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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육아 콤보에 공감능력 제로 남편과 사는 내 이야기.

ㅇㅇ |2021.12.22 11:26
조회 1,953 |추천 12
편의상 짧은 말로 쓰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맞벌이 n년차.
아이낳고 육휴 후 복직해서 어느 덧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가사 분담 비율은 6:4 정도로 내가 6이지만 그나마 그 4도 나의 잔소리+닥달이 부가되어야 겨우 유지 될 수 있다.

아이 낳고 지금까지 아이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95%에 해당하는 일 들은 오롯이 내 몫이다.
5%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이냐, 기본적인 애 밥먹이기, 씻기기, 옷갈아입히기 등등 최소한의 손이 가는 일들. 그마저도 전담은 아니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나눠서 함.
연령별로 내가 무슨 짓거리(?)들을 했는지 나열해 보겠다.

1세~2세: 1. 기본적인 기저귀,물티슈,분유 등 떨어지지 않게 주문해놓기. 2. 발달에 맞는 장난감, 책 등 맘카페, 검색 뒤지고 뒤져 내가 주문. 3. 계절에 맞는 옷 사기. 4. 이유식=내몫.
그 외에도 많은 육아 관련 일들이 내 차지였다.
이때는 육휴였고 내 손이 더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 그래, 그랬다.

2세-7세: 어린이집+유치원 등원시작과 나의 복직이 콜라보 되면서 대환장파티,헬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1. 등하원: 이 시기 등하원은 부부가 같이 했지만 역시나 내가 담당했던 날이 훨씬 많았다.
2. 어린이집 알림장 체크 해서 준비물 챙기기.
3. 퇴근 후 유아식 만들기, 아침밥 미리 준비해 놓기.
5. 등원준비 시키기
4. 아이 성장시기에 따라, 계절에 따라 맞는 옷, 신발, 기타등등 의복 구매. 구매만 하면 끝이게? 계절에 맞게 옷장정리도 해야지.
5. 남편 주말 출근 있는 날이면 애 데리고 밖으로 돌아치기. 놀아주기.
6. 야근+회식 겹치면 친정에 sos 해서 일정 어레인지 하기.
7. 선생님들과의 소통도 내 몫.
8. 소풍간다? 도시락 싸야지. 병설유치원 방학은 학교가 같이 방학이라 점심을 안주기 때문에 겨울의 경우 약 두달치 점심과 간식을 싸야한다.
9. 사회생활에 바쁘신 남편은 회식도 잦기 때문에 퇴근 후 오로지 내가 케어하는 날이 한달 워킹데이 20일 중 10일은 내 몫.
10. 어린이집, 유치원 친구 관계 신경쓰기.
11. 아파서 등원 불가 한날, 맡길 곳 어레인지 하기.
12. 연령발달에 맞는 놀이, 교육 등 신경쓰기.
일과 병행하면서 애는 애대로 불쌍, 나도 불쌍. 때려칠까를 수없이 고민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버티고 버텨 이 순간까지 왔다. 나 새끼 대단하다.

대망의 초등학교 입학: 이미 육휴를 사용했기 때문에 1학년 때육휴를 사용할 수 없어 돌봄+학원 콜라보를 이용해야한다.
아, 학원 알아보고 시간별 어레인지 누가함? 내가 함.^^^^
중간중간 학원연결 신경쓰면서 챙기는 일이 추가되고 나머지는 위의 어린이집, 유치원 단계에서 했던 일을 고대로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작년 올해는 코로나라는 대역병이 창궐하지 않았겠음? 그때의 내 역할은 뭐 더 말 안해도 넷플릭스 인건 말하기도 입아프지.

사실 거의 육아의 주가 나긴 하지만 남편도 나름 자기 위치에서 노력을 안하려고 했던 건 아니였다. 연차내고 아이랑 둘이 놀러도 다니고 아빠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은 하려고 노력했지만 단순히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하는 일 외에 저 위에 써놓은 일 들같은 것에 대해선 어련히 내가 신경쓰겠거니 하고 방치, 관심이 미미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제 초등학생이 되면서 어릴 때 처럼 멘탈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던 적은 많이 없었기에 아이 어렸을 때 생겼던 갈등이나 싸움은 조금 잦아들었고(나의 체념하에) 아직 육아는 엄마의 손이 더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에서 남편과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전가하기도 하면서 그냥 무뎌진채로 흘러흘러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렇게 나의 희생으로 가정의 평화가 지속되다 어제 오랜만에 옛날 감정을 느끼게 했던 남편의 태도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곧 아이 겨울방학인데 이번엔 돌봄이 탈락하여 학원특강, 시터 등 여러 상황으로 고려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당장 2주 뒤 방학인데 남편? 애 방학이 언젠지, 어떻게 할려는지 생각이 1도 없어 보였고 나는 이리저리 학원 특강 알아보고 중간에 잠시 비는 시간은 cctv두고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도 생겨버렸다. ㅠㅠㅠㅠ 얼추 스케줄을 짜놨으나 일말의 고민도 없이 퇴근 후 너무나 평온하게 쇼파 지정석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 남편한테 일부러 아무것도 준비 안된 척 말을 걸어본다.

