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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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안 영화관. 인원 제한이 풀린 뒤 함께 시간을 보내러 온 커플들로 가득하다.
“예약 해 두길 잘했다.”
수연은 무인 발급기에서 표를 받아 성준에게 내밀었다.
“그러게 사람이 많네.”
“팝콘도 시켜야지. 이게 얼마만의 영화관이냐 너 무슨 맛 먹냐 난 카라멜!”
“영화는 니가 예매했으니까 이건 내가 낼게.”
아이처럼 좋아하며 주문대에 거의 매달려 팝콘과 콜라를 주문하는 수연.
“10분정도 기다렸다 들어가면 되겠당”
수연은 입안 가득 카라멜팝콘을 넣고 우물거렸다.
지국은 손으로 수연의 입술 옆에 묻은 조그만 팝콘 조각을 떼준다.
“우-웅”
입가를 정리하는 수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성준에게 묻는다.
“야 근데 너 이런 뻔한 액션 영화 봐도 괜찮냐? 고상하고 수준높은 예술영화가 너 취미잖아”
“괜찮아 가끔씩 숨도 쉬고 해야지. 이제 들어갈까?”
수연 앞장서는 지국의 옷 소매를 붙잡는다.
지국이 뒤돌아 보자 고개를 숙인 수연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어릴적 부터 이런일이 익숙했는지 무릎을 숙여 시선을 맞추는 지국.
마치 길거리에서 걸음을 멈춰선 아이와 달래는 아버지 같은 모습이다.
수연 그런 지국의 눈을 피해 땅바닥만 보고있다.
“누군가를 좋아해본적있어? 지국아? 진심으로”
“…”
“이렇게 아플수도 있나. 따끔거리네. 좋아하면 마냥 좋기만 했는데 어렸을땐.
한숨을 쉬는 수연.
“그 사람이 뭘하고 있나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건 아닌가 걱정되고 신경쓰여. 뭘 해도 그 사람만 생각난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지국
“대체 누군데…”
언제 그랬냐는 듯 수연 고개를 들자 씨익 웃고 있다.
“하하 신경 쓰지마 나 잘 알잖아. 이러다 말겠지. 내일이면 또 다 까먹을거야. 영화 끝나면 영화 이야기만 잔뜩 할거니까 각오하라고.”
쌩 하고 커다란 포스터 밑 영화관 입구로 내려가는 수연의 뒷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지국.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 15년 동안 너 옆에 있으면서 남자 때문에 너가 그런 표정 짓는 거 처음봤는데”
지국의 핸드폰으로 수연의 친구의 전화가 온다.
핸드폰을 끄는 지국.
“야 난 싫어하는 영화도 너랑 보는데 넌 언제까지 무시할거냐. 둔한건지 모르는 척 하는건지”
슬퍼보이는 지국은 이내 앞에 들어가 빨리 들어오라며 손을 흔들고 있는 수연을 본다.
지국은 그런 수연을 바라보고 씨익 웃으며 영화관을 따라들어간다.
<다음 화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