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감사+후기)남편이 아이 성에 너무 집착합니다

솜사탕 |2012.09.02 01:19
조회 128,476 |추천 57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남편이 아이 성에 집착한다는 글을 썼던 글쓴이입니다.

 

바쁜 업무로 인하여 시간이 없어 글을 올린 이후로 컴퓨터를 켜지 못했는데

 

예상외로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있네요. 확인 도중 사라진 댓글들도 보이지만^^;

 

우선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시고, 그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조언을 남겨주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달아주신 댓글들, 그리고 그 댓글의 댓글들 하나하나 빠지지 않고 읽어보았고, 모두 캡쳐해두었습니다.

 

저의 의견에 찬성, 혹은 반대의 의견을 피력하신 모든 분들의 소중한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몇몇분들이 지적해주셨다시피 지금 읽어보니 글을 상당히 감정적으로 작성하였음을 시인합니다.

아기한테 안 좋았을텐데...

 

평소 타인의 일에는 항상 공정하게,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자 노력하지만 정작 제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이 치우친 시선을 가지고 있었네요.

 

충동적으로 작성한 글이었다보니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하여 해명하고 싶습니다.

 

 

아이의 성이 아니라 아이의 ‘이름’이라 하는 것이 글에 더 적합한 제목이었음을 이제와 고백합니다.

성은 아버지의 성인 ‘최’를 따르기로 하였으니까요.

(후기의 제목은 혹시라도 뒷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그대로 둡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아이의 성은 원칙적으로 부의 성을 따르도록 하되, ‘혼인신고시’에 부부의 협의 하에 모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혼인신고시 저희는 남편의 성인 ‘최’를 따르는데 이의를 두지 않았습니다.

 

댓글 중에 자식이 ‘최한’을 성으로 가지게 되면 그 자식의 후세대는 ‘최한김박***’ 등이 될 수 있다는 댓글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부의 성과 모의 성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성과 이름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제가 제 성인 ‘한’을 넣고자 한 것은 이름 쪽이었습니다.

제가 본문 중에 제 후대에 제 성이 사라지리라 생각하니 우울해졌다는 것은 단순한 상황적 한탄이었을 뿐, 반드시 제 성을 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해하게 해드린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첫째는 남편 마음대로, 둘째는 제 마음대로 하라는 분이 계셨는데 혼인신고시 따르기로 한 성만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자의 성은 획일적으로 한가지만 정해져 김수로와 허황옥의 경우처럼 되지를 않아요.

법이라는 게 참 칼 같아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예외를 허용하지 않네요^^;

 

 

저도 사람인지라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신 분께는 다소 상처를 입었음이 사실입니다.

세상에 무시해도 될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어느 사람도 그 사정을 명확히 알기 전에는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하는 곳이 워낙 바닥이 좁은지라 많은 분들이 읽는 공간에 제 직업적, 금전적 상황에 대하여 자세히 나열할 수는 없지만,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데이트 비용 및 혼인에 드는 비용을 평등하게 부담했느냐’에 대한 논의는 제가 고민한 문제의 본질에서 어긋남을 넘어 저의 인격을 모독한 발언이라 생각됩니다.

제 상황이 그분들이 예상하는 것과 다르다면 어떠한 반론을 펴실지도 궁금합니다.

직접 ‘악플’ 이라는 것을 겪어보니, 사람의 마음을 몹시 괴롭게 하네요.

근거없는 욕설을 다신 분들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달아주신 댓글들, 모두 소중한 관심으로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품고 가겠습니다.

 

 

그럼 아래 후기 갑니다^^

 

 

 

 

 

아이 이름 문제로 싸우고 난 뒤 등 돌리고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직장으로 향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갑자기 시엄마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아가, 어제 무슨 일 있었니? **이(남편) 한테 전화했더니 목소리가 안 좋더구나... 서운한 일 있으면 다 말해줄래? 엄마가 다 들어줄게~”

 

 

네, 저 시엄마랑 무지 사이좋습니다.

 

딸이 없으신 어머니는 절 진심으로 아껴주시고, 저도 친정어머니와 구분을 두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시엄마의 그 따뜻한 한마디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나더군요.

 

화장실 문 걸어잠그고 체면도 차리지 않고 엉엉 울면서 다 말씀드렸습니다.

 

 

시엄마는 끝까지 다 들으시더니 한숨을 쉬시더니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본인이 자식놈을 잘못 키워서 임신한 부인 위해주지는 못할 망정 마음에 상처만 남겼다고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그 말씀에 오히려 제가 더 죄송해졌네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나니 오후 늦게 남편에게 카카오톡이 오더군요.

 

오늘 일 끝나고 둘이 같이 칼같이 시댁으로 집합하라고 시아버지한테 연락이 왔다고요.

