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원래 좀 자유로운 영혼이예요
항상 가을을 잘 타는데(살짝 우울함)
올 가을엔 우울한게 좀 빨리 와서
추석 전부터 좀 힘들어했어요
시댁이 제사랑 추석이랑 얼마 차이 안난다고 추석 차례를 없앴어요
근데 추석 다음날이 시어머니 생신이예요
추석 당일까지는 친정에 있더라도
다음 날 가서 생신상 차려야하는거죠
친정엄마께서 올해는 추석에 같이 있을 줄 알고 기대하셨나봐요 사위 챙겨줄 생각에~
우리는 천주교라서 추석 날 차례 안지내고 추석 아침에 미사드리기로 했고요
신랑이 우리 데려다주면서 속옷 안챙겨왔다는 핑계로 우리만 내려주고 집에 갔어요
대신 추석 전 날 밤에 와서 꼭 같이 친정에서 자고
다음 날 추석미사 드리자고 했구요
근데 약속 아무것도 안지켰어요
저랑 약속해놓고
추석 전날은 아는 선배랑 자전거타러 갔다오고
추석 당일은 늦잠자서 안왔어요
추석 다음날 어머니 생신이니
새벽부터 미역국에 잔치음식 몇 가지 친정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본인은 딸이랑 저 데리러 와서는 얼굴 빼꼼 보이고는
늦어서 시댁으로 바로 달려갔어요
엄마가 사위 먹일거라고 문어에 갈비찜에
열심히 준비해놓으셨는데
먹이기는 커녕 맛도 못보고 그냥 보낸거죠..
나중에 시어머니 생신상 차리는데
엄마가 생물이라고 비싸게 산 문어 삶은 걸 넣어놓으셨더라구요
그 때 마음이 찡…
신랑한테 너무 섭섭하긴 하지만
엄마도 상처받았을거 같지만
아무말 안했어요 싸우기 싫으니까
근데 오늘 시어머니께서 전화주셨네요
할머니(신랑의 외할머니) 생신 이번에는 직접 챙겨드리고 싶다며 날짜 맞춰서 시골로 오라고..
신랑이 저녁에 가서 저녁밥먹고 하루 자고 오겠다고 했다네요^^
저랑 상의 한마디 없이..
제가 아무말 안하고 항상 다 받아줘서
진짜 뭐가 잘못된건지를 모르는 걸까요?
이상하게
그 전화 받고 속이 꽉 막히고 머리가 짓눌리는게…
기분이 싹 안좋아지더라구요
할머니 생신이니 기분좋게 축하해드리면 되는건데
스케줄도 조정 가능할때 미리 말씀해주시면 좋았을걸
하필 그 날 아침에 출장도 같이 가는 날이거든요
애 유치원 보내줄 사람이 없어서 출장을 데리고 갔다가 시골 내려가야 해서 막막하고
제가 째째한거겠지만
기분이 안좋긴 안좋네요
스케줄 문제도 문제지만
신랑이 평소에 잘 했다면
조금 덜 기분 나빴겠죠?
위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