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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시체싸이트 9

농구왕김타자 |2011.03.18 09:56
조회 1,567 |추천 8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고 그것에 우리가 걸림돌인것은 사실
이었다. 결국 은식이는 부모님의 말씀대로 의대에 가기위해
3수를 했고 내가 제대하기 몇달전에 의대에 합격했다고 했
다. 여전히 은식이 부모님들은 우리들 때문에 은식이가 3수
까지 했다고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그게 맞는 말
인지도 모른다. 은식이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와 주완이는 별로 은식이집에 가보지
못했다. 아마도 주완이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스쿠터를 타고 은식이 집으로 향했다. 아침도 먹지 않
았고 자주 가지도 않는 은식이 집에서 밥을 얻어 먹는것이
좀 뭐해서 나는 가는 도중에 은식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인 피자를 샀다.

은식이 집은 다른 녀석들의 집에 비해 가장 멀었다. 약 20
분정도 타고 가야 했다.

한적한 곳으로 언덕을 따라 의리의리한 집들이 죽 늘어서
있는 그런 동네였다. 은식은 몇해 전에 이곳의 2층집으로
이사를 했다. 가본지가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무척
이나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거의 높이가 5m는 넘어 보이는 담옆에 스쿠터를 세웠
다. 이곳에 세워도 되는 것인지 조금 망설여 졌다. 골목을
따라 쭉 올라왔지만 한대의 차도 길에 주차되어 있지 않았
다. 이런 큰 집들의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아마도 집안
에 모두 주차장을 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멋진 문양이 그려져 있는 철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딩동~~]

그러자 육중한 문이 덜컹소리를 내며 열렸다.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돌로 만든 계단이 나오고 약 10개의 계단
을 오르자 정원이 보였다.

잔디와 멋진 모양의 정원수가 보였다. 그 사이로 돌로만든
길이 나 있었다. 의사라는 직업이 한물 갔다는 헛소리를 하
는 녀석의 입을 한대 쥐어 박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 보며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 주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갔
다. 은식이는 현관으로 나와 있었다.

"들어와. 오래간만이다.. 집에 온것은.."

은식은 반갑게 웃어보였다.

"그래.. 별로 아픈 것 같지는 않네..."

"어.. 그거 피자아냐? 자식.. 형님 생각할줄도 알구.."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 4명은 서로가 형님이었다. 절대 한
번도 그것에 관해 져본적이 없었다.

"이 형님이 너 배고플까봐 사왔다."

"올라가자..."

나는 커다란 거실을 한번 둘러 본후 부엌옆에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걸어갔다. 커다란 창으로 정원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거실에 놓여져 있는
쇼파와 장식장등의 가격을 알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것
이 분명했지만 말이다.

나와 은식이는 은식이 방으로 들어갔다. 은식이 방은 2층에
있었다. 은식이방은 매우 깨끗했다. 내 방과는 매우 대조적
이었다. 방도 꽤 커서 침대와 약간 큰 탁자를 놓고도 여유
공간이 많았다. 책상과 컴퓨터 책상이 따로 있었고 그리고
침대옆에는 남자방에서는 보기드문 피아노도 있었다. 그러
고보니 은식은 어렸을때 피아노도 쳤었다고 말한 적이 있
었던 기억이 났다.

나는 가지고 온 피자를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의자
에 앉았다.

"오래간만에 오니까 더 낯설다."

"그러니까 자주 놀러와.."

"그러도록 노력하지.."

조금 후에 일하는 아줌마가 음료수를 들고 들어왔다.

"요즘도 부모님은 바쁘신가 보지?"

나와 은식이는 평소에 부모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나
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부모님 이야기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고 은식이는 원래 집안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응.. 아버지는 미국에 있는 어떤 대학병원으로 교환근무
가셨어. 2달됐나? 2년기간으로..."

"아.. 그래.."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어머니야 항상 바쁘니깐.."

"그렇구나.."

은식이는 한조각 집어 들어 먹기 시작 하더니 금새 두조각
째 먹고 있었다. 어차피 피자는 느끼해서인지 두조각이상
먹지 못하는 나는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가 아픈거야? 안색이 별로인데.."

"그게.."

은식이는 컵에 거의 그득 담겨진 콜라를 한꺼번에 들이키고
말을 이었다.

"이상해.. 잘은 모르겠는데.. 뭔가 이상해.."

"뭐가?"

"글쎄.. 꼭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은식이는 심각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용도 무척이나
심각한 내용이었다.

"누가 너를 보고 있는 기분이라니?"

"응.. 며칠전부터 계속 그런 기분때문에 미쳐버릴것 같아.
두려워.. 누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때문에.."

"며칠전부터라니.."

"글쎄.. 화석이 실종된 아니 그 다음날부터 일거야.. 길을
걸어도 집에 있어도 꼭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기분을 떨칠수
가 없어.."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뭔가라는
것을 콕 집어 말할수는 없었다.

