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저는 올해 31, 남자친구는 34이에요
저랑 남자친구 둘다 첫 연애였고 남자친구는 주변에서 사랑꾼이라고 할만큼 좋아해주고 이뻐해줬어요
5년 동안 제가 무엇을 하든지 간에 한결같이 사랑해줬어요 아직까지도 저를 보면 설렌데요
술담배도 하지 않고 항상 제가 1순위여서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저랑 있는게 더 재밌다는 사람이에요
핸드폰 프로필은 온통 다 저로 도배되어있고, 기념일 아닌 날에도 만나는 날이면 제가 생각났다며 산타처럼 꽃, 선물을 주었어요
제가 좋아하는거라면 본인이 싫은 것도 맞춰주려고 하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저에게 남자친구는 제가 무얼해도 저를 좋아해주고 그래도 되는 사람이 되어버린게 문제였어요
그러면서 제가 선을 넘게 되었고, 존중이라는게 사라지게 되었어요 언제부터인가 만나서 헤어질때까지 오빠는 귀엽다 너무 이쁘다 보고싶었다...이런 말만 하는데 저는 그런 오빠에게 만나서 헤어질때까지 트집만 잡다가 데이트가 끝나는 거에요
이것도 오빠가 하루는 저한테 나는 너의 장점만 말하는데 왜 너는 나의 단점만 말을 하냐고 해서 저도 저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어요
제가 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소위 갑질을 하고 있더라고요...오빠에게도 내가 이러는데도 좋은지 물어봤더니 오빠 눈에는 너무 귀엽데요
저도 이런 제가 너무 싫고 오빠를 존중하고싶어서 노력을 해봤지만 이미 선을 넘어버린 이상 마음과 관계가 다시 돌아오질 않더라고요...그러면서 점점 스킨십도 꺼려지게 되고 데이트를 숙제처럼 하게 되었어요
친구와의 약속이 잡히면 친구를 먼저 보고 남은 주말을 오빠를 만나곤 했어요
오빠는 저와의 결혼을 꿈꾸고 결혼적령기가 되었는데 저는 오빠에 대한 확신이 안생겨요...
결혼은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미 존경도 존중도 하지 않게 되어버렸어요...처음 제가 오빠를 좋아하게 된건 오빠의 리더십과 자신감 있는 모습이 저에게는 없는 모습이라 좋아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지치고 치이고 집에오면 쉬기 바빠져서 자기개발이나 취미활동은 온데간데 없고 히키코모리처럼 친구도 만나지 않고 웹소설과 예능을 보거나 저를 만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살도 찌게 되었고 안주하는 모습에 점점 실망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친구들도 귀찮아서 만나지 않으면서 제가 오히려 친구 좀 만나라고 할 정도였구요 그리고 서로 고집이 있는 편이라 한번 싸우면 서로 소리 지르면서까지 싸우기도 했어요...
처음엔 싸우다가 제가 분해서 많이 울었는데 나중에는 눈물도 안나더라고요... 주로 제가 오빠의 직장 학교 지역 등에 대한 자부심을 건드렸을 때에 자주 싸웠어요
최근에는 제가 선을 넘으면서 예전에는 봐줬던 부분을 오빠가 봐주지 않으려다 보니 싸운 부분이 많았고요
저는 부족하지 않게 자라온 중산층 가정환경이라 결혼할때 부모님이 어느정도 도와주실 수 있어요 저도 모은 돈이 어느정도 있고요
그런데 반해 오빠는 부모님이 노후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결혼 후에도 도와드려야하고 결혼할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모은 돈도 제가 오빠보다는 많이 모았고요
저희 부모님은 결혼은 반대를 하고 있어요...오빠가 큰 욕심이 없고 현재에 만족하며 여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활력이 없어보인다고요 그리고 경제적인것도 무시할 수 없고요
같이 여러번 커플끼리 여행도 갔던 친구들도 결혼은 현실이고 오빠가 저를 사랑해주는 마음은 알겠고 이런 사람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지만 오빠네 가부장적인 집안환경(제사, 아들, 경제권) 등으로 빨리 놓아주라고 하네요...
최근에 진지하게 제가 먼저 얘기를 꺼내봤어요...결혼적령기인 오빠를 계속 붙잡아 둘 수가 없겠어서 이제는 결정을 해야겠다 싶었어요...오빠는 아직도 너무 설레고 좋고 결혼도 너무 하고싶은데 본인도 본인의 상황때문에 당장은 결혼이 힘들어서 2-3년 후에 하려고 생각 중이었데요...
근데 2-3년 후에도 제가 원하는 수준을 맞출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데요
무엇보다도 오빠도 제가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느끼고 있었지만 몇년째 서로 묵인하고 있었거든요...저보고 자기가 남자로 보이긴 하냐고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자기가 아무리 좋아해도 소용 없는 것 같으니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자고 하더라고요...다 빼고 좋아하는 감정만 놓고 잘 생각해보고요..5년이라는 시간때문에 놓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도요
본인은 답이 똑같이 정해져있어서 더이상 고민할건 없으니 저에게 답을 달래요...이렇게 2주가 흘렀는데 너무 슬프고 눈물만 나네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놓질 못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