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 1~10
http://pann.nate.com/talk/312168939
바퀴벌레 -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경탄을 !
"어라?"
욕실에서 세수를 하기 위해 비누를 집어들었던 내가 물컹한 뭔가를 만지고는
이상함을 느끼며 비누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으헉! 이게 뭐야!!"
나는 비명을 지르며 물을 받아놓은 세면대 안으로 비누를 던져버렸다.
던져버렸다기 보다는 그냥 손에서 빠져나간 거라고 보는게 더 낫겠다.
여튼간에 DOVE라고 씌여진 하얀색 비누 표면에는
투명하고 동글동글한 바퀴벌레 알집이 대롱대롱 붙어있었다.
"욱, 역겨워"
마개를 열어 세면대에 받아두었던 물을 빼자 세면대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비누가 빙글빙글 회전을 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이 다 빠져나간 후에도 그 알집은 떨어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역겨움을 무릅쓰고 못쓰는 칫솔 끄트머리로 비누 표면을 긁어냈다.
그제서야 배수구 구멍 사이로 떨어져 나가는 알집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미간을 찌푸렸다.
"젠장, 더러워 죽겠네"
아무리 알집을 떼고 비누 표면을 긁어낸다고 해도 찜찜한 건 어쩔수가 없어서
아까웠지만 산 지 며칠 되지 않은 비누를 그냥 버리기로 했다.
미끈거리는 비누를 고무장갑으로 들어올려 막 욕실 쓰레기 통에 버리려고 할 때였다.
부시럭_
쓰레기 통 뒤쪽에서 뽈뽈거리며 커다란 바퀴벌레 한 마리가 기어나왔다.
"이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비누를 욕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급한대로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바퀴벌레를 내리찍었다.
하지만 녀석은 잽싸게 기어다니며 내 손과 발을 피하더니 결국은
욕실 구석에 놓아두었던 세탁기 뒤쪽으로 숨어버렸다.
눈으로는 바퀴벌레가 보이는데 손이 닿지 않아서 짜증스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녀석은 반질반질한 검은 광택을 뽐내며 나를 비웃는 듯 했다.
"젠장, 저 더러운 것들은 세상에 쓸모라고는 없는데 신이 왜 만들었는지 몰라,
번식능력은 최강에다가, 끈질긴 생명력에는 정말 경탄을 보낼 만하지, 쳇"
언젠가 티비에서 바퀴벌레로 차를 끓여먹는 중국인들을 본 적이 있었다.
저 광택나는 날개와 다리들이 뜨거운 차 속에서
부들부들 떠는 상상을 하며 나는 속에서 욕지기가 치미는 듯 했다.
"젠장, 더러워서 살 수가 있나. 그래! 오늘 너를 못 죽이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
나는 청결한 우리집에 바퀴벌레가 기어들어왔다는 것과, 내 비누에 알까지 깠다는 것,
게다가 지금 나를 약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분개해하면서
뜨거운 물을 세탁기 뒤쪽으로 들이부었다.
녀석은 난데없는 뜨거운 물 세례에 깜짝 놀란 듯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곧 그 찬란한 날개를 펼치고 밖으로 날아나오기 시작했다.
"욱, 날아다니기까지 해? 진짜 가지가지 하는구만!"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들고 있던 슬리퍼로 녀석을 강타했다.
바퀴벌레는 내 슬리퍼에 맞고 기절을 했는지 바닥으로 맥없이 떨어졌고,
나는 몇번이고 그런 녀석을 발로 밟아눌렀다.
몸뚱아리가 찢기고,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내장이 스물스물 기어나올 때까지 밟았다.
그런데도 녀석의 더듬이는 아직까지 벌벌 떨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놔두면 다시 살아나겠는데?"
나는 내장이 터져나간 바퀴벌레가 한쪽밖에 없는 날개를 윙윙거리며
나의 잠자리를 습격하는 상상을 하고는 오싹 소름이 돋아 녀석을 완전히 없애버릴 작전을 세웠다.
두루마리 휴지를 몇 번 손에 감고 녀석을 집어 들어 꾹 눌렀다.
저녁이라 날씨가 좀 쌀쌀했지만, 나는 녀석을 집어들고 베란다로 나갔다.
성냥을 지익_ 그어서 휴지 한가운데 불을 놓았다.
욕실 바닥이 젖어 있어서인지 휴지는 잘 타지 않는 것 같아
나는 전에 사두었던 라이터 가스를 휴지에 들이부었다.
타닥타닥 하고 녀석의 등껍질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까지도 살아 있었는지 불에 타고 있는 휴지가 동글동글 말리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하하하하, 것봐라! 우리 집에 함부로 쳐들어와서 나를 놀린 대가야!"
나는 뜨거움에 발악하는 녀석을 보면서 맘껏 비웃어 주었다.
그때였다.
이리저리 흔들리던 휴지가 느닷없는 바람으로 앞으로 휘익 날아온 것은.
쪼그리고 앉아서 바퀴벌레 불쇼를 감상하던
내 옷으로 불이 옮겨 붙은것은 순식간이었다.
라이터 가스를 만진 손으로 삽시간에 불이 시뻘겋게 번져나갔다.
"으아아악!! 엄마!! 엄마!!"
고통과 당황함으로 나는 어쩔줄을 몰라 엄마를 큰 소리로 외쳐 불렀다.
내 옷에서 떨어져 나간 둥그런 휴지 재 안에서는 녀석의 딱딱한 등껍질이 일부 남아 있었다.
다행히 팔과 손쪽으로만 불이 번져나가서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얼굴 쪽에 화상을 입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짖궂은 장난을 하지 마라는 소리를 빼먹지 않았다.
한달 여만에 퇴원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오른쪽 손에 붕대를 감고 그나마 성한 왼쪽 손으로 양치를 하기 위해 세면대 앞에 섰을 때였다.
바스락_
"응?"
바스락 바스락_
나는 세면대 가까이로 바싹 얼굴을 가져다댔다.
"뭐지?"
내가 중얼거리며 막 세면대 수도꼭지를 돌렸을 때였다.
"!?"
그와 동시에 세면대 배수구 구멍안에서 새까맣게 어린 바퀴벌레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퍼가실 때에는 적월매혹 이라는 제 필명과
제 홈피 주소를 함께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
written by_赤月魅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