- 좀 있음 방학인데 어떻게 할지 생각해봤어?
- 엊그제 엄마(시어머니) 잠깐 만났는데 방학 때 조카들 와 있을 때 며칠 같이 와서 놀으래(시동생네도 맞벌이라 학원 방학땐 애들이 놀러옴)
-응 그래 며칠은 그러면 되지. 그러면 나머지는? 거의 두달인데?
- (말없음.. 여전히 핸드폰 게임중.)
- 나 말하잖아. 그리고 내가 얘기했지, 대화할때 핸드폰 하지 말라고. 그러다 진짜 방학내내 집에 혼자 있어야 할지도 몰라!!
- 다 듣고 있어.(여전히 눈, 손 핸드폰에) 그리고 혼자 있게 되면 어쩔 수 없지.. 이지랄함.
- 와 무슨 남의 애 얘기 하듯 하냐!!!
이 후로 짜증나서 더 이상 대화안함.

원래 공감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인간이다. 나는 이 코로나 대창궐 시대에 남들처럼 가정보육도 못하고 방학인데 학원 전전하고 그마저도 비는 시간엔 잠시 혼자집에 있어야 하는 것도 미안하고 마음 아파 죽겠는데 저렇게 남의 애 얘기 하듯이 아니 남의 애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한번쯤은 안쓰럽다, 안됐다 라는 반응이 나와야 정상아닌가?? 나는 그동안 비정상인간이랑 살고 있었던건가.

이러고도 뭐가 문젠지 아몰랑 하면서 아무일 없단 듯이 행동하길래 도대체 왜 이런건 나만 신경쓰는 거냐고, 왜 너는 항상 한 발뒤에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는 거냐고 왜 나만 발 동동 구르며 사는거냐고. 본인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으면 최소한 너의 의견을 따르며 같이 의논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 한참듣다 겨우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면 끝이다.
그게 얼마나 사람 돌아버리게 하는 줄 모르고. 그냥 여보 미안해. 내가 너무 신경을 못썼다. 하며 알아보는 척이라도 했음 그 노력이 가상해 실은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 라고 상의하고 정리되면 끝인데 회사에선 맨날 대단한 일은 지가 다하는 것처럼 떠들어 대면서 왜 집에서 만큼은 그게 안되는지.

좋겠다 너는. 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그걸 '노력' 한다고 생각해주는 이가 있고. 나는 아무리 이리뛰고 저리뛰어도 그게 그냥 당연한 내 일이라서 고생했다, 힘들지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자아실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이라는 거창한 이유고 나발이고 나는 그저 생계형 맞벌이라 그만 둘 수도 없는 이 상황에 이 외로운 길을 여기까지 혼자 걸어왔다는 생각에 그냥 내가 너무 안쓰럽고 아이 둘, 셋 낳아 집에서 사랑주며 키우고 싶었던 꿈은 그저 꿈일 뿐 현실은 이 생활을 도저히 반복 할 자신도 없고 같이 있어주지 못해 안타깝고 안쓰러운 아이를 또 만들 수 없어 한명의 아이 가지고도 이렇게 아둥바둥 하루하루 퀘스트 깨는 느낌으로 사는 나는 어디서 어떻게 위로를 받아야 하나.

퇴근하고 맥주라도 한잔 마시고 들어가고 싶지만 남편은 오늘도 약속이 있다고 한다.
근데 더 슬픈건 뭔지 알아? 남편이 약속이 없다한들 같이 맥주한잔 마실 수 있는 친구도, 동네 아줌마도 나는 없다.
추천수12
반대수0
베플ㅇㅇ|2021.12.22 21:39
아주 많은 한국남자들이 이러고있지 항상 여자만 전전긍긍임 맞벌이인데도 사소한 모든것부터 생필품주문등 육아까지 여자만 항상바쁨 바꾸려면 이혼불사하고 미친듯이 싸우거나 진짜 이혼뿐임 결혼후 맞벌이하는 여자는 무조건 손해임
베플ㅇㅇ|2021.12.22 13:38
크... 저와 비슷하게 살아가고 계시네요.. 너무 와닿아요... 오늘 아침에도 야간근무를 하고 온 남편이 자연스레 방으로 들어가서 눕길래..ㅎㅎ 난 출근준비 안하냐고... 나는 출근하면서 애들 아침챙기고 씻기고 학교,어린이집 갈준비 다하고 둘째도 픽업해서 데려가는데다 퇴근하고 집에오자마자 옷갈아입을새 없이 애들 저녁 준비하고 막내 픽업해서 오고 씻기고 공부시키고 재우는데까지 앉아있질 못하는게 일상인데 어떻게 넌 매번 퇴근하면 방으로 들어가냐고 소리지르고 왔어요..흐흐흐흐흐
베플미친|2021.12.22 12:00
님 아이크면 졸혼 하시고 그때부터 님 인생 즐기면서 살아요!!!저런 공감도 못하는 남의편땜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요..아이도 엄마와는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서 남의편 나이먹음 완전 소외느낄각!!! 같이 낳아놓고 남의애 키우는건지...그러니 요샌 비혼이 많지...살림╋독박육아╋맞벌이╋시댁...애키워 살림해 돈벌어 거기다 원치 않은 시댁꾸러미!! 한국결혼한 기혼여자들 대부분은 나라팔아 먹은듯..극소수만 시댁사랑 받고 남편 착하고 마누라 귀한줄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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