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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14>

할로 |2011.07.26 10:49
조회 3,658 |추천 10


★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 1~10
http://pann.nate.com/talk/312168939

 

 

 

자살놀이 - 사람들이 왜 본드를 하는 줄 아니?

 

 

 

 

 

"은학아!"

"어? 최완! 너도 이반이야?"

"응, 너도?"

"우와!! 자식! 반갑다"

 

정말 운 좋게도 나는 이웃집에 사는 완이 녀석과 같은 반이 되었다. 유치원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한번도 같은 반이라곤 돼본적 없지만, 늘 이웃사촌이라는 이유로 친하게 지내던 우리가 드디어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야 같은 반이 되는 행운을 잡았다. 완이와 나는 얼싸안고 좋아서 난리 법석이었다. 그때, 왁자한 분위기 속에 완이가 나를 툭 건드렸다.

 

"야! 쟤두 우리반인가봐,"

 

고개를 돌리자 5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인우가 가방을 메고 막 교실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인다. 아는 사람이 없는지 스윽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를 발견하자 고개를 휙 돌려버린다. 그 뺀질거리는 행동에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진다.

 

"재수없는 새끼."

"에이, 인우 저 새끼가 재수 없는게 어디 하루 이틀이냐, 신경쓰지마"

 

완이가 나를 달래며 다른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나는 인우 녀석에게 신경이 곤두서 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나는 반장이었고 인우는 부반장이었다. 녀석은 나에게 항상 모든것이 뒤졌었고, 그런것에 불만을 품고는 아이들을 선동해서 나를 따돌리려 갖은 노력을 다했었다. 뭐 후에 아이들은 인우가 꾸며낸 일이란걸 알고는 녀석을 왕따 시켰지만, 인우 녀석에게 당한 이개월 정도의 기간이 너무도 억울하고 분해서 난 아직도 녀석을 보면 달려가서 한대 쥐어박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과 6학년때도 같은 반이라니, .. 완이와도 같은 반이 되지 않았다면 다시 최악이 될 뻔한 1년이었을거다. 나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녀석을 무시하려 애썼다.





사교성이 좋은 완이와 예전부터 알던 몇몇 친구들의 강력한 지지덕분에 나는 또 반장을 맡게 되었다. 내가 반장이 되고, 자연히 반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자 인우는 나와는 반대로 반에서 겉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녀석의 그런 모습이 고소해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환경미화및 시험, 소풍 준비로 인해서 녀석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녀석은 말 그대로 반에서 '왕따'가 되었다.







여름의 더위가 막 시작되는 나른한 어느날이었다. 우리 반에 새로운 남자애가 한명 전학왔다. '김한배'라는 이름을 가진 그애는 어딘지 모르게 약간 멍하고 음침해보였다. 나는 반장이라는 책임으로 그 녀석과도 잘 지내보려고 노력했지만, 한배는 약간 모자란 사람처럼 늘 멍하기만 했다. 우리와 어울리기를 실패한 한배는 자연히 우리반 왕따였던 인우와 친해지게 되었다. 어쩌다가 한배와 인우가 그렇게 친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배와 인우는 곧잘 붙어다니며 자기들끼리 놀곤 했다.

한배와 인우가 친하게 된지 이주일쯤 되었을 때, 점심시간에 남자애들과 축구를 하러 가려고 막 팀을 짜고 있을 때였다. 교실 한쪽 구석에서 여자애들의 '꺄악' 하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무슨 일이야?"

 

나는 완이와 함께 교실 뒤편으로 달려갔다. 여자애들이 둘러싸고 있는 그 속에 인우가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있었다.

 

"?!"

 

사지를 벌벌 떨며 눈을 까뒤집은 그 모습에 나는 잠시 멍했지만, 곧 완이에게 선생님을 불러오라고 말한뒤 인우를 들쳐 업으려 했다. 그때, 여자애들 틈에서 인우를 보고 있던 한배가 나에게 중얼거렸다.

 

"그냥 놔둬도 돼."

"뭐?"

"잠시 그러다가 말거라고"

 

한배는 무언가를 아는듯 나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한배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인우의 경련이 뚝하고 멈췄다. 까뒤집었던 눈과 제멋대로이던 손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잠시 멍해있다가는 자다 깨어난 사람처럼 벌떡 일어났다.

 

"우와!!"

 

녀석이 뱉은 첫마디였다.

 

"야, 김인우. 너, .. 너 괜찮아?"

 

나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제까지 조금 멍했던 녀석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보더니 멍청하게 웃어보였다. 몰랐는데, 고개를 돌리는 녀석의 목에는 발갛게 손모양이 나있었다. 인우는 내 옆에 서있던 한배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최고야!!"

 

한배는 다시 의미심장하게 웃어보였다.







나는 그때까지 녀석이 미친줄 알았다. 책에서 읽었던 간질이라는게 바로 그 녀석이 앓고 있는 병이라고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접근을 피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실에서는 이상한 광경들이 목격되었다. 어느 순간부턴가 남자아이들 몇명이 한배와 인우 패거리와 몰려다니기 시작하더니 녀석들도 교실에서 가끔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목에는 하나같이 벌건 손자국이 뚜렷했다. 하루는 한배가 점심시간에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은학아"

"..어? 아, 한배구나"

 

나는 그때까지 간질은 옮는 거라 생각했으므로, 되도록이면 한배패거리와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별 내색않고 친절히 받아주었다.

 

"너 , .."

 

한배는 무언가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듯 자꾸 내 눈치를 슬금슬금 봤다.

 

"....."

"너 본드 해본적 있어?"

