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무슨 재미로 애들 키우시나요? 궁금해요
ㅇㅇ
|2024.08.18 18:12
조회 18,244 |추천 18
학교 다닐땐 항상 반에서 늘 절반
전교 석차도 딱 가운데
특별히 잘하는것도 재능있는것도 없음
사고친것도 없고 특별히 속 썩인 일도 없지만
웃게하고 기쁘게 해드린 적도 없음
객관적으로 예쁘게 생기지도 않았음
성격이 싹싹하고 애교스럽거나
부모님께 온갖 정성 들여 효와 예를 다하는것도 아님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으로 선망하는 직업도 아님
살다보니
어느덧 부모님이 저를 낳았던 나이보다
제가 더 나이를 먹게 되었어요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죠
애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요
그런데 저는 저같은 아이가 생긴다고 하면
재미가 없을거 같아요
위에 적은것처럼
특별한 재능 하나없고
예쁘지도 않고
부모님께 억소리 나게 효도해줄 능력도 없는
그저그런 인간인데
부모님은 저를 키우면서 즐거우셨을까요?
하루종일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시고 젊음을 갈아넣어서
저에게 쓰셨을텐데
결괴물이 지금의 저 인거니까
그냥 현타도 오고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부모님의 젊음과 노력과 애쓴 인생의 결과물이
별볼일 없는 저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괴로워요
다른 친구들처럼
전교1등도 한번 해보고
명문대학 진학하고
내노라 하는 대기업에 들어가
수백만원씩 용돈도 척척 드리고
해외여행도 모시고 가고
노년에 편하게 살 수 있게 금전적 지원을 해드리는
그런 멋진 자식이 되었더라면
부모님도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보답 받으셨을텐데
나이가 들면 자식 자랑하는 낙으로 산다는데
자랑할 거리 하나 없는 딸이라 죄송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부모님은 저 키우면서 조금도 재미없으셨을거 같아요
- 베플ㅇㅇ|2024.08.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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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애기때부터 뭐 먹으면 꼭 제 입에 반 넣어주려고 하는 아기였어요. 유치원 들어가서 처음 칭찬용으로 주는 청포도사탕을 먹어본 날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받아서 저를 주고 싶어서 발표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지명 안해줘서 사탕 못 받을까봐 손에 땀이 났다고 조잘거리며 저한테 쥐어준 사탕. 사탕이 어찌나 꼬깃꼬깃하던지 먹고싶은거 꾹 참으며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손바닥 쥐었다 폈다 보고 또 보면서 왔을 딸래미 모습이 눈에 선해서 귀엽기도 하고 눈물이 날 것 같더라구요. 반으로 쪼개 입에 넣어주니 세상 다 가진듯 웃던 내 귀염둥이..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고 지금도 맛난거 먹으면 엄마아빠 생각나서 사왔다며 활짝 웃는데 저는 그 얼굴에서 청포도 사탕 쥐어주던 그때 그 꼬맹이를 봅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과 우리 딸 바꿔준대도 난 싫어요. 자식을 사랑하게 된다는건 이런거더라구요. 함께 했던 사소한 순간들까지 너무 소중해서 그 애 아니면 아무 의미 없는.. 세상 그 어떤 것을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은. 기죽지 말고 어깨 펴세요. 글쓴분도 부모님께 청포도사탕같은 작지만 달콤한 기억을 수없이 선물했을거예요. 그걸로 충분해요.
- 베플ㅇㅇ|2024.08.19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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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존재 자체가 귀엽고 재밌어요. 하품해도 귀엽고, 졸아도 재밌고, 마냥 그렇네요. 잘못해서 혼낼 때 일부러 연기해야 해요. 사실 속으로는 조금 귀엽기도 한데 사회화되려면 예의도 배우고 사람답게 살아가야 하니까 아주 화난시늉을 해요. 그만큼 귀여워요. 아주 어릴때부터 키우니까 하나씩 할 줄 아는것들이 신기하고요. 사람이 되는구나 해요. 눈마주칠때 한번씩 웃어주면 세상이 환해 보이고요. 생각보다 별거 없더라고요. 일상의 매 순간 매초 사랑스러워요. 모두 그런 존재예요.
- 베플남자ㅇㅇ|2024.08.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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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거 보고만있어도 신기하고 이쁘고 귀여워서 미치겠어요 ㅎㅎ
- 베플ㅇㅇ|2024.08.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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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애기들은 바라만봐도 지루하지않고 재밌어요... 자는거만 봐도 재밌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렇더라고... 세살이면 평생 할 효도 다했다는데 그말에 동의해요 그 기억으로 나는 얘를 평생 사랑할 준비가 됐어요. 근데 커도 커도 이뻐요ㅋㅋㅋ
- 베플ㅇㅇ|2024.08.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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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프린세스메이커같은 육성게임이 아니에요. 애가 커서 뭐가 되냐에 따라 해피엔딩이냐 배드엔딩이냐가 아니라 그냥 키우는 과정자체가 부모한테는 기쁨이고 추억이죠. 물론 프린세스 메이커에서 아버지 저는 도둑이 됐어요ㅇㅈㄹ하면 억장 무너지듯이 현실에서도 범법자 되면 배드엔딩이긴 하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건강하게 커서 밥벌이 하는 사회일원만 되면 충분히 기특하고 장하죠. 태어날때 손가락 열개 발가락 열개 알맞게 달고 태어난 것조차 기특한게 자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