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앙이 자신의 서재로 그노인 아퀼트를 부른것은 한참이나 지나서였다.
"실비앙님"
실비앙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아퀼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마디만 묻지.. 류안은 ?"
그는 아퀼트를 일부러 쳐다보지 않은채 벽쪽을 응시하며 차갑게 말을 꺼냈다.
"같이 왔습니다."
"이...이놈이"
갑자기 실비앙은 아퀼트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멱살을 움켜쥐며 숨을 죄기 시작했다. 아퀼트는 실비앙
의 태도를 알고있었다는듯 저항을 해보이지 않았다.
그가 별 반응이 없자 실비앙은 곧 그를 풀어주었고 숨이 풀리자 아퀼트는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네 놈의 의도가 도대체 뭐냐 말이냐."
"실비앙님 흐흐흑"
아퀼트는 제자리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죽일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향해 미소짓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을 보고선 도저히....흐흐흑"
"널 믿은 내가 바보구나.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죽였어야 했는데.."
의자를 부여잡은 실비앙의 손이 또 떨리기 시작했다.
"그자는 깨어났느냐. 봉인이 풀렸느냐 말이다."
"아직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곧 풀리겠지요. 콜록콜록"
연신 기침을 해대이는 아퀼트는 기력이 다했는지 바닥에 쓰러졌다.
"멍청한 마법사. 죽음이 코앞에 닥쳤군"
'도대체 왜 내가 이걸 해주어야 하냐구..'
"움직이지마."
한시간째 류안은 벌을 쓰고 있었다. 그것도 온몸을 못 움직이는 끔찍한 벌....
"도대체 언제면 끝나나요?"
"아직 머리부분을 수정해야해. 왜 이렇게 네 머리는 꼬불꼬불하냐."
데르미온은 류안의 얼굴부분을 수정하고는 그녀의 머리부분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늘 데르미온의 미술
그리기 대상은 사물이 아닌 인물이었다.
"푸하하 근데 너 자세히 보니 진짜 못생겼다."
"뭐라구요?"
화가난 류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가 데르미온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다시 그자리에 앉았다.
"예의가 전혀없군. 실비앙이 보면 아주 실망하겠어"
"그분을 잘 아시나요?"
자신의 대부인 실비앙의 이름이 나오자 호기심이 가득한채로 물어보았다.
"너무나 잘알아서 네가 이해가 안돼. 그렇게 좋으신분에게 너같은 딸이 있다니"
"고마워요. 칭찬으로 듣죠"
"얼굴 각도가 틀렸어. 왼쪽으로 더 틀어"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려고 한숨을 푹 쉰 류안은 왼쪽으로 얼굴을 틀었다.
데르미온은 마지막으로 류안의 눈부분에서 멈추었다. 눈을 그리기 위해선 뚫어지게 쳐다보아야 하는
데 왠지 어려웠기 때문이였다.
"아직두 멀었나요?"
"급..급하게 굴지 말란말야. 조금 더 수정해야해."
류안의 눈을 보통사람들하고는 좀 달랐다. 붉은빛깔과 푸른빛깔이 동시에 어우러져 수정처럼 맑았으며
그 눈을 오래쳐다보고 있으면 무언가에 빠져드는 오묘한 무언가가 있었다.
데르미온의 얼굴이 잠시 붉어졌다 싶었는데 잠시후...
"으...으윽"
"또 엄살은"
류안은 또 장난이겠다 싶어 가만히 있다가 데르미온이 바닥에 쓰러지고 나서야 깜짝 놀라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 데르미온의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펄펄 나기 시작했다.
"저..저기요. 누구 없나요."
곧바로 류안의 소리에 몇사람의 하인이 들어왔고 그들은 신속하게 데르미온을 데리고 어딘가를 가버렸
다. 예전부터 그래왔는지는 몰라도 당황한표정들은 아니였다.
"류안이라고 했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드니 낮에 보았던 데르미온의 유모 아멜리아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네"
"도련님은 좀 쉬셔야한다. 그건 그렇구 나랑 함께 아래로 내려가자구나"
아멜리아는 온화한 미소를 짓더니 류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류안이 머뭇거리자
"아래층에 네 아버지가 기다리신다. 실비앙공이 말이다"
"네?"
류안은 놀라움으로 한층커진 눈을 떠보이고는 아멜리아의 내미는 손을 잡았다.
류안이 마지막으로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그분이
할아버지가 말씀해주신 실비앙대부인것 같았다.
"실비앙공 오랜만이군요."
아멜리아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아멜리아님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네. 이쁜 따님을 두셨더군요."
한순간 그의 펴정이 굳어졌다가 다시 밝아지는걸 류안은 보게 되었다.
"어릴때 몸이 안좋아서 외국에 잠깐 보냈었는데 이렇게 나아져 돌아오니 행복할 따름입니다. 류안?"
낯선남자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다가오자 류안또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류안 인사드립니다."
"이쁘게 컸구나. 어서 집으로 가자구나. 이 애비랑 할말이 많을꺼다. 아멜리아님"
실비앙은 류안의 어깨를 부여잡고는 곧바로 아멜리아에게 인사를 했다.
"다음에 찾아뵙지요. 그럼"
"조심해서 가십시오. 실비앙공"
실비앙과 류안이 곧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그의 안색은 확 변했다.
"감사합니다. 실비앙대부님.."
"앞으로 아버지라 부르거라."
얼음같이 차가운 말투였다.
"네...네?"
"그 노인이 널 어떻게 교육시켰는지는 몰라도 넌 앞으로 내 뜻을 절대 거역하지 못한다. 명심하거라"
"할아버지는 살아계시나요"
"지금 자신이 살아있는걸 가장 끔찍하게 생각할꺼다."
왠지 불안해져오는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류안은 차창밖 풍경들을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