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른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휴가였고 아내는 현재 직장을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침부터 유난히 비빔면이 먹고 싶어서 집 앞 편의점에 가서 비빔면을 사 왔습니다. 문 여닫는 소리에 아내가 잠에서 깼고 뭘 하냐고 묻기에 "비빔면 끓여 먹으려 한다"고 말하며, 혹시 자기도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꺼 2개, 아내꺼 1개 해서 총 3개를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끓고 면이 익고 이제 행궈서 양념과 비비기만 하면 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아내가 갑자기 “마무리는 내가 할게” 하더니 냄비를 들더군요. 저는 "야, 뜨거우니까 장갑 끼고 해야 해"라고 했지만, 아내는 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냄비를 놓쳐서 면을 씻기 위한 망이 아닌 싱크대 바닥에 면을 쏟아버렸고요.
그 싱크대는 지저분해서, 거기에 떨어진 면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게 장갑 끼라고 했잖아!"
"그냥 내가 하게 두지 왜 끼어들어서 다 망쳐놔!!"
그 말이 아내에게 꽤 불쾌했나 봅니다.그녀는 사과 한마디 없이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지금까지도 말을 걸지 않고 있습니다. 배는 고팠는지 혼자 과자를 꺼내 먹더군요.
만약 그 상황이 반대였다면
제가 면을 쏟았다면 저는 아마 "미안해" 하고 바로 새로 끓였을 겁니다.
그런데 아내는 그 실수 자체보다도 제 언성이 더 문제였다는 듯한 태도입니다.
솔직히 아침부터 먹으려고 했던 음식이 눈앞에서 망쳐지는 걸 보며 "어휴~ 못 먹게 됐네~괜찮아~"하고 웃어넘길 남자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기에 글을 올린 이유는 분명합니다. 욕 먹기 위해서 입니다. 아내 말대로 아내의 실수도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조절도 못하며 쪼잔하고 속좁은 남자라고 욕이라도 먹어야 그나마 위안이 될 거 같습니다.
이에 묻습니다. 님들 같으면 저 상황에서 그저 껄껄 웃을 수 있는지
그리고 제가 정말 일 같지도 않은 거에 언성을 높인 것인지를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