" ..?! .. 뭐?"

"아니, 그러니까.. 사람들이 본드를 왜 하는줄 아냐고. 그래 내 말이 그거야"

"..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 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본드를 하는건 그 황홀경을 잊지 못해서래, 본드 하지 않고도 그렇게 좋은 기분이 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까 해서 말이야."

 

한배의 눈이 묘하게 빛났다. 그러더니 자신의 양손을 목으로 가져가서 힘을 바싹 넣어서 조르기 시작했다. 얼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내 눈에 한배의 새빨갛게 변한 얼굴이 멍청하게 웃기 시작했다. 산소 결핍으로 인해 얼굴이 빨갛다가 새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하자 한배의 눈에서 검은 동자가 사라지며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내가 참을 수 없어 소리를 지르자, 한배는 몸에 힘을 쭉 빼고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그리고 몇 분뒤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 한배는 여전히 멍청한 웃음을 입에 걸고는 나에게 꼭 한번 해보라고 했다. 겁에질린 내가 미친놈이라고 욕을 하자, 용기가 안난다면 자신이 직접 목을 졸라줄 수도 있으니 언제고 부탁만 하라고 했다. 친구잖아, 라고 말하며 녀석은 나를 툭툭 치기 까지 했다.







한배의 그 이상한 행위를 눈앞에서 직접 목격한 나는 일주일정도 심하게 앓았다. 생각보다 그 모습이 꽤 충격이었던가 보다.

일주일만에 초췌해진 모습으로 학교에 가자 역시 나를 반기는 건 완이였다. 완이가 바로 옆집에 살면서 나를 찾아오지 않은건 좀 섭섭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나를 보고 반겨주니 고마웠다.

 

"은학아, 너 많이 아팠다며!"

"아, .. 이제 괜찮아."

"그래, 다행이다"

 

씽긋 웃는 녀석의 얼굴이 어딘지 좀 멍청해보였다.

 

"최완!!"

"..응?"

 

고개를 드는 녀석의 목에는 역시나 붉은 손자국이 뚜렷했다.

 

"너, 너!! 그거!! 그거 한거야?"

"응?"

 

멍청하던 완이의 얼굴이 살짝 웃는다.

 

"응. 은학아, 너도 해봐. 이거 진짜 좋아."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걸 '자살놀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우리반에서 그걸 하지 않는 아이는 나 밖에 없다.

나는 혼자서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쉬는시간마다 아니, 심지어 수업시간까지 아이들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완이의 말로는 자기가 목을 조르는 것 보다는 친구끼리 서로 졸라주는게 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잠시 호흡이 곤란할때의 그때만 고통이 따를 뿐이지 그 후로 깜깜해지고 공중을 붕붕 떠서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면 전신이 짜릿해지고, 그 기분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때문인지 쓰러지고 나서 오줌을 지리는 아이도 있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멍청하게 비실비실 웃기만 했다. 반 아이들이 점점 바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하지만, 나 혼자만 거기 섞이지 않으려니 정말 왕따가 된 것 같아서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바보가 되더라도 좋으니까,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나는 가방을 벗어던져놓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거울 앞에 서서 크게 심호흡을 한후 목에 손을 감아 천천히 힘을 주기 시작했다. 거울을 통해 본 내 얼굴이 빨갛다. 파랗게 될때까지 손에 힘을 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걸까. 가슴을 누군가가 강하게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싶은 순간 몸이 붕 떠올랐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황홀감이었다. 한동안 그런 기분이 계속되다가 어느순간 눈앞이 부옇게 밝아져왔다. 나는 멍청하게 한동안 자리에 누워있었다.

정말 .. 죽이는 기분이다.



 



학교에 갔더니, 애들이 내 목에 뚜렷한 손자국을 보고는 은근히 자신들의 무리에 나도 끼워주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도 우리는 서로의 목을 졸라주며 그 황홀경을 맛보곤 했다. 나는 점점 혼자 실없이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 '자살놀이'를 하다가 왠지 처음 할때의 그 기분과 지속됐던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서 다른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조금더 세게 목을 조르면 그 기분을 더욱 길게 맛볼수 있을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내 눈에 아빠 넥타이가 들어왔다. 나는 아빠 넥타이를 목에 감아 힘껏 잡아당겼다. 아아.. 훨씬 좋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이 왜 본드를 하는지 정말 알 것 같았다.






일주일쯤 아빠 넥타이로 목을 졸랐다. 하지만, 그 기분도 이제는 점점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더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나는 아빠 넥타이를 천장 샹들리에에 매달고 목을 걸고 풀쩍 뛰었다. 눈앞이 아른아른 해지고, 가슴속에 누군가 들어와 앉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나는 또 황홀경을 헤맨다.

아아, 기분좋아.

하늘을 둥둥 떠다니던 내 귓가에 순간 뚜뚜둑_ 하는 뼈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응?!

땅에 닿지 않았던 발끝이 땅에 조금씩 닿는다. 그리고 따뜻하고 물컹한 혓바닥이 입안에서부터 가슴팍까지 길게 뻗어나오며 내 몸은 하늘을 날때처럼 허공에 흔들흔들 떠있다.

 

 

 

 

 ... 기분 좋다.











 

 

 

(+) 소설들 정리하면서 보니까 이 녀석을 빠뜨렸더군요.

Rival과 같은 날 썼던 소설인데 이제야 올립니다.

 

아, 그리고 절대 '자살놀이' 따라하시면 안돼요!

뇌에 산소가 자주 결핍되면 치명적입니다.

 



 

 

 

 

 

 

 





written by_赤月魅惑

추천수1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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