"길을 걸을때도 뒤에서 아니 사방에서.. 사방에서 누군가
의 시선이 느껴졌어.. 그리고 저 창..."

은식이는 침대쪽 창을 가리켰다. 2층이어서 나무가지들만
보였다. 감나무처럼 보였다.

"저 창 밖에서도 누군가가 나를 주시하는 느낌때문에.."

"말도 안돼!! 그럴리가 있어?"

"나도 알아..아무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그 느
낌을 떨칠수가 없는걸.. 어제도 잠 한숨 자지 못했어.. 가
위까지 눌리고..."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경쇄약일까? 은식이는 그렇게
건강한 편은 못된다. 며칠간 화석이의 실종때문에 신경을
너무 써서 생긴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괜찮아졌어.."

은식이는 다시 피자 한조각을 들고 크게 한입 배어 물었다.

"다행이네..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런건가 보다. 잘은 모르지
만.."

장래에 의사가 될 녀석한테 잘 알지도 모르는 말을 지껄이
고 싶지는 않았다.

"후후. 그래.. 아무튼 니 녀석 얼굴 보니 좋다.."

"무슨.."

"맞다. 화석이 부모님한테는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냐?"

"응. 집에 전화했는데 아무도 안 받는것을 보니.. 이번주
안으로는 돌아오시겠지.."

"그래. 어서 오셔야 할텐데.."

"그러게. 아무튼 넌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화석이 아무일
도 없을거야.. 정말로 갑자기 여행이나 간거겠지 뭐.."

나는 피자를 먹으면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문득 어제 주완이와 함께 찾았던 사이트 생각이 났다. 그
사이트를 제일 처음에 찾았던 것이 은식이였다. 은식이라면
확실한 주소를 알고 있을것 같았다. 다시 확인해 보고 싶어
졌다.

"은식아. 너 혹시 그 주소 기억나냐?"

"주소라니 무슨 주소?"

"저번에 인터넷에서 본 시체사이트라는 이상한 사이트 주소
말이야.."

은식이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인지 잠시 후에 대답했다.

"응.. 어렴풋이.. 거기 등록까지 했는걸.."

"그래?"

"저번에 화석이가 등록했는데 너가 꺼버렸잖아. 그래서 나
도 궁금해서 집에서 등록했어."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그랬구나.. 그런데 등록하니깐 뭐가 있냐?"

"글쎄. 등록만 하고 다시 가보지는 않았어.. 등록한 다음
에 등록처리 되기를 기다려야 하나 보더라구.."

"그래.."

내가 왜 그런 웃기지도 않는 사이트에 자꾸 연연해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사이트 처음 볼때부터 섬뜻했다. 뭔가
기분 나쁜 사이트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왜 그건 왜 묻냐?"

은식이가 물었다. 나는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 조금 고민했
지만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응.. 그냥 그 사이트에서 본 화면이 기분 나빠서.. 특히
그 문장.. 너의 목숨은 이제 너의 것이 아니다라는 그 문장
장이 자꾸 떠올라.. 웃기게 들리겠지만 그 사이트에 화석이
가 등록하고 나서 실종되었잖아.."

"하하하.."

갑자기 은식이는 웃어 제꼈다. 은식이가 크게 웃자 심각하
게 말한 나는 당황스러웠다.

"너 웃긴다.. 그 사이트와 화석이 실종이 무슨 상관이 있
다는 거야? 말도 안돼.. 생각해봐.. 그 때 등록할때 화석
이는 자기 이름도 쓰지 않았어. 뭐라고 썼더라? 땡칠이라고
썼던가? 아무튼 아무 이름이나 쓰고 주소도 쓰지 않았어.."

"그래?"

"응.. 설사 정확하게 썼다고 해도 말이 돼냐? 사이트에 등
록했다고 사람이 사라지는게..."

"하긴.."

"그리고 너의 목숨은 너의 것이 아니다가 아니구.. 당신의
목숨은 이제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야.. 알려면 정확하게 알
아야지.."

"아. 그래.."

나는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은식이의 말을 듣고 나니 역시
나와 주완이가 괜한 생각을 했던 것이 틀림없는 것처럼 생
각되었다.

"괜시리 주완이가 그런 말 해가지고.."

"주완이가 그랬냐?"

"응.."

나는 약간 무안해져서 주완이 핑계를 댔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은식이 컴퓨터쪽으로 갔다. 집에 컴퓨터가 없는 것
은 나뿐이다.

"무슨 컴퓨터에 이렇게 달려 있는게 많냐?"

나는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지만 화석이네 집에 있는
컴퓨터 보다 붙어 있는 장치들이 꽤 많아 보였다.

"응. 그냥 공부하는데 필요한거야.."

"아!! 그래.."

"야야!! 그만 나가자.. 나도 집에만 있었더니 더 아픈 것
같다.. 주완이 가게라도 가야지..."

"그래라..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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