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이신 분들, 모두 부모님과 친구처럼 지내시나요?
하쿠나마타타
|2021.06.11 01:14
조회 27,331 |추천 82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30대 사람입니다.다름이아니고 예전부터 안고 있던 문제때문에 답답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몇글자 적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일단 저는 밤낮없이 일하는 프리랜서이고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 혼자 저를 키우셨어요.이혼하시기 전에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리 돈독한 건 아니었어서 어머니와 단둘이 지내는 거에 크게 어렵거나 심적으로 불안하지 않았어요.
단둘이 지내다, 어머니는 저와 또래인 남자아이와 함께 지내시는 아저씨와 결혼하게 되셨고그렇게 네식구가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이때가 아마 초등 고학년때였을거예요.
어머니는 새아버지 아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셨습니다. 아비 없는 것보다 어미 없는 자리가 더 컸을거라며 매번 저에게 양보하라고 하셨어요.항상 양보해야 가정의 평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하셨고 가끔 저에게 새아버지에게 애교도 부리라는 제촉도 받았었습니다. 아마 살갑게 대하라는 뜻이셨겠죠.제 삶에서 아버지 자리는 매번 부재였기 때문에 친아버지도 아니고 낯선 새아버지에게 애교 부린다는행위는 저에겐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참고 어머니 말씀 따랐지만사춘기가 다가오면서 새아버지를 더 멀리했고, 그럴수록 어머니는 아들에게 더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엄마의 관심이 필요했던 시기에 어머니는 가정의 평화를 중시하시면서 저를 내치셨고, 전 이런 삶이 성인이 될 때까지 쭉 이어졌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들 바라보면 엄마와 단둘이 놀러 가거나, 하다못해 카페 가서 수다 타임을 갖는 게너무 부러웠죠. 그치만 성장하면 할수록 어머니 부재의 자리는 익숙해져 갔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이 삶이 익숙합니다. 삶에 있어 엄마와 상의를 한다는 것, 엄마와 데이트를 한다는 것, 이것이 저에게는 어색한 행위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제가 성인이 되고 몇년이 되지 않아 이혼하셨어요.그 이후부터 어머니는 저에게 의지를 많이 하시고 저를 많이 찾으시고 저에게 많이 다가오셨습니다.저도 다시 혼자가 되신 어머니가 안쓰러워 곁에 있기는 했지만 제가 다가가거나 살갑게 대하지는 못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이 바쁜 탓고 있고 집에서 엄마와 같이 겸상을 하거나 놀러 가거나 그렇다고 같이 티비를 보면서 대화를 하는 일은 정말 극히 드뭅니다. 저도 엄마께 부드럽게 대해야지,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잘 되지 않아요.. 같은 집에 있지만 두 살림이 있는 기분입니다.
어머니가 술을 잔뜩 드시는 날에는 하소연으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친구들이 나에게 딸이 있어서 좋지 않냐고 물어본다. 딸은 아들과는 달리 친구처럼 대해주고연인처럼 대해주고 또 좋은 곳 있으면 같이 놀러도 다녀주고 하지 않냐 라고 한다. 그치만 딸은 너무 차갑다. 엄마에게 좀 더 살갑게 해주면 안되겠냐." 그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키운 건 엄마다.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게 잘 안된다.내가 필요할 땐 엄마는 날 내쳤으면서 어떻게 이제와서 내가 엄마를 친구처럼 대하길 원하냐.왜 자꾸 엄마 입장에서만 생각하느냐." 하고 반박합니다..
저도 제가 나쁜 거 알아요. 바른 성인이 되었다면 생각머리 고쳐먹고 잘 해야된다는 거 아는데,왜이렇게 삐딱하게만 행동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때문에 심리상담도 다녀봤는데 (너무 비싸서 오래는 못다녔어요)그때 상담선생님께선 /엄마를 미워해도 된다. 왜 자꾸 좋은 방향으로만 감싸서 더 감정을 힘들게 하냐/ 라고는하셨는데, 매번 엄마와 저는 이런 문제의 골로 몇개월에 한번씩은 감정이 확 상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성인 분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계신가요?제 주변엔 정말 부모님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들 밖에 없어서 제가 바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쓴소리도 좋으니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