히 바래서 상담을 가놓고 막상 상담에 가면 
불쾌하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거나 하면서 상담 선생님이 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거나, 혹은 비싸다거나 시간이 없다거나 배우자가 안 좋아한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담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며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확률이 정말 아주 아주 높습니다.

상담을 하면서는 이런 마음을 굉장히 조심해야 해요
이것은 상담이 진행되면서 자신이 숨겨놓았던 감정을 꺼내는 것에 대한 방어기제로 나타나는 현상들 이거든요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한 게 나아지고 싶으면서도 나아지고 싶지 않아요
우리의 뇌는 익숙한걸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학대와 자학과 불행의 길이었다면, 그 걷는 길이 가시밭 길이어서 너무 아프고 괴로움에도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꽃 길로 인도해줘도 어느 새인가 뭐에 홀린 것 마냥 다시 원래 걷던 가시밭길로 돌아가서 걷습니다.  
익숙한 향수를 느끼면서요.

꽃 길이라고 해도 그럴진대 하물며 여러 장애물을 헤쳐나가야 하는 길이면 오죽하겠어요
그 길이 양지 바른 꽃밭으로 가는 길이 100% 확실함에도, 
그 장애물들에게서 오는 고통은 가시밭길에서 오는 고통보다 굵지만 훨씬 짧을 지라도 
가시밭길에 익숙한 사람들은 정말 매 순간 익숙한 가시밭길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겪습니다.

하지만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이건 자신이 나약하거나 못나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냥 우리 뇌가 그렇게 생긴 거예요
그러니 이렇게 방어기제가 올 때마다 정신 단단히 붙들고 버텨 내세요
그걸 버텨 내셔야만 양지 바른 꽃밭에 도달하실 수 있어요
우리의 뇌가 양지 바른 꽃밭에 익숙해지기 까지 버텨 내셔야 해요
그때까지 잘 버텨 내시면 그때부터는 서서히 자신에게 익숙한 곳이 가시밭길이 아닌 양지 바른 꽃 길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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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담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여기까지 입니다.
어때요.  너무 길었나요? ㅎㅎ
상담 초급자를 위한 글이었는데도 쓰다 보니 이만큼 이네요
다음 글은 내담자의 입장에서 경험하는 내면 성장에 대해서 쓸 예정입니다 (상담 받으면 뭐가 어떻게 좋아지는지 알려 드리려고요^^)
아무래도 글 내용상 그저 있었던 일을 기록한 남편갱생프로젝트 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도 늦어도 2주가 넘지 않도록 글을 하나씩 올리려고 하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오셔서 새 글이 있나 체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추천과 댓글은 언제든 힘이 되요글을 읽으시는 분과 다르게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추천이나 댓글이 없으면 독자의 반응을 전혀 알 수가 없어요추천과 댓글이 적으면 글 쓸 기운이 사라져요 ㅜㅜ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이나 댓글로 제게 도움이 됐다고 알려 주세요
* 질문은 글 연재랑 상관 없이 계속 받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로 달아주세요 댓글 다 읽고 있어요 (질문에 따라 대댓글로 답글 드리기도 합니다.  사연은 답변드리기 어려우니 사연 보다는 질문을 주세요)
* 남편갱생프로젝트 내용에 대한 출판을 고민중에 있습니다.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신 분은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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