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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창고.5.창고에서 와이파이를 하는 방법은?

김홍렬 |2012.08.25 04:41
조회 198 |추천 1



-창고에서는 정말로 할 게 없기 때문에, 인터넷이라도 통했으면 하는게 내 바램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시설이 전무한 상태.
밤이 되고, 혼자 창고에 있노라면 정말로 세상과 단절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Harvest Bristol'

뭐..뭐야 이 와이파이.? 

알아보니, 왠지 온몸이 몹시나 건강해 질것만
같은 화장품이나 식품들을 파는 (우리나라에 한때 불었던 웰빙 용품 가게랑 조금 비슷한 느낌이다)
옆 가게 'Harvest'의 것이었다.

비밀번호를 혹시 알려주어서 같이 쓸 수 있을지 물어보자! 
나로써는 그것밖에 붙잡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벼루고 벼루다가 오늘 드디어 옆 가게에 입성.

-흐음...소문대로 건강 만땅이 될 것만 같은 분위기의 가게로군.
나는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한 채 가게를 둘러보았다.(사실 그냥 평범한 손님이 맞을 지도 모르겠지만)

쭈욱 진열된 웰빙 수분크림, 샴푸 등과 저지방 우유, 8가지 잡곡으로 만든 빵 등을 구경(하는 척) 하다가
,마침 필요했던 클랜징 폼을 하나 집어들고 주인에게 돌진!

금발의 긴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영국인 청년이었다.

-'음..아..익스 큐즈 미--?'
-yea-?
-우..우주 마인드 이크 아이 유즈 유어 와이파이 폴 어 와일??

-이것은 어제 자기 전에 곰곰히 생각한 문장으로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제일 공손한 표현이다.
받아라아아아앗!!!


----


그의 당황해하는 듯한 표정을 보고 조금 더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야 할 것만 같았으므로,

고국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고 싶다, 등의 동정유발의 문장들로 어택했으나


-
그 금발의 영국 청년이
우수에 찬 눈빛으로 한 대답은..
- i'm so sorry but in fact, i don't know the password..


라고.
?!?! 으잉 니 가게 패스워드를 왜 모르는겨!!
그런 우수에 찬 눈빛으로
육개월간 문명사회와 동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선고를 내리다니..요녀석..


그러나 그가, 이내 다시 하는말이, 자기네 가게는 여러명이 함께 세운 협동 운영 가게이므로,
다른 주인과 함께 의논해보고 비밀번호도 물어봐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 내일 다시 와 줘요 청년....
그리고 우리 가게의 클랜징 폼을 사 줘서 고마워요.....

이라고 우수에 찬 눈빛으로 말(하는 듯)했다.



크흑...친절한 우수청년일세..
나는 흘러넘치는 감동을 주워담으며 내 창고로 돌아왔고
영국인들의 친절함에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었다.
내일, 까칠하게 생긴 또다른 여자 주인으로부터
'비번알려주기싫엉'
이라는 대답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하면서...







-그리고 결국, 나는 근처의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는 해피 엔딩.

 



-결국은 단골이 되어버린 이 카페.
순전히 와이파이 때문에 찾아간 곳이었으나, 점원들도 친절하고
카푸치노가 특히 맛있기 때문에 나름 대 만족.
(카푸치노에 시나몬 가루 대신 핫초쿄 가루를 뿌려준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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