 

제 직장 앞으로 데리러 온 남편 차를 타고 가면서 둘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남편은 운전만 하고 저는 창문 밖만 바라봤네요.

 

시댁에 도착하자 아버님이랑 어머님께서 맞아주시더니 바로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새아기부터 이야기 해봐라’

 

는 아버님 말씀에 그 날 있었던 일을 조근조근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 전화로 펑펑 울고 났더니 오히려 침착해져서 차분하게 말씀 드릴 수 있겠더군요.

 

제 이야기를 듣고 나시더니 아버지는 남편에게 사실이냐고 물으셨습니다.

 

남편은 그렇습니다-라고 했고 ‘다’라는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어머님께 등짝을 얻어맞고 아버님으로부터

호통을 들었네요^^;;

 

 

 

이름은 부부가 함께 짓는 것이라 생각해서 우리는 가능한 관여하지 않으려했다.

 

그런데 니가 하고 있는 것은 그저 네 독단이지 않느냐.

 

너 혼자만의 아이가 아니고 너와 부인의 아이이고 우리의 아이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이 이름을 짓는데 최우선이 되는 것은 아이의 아빠가 엄마가 될 너희들의 의견이다.

 

아이를 생각해서 가장 좋은 이름을 짓는데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감정만 느껴야 할 때,

부인을 배려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음을 반성해라.

 

‘한누리’라는 이름은 큰 세상을 뜻하는 말인데 그저 세상을 뜻하는 ‘누리’보다는 큰 세상을 품는 ‘한누리’가 좋지 않겠느냐.

 

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이름을 짓는 게 좋겠지만 다른 이름을 짓는다 해도 새아기가 원한다면 새아기의 성인 ‘한’을 넣어 좋은 이름으로 짓도록 해라.

 

아이 이름에 관해서 이 이상 우리는 간섭하지 않겠지만 서로를 존중하면서, 또한 아이를 생각하면서 좋은 이름을 지었으면 한다.

 

 

 

 

이런 말씀을, 시아버지께서 장차 1시간에 걸쳐 말씀하셨습니다. (시아버지는 교장선생님이십니다^^;;)

 

말씀을 끝내시고는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이제 밥먹자!’ 라고 하시더니 어머니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구찜 요리가 차려진 식탁으로 데려가시더라구요ㅠㅠ

 

많이 먹으라면서 아버지, 어머니께서 살도 얼마 없는 아구를 제 그릇에 막 놓아주시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저는 무슨 복으로 이렇게 좋은 시댁을 만났을까요...

 

 

 

 

밥 먹고 인사드리고 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미안했다고..

 

자기도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어서 화부터 났다고. 최한누리라는 이름에 재혼가정 아이인줄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랬다고.

 

성이 ‘최한’이 아니냐고 몇 번이나 되묻더군요.

 

아니라고 몇 번이고 대답해주니 최한 씨가 되는 줄 알고 두려워서 그랬답니다.

 

왠지 자신과의 연대가 끊어지는 것 같고 완전 다른 성 같다고...

 

 

“내가 공돌이라 그래ㅠㅠ(공대생 비하 절대 아닙니다!!ㅜㅜ사...사.....좋아합니다 공대생방긋)

 

내가 정말 미안하다...너 나보다 똑똑하고 아는 것도 많고...그쪽을 잘 몰라서 그랬다..

 

미안하데이..내가 나쁜 말했지..내 다시는 안 그럴게ㅠㅠ 니 말대로 하자ㅠㅠ 내가 뭐해주면 될까?”

 

 

두 손 꼭 잡고 이렇게 말하는 남편을 미워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그날 저녁 집에서 남편은 통기타 들고 연애시절 저에게 불러주던 달달한 노래들로 2시간여의 콘서트를 펼쳤답니다.

 

저와 ‘최한누리’에게^^

 

 

 

벌써 불토가 지나가고 일요일이네요.

 

 

장문의 후기를 쓰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남편이 빨리 오라고 부르네요.

 

저에게는 참 좋은 인연이 많네요.

 

좋은 시댁에 좋은 남편에, 곧 태어날 아이에

 

그리고 걱정해주시고 함께 화내주시고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월요병 없는 월요일을 맞이합시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추천수57
반대수77
베플ㅋㅋㅋㅋ|2012.09.02 02:47
배운여자인척 쓴 자작같다ㅋ 다른 글들의 느낌과는 뭔가 달라 다른 글들 댓글에서처럼 글쓴이의 글에서 품격이보이네여~~배운여자같당ㅠㅠ 뭐 이런 댓글을 원해서 쓴 자작같음ㅋㅋ
베플|2012.09.02 06:35
솔직히 나도 이거 자작 같아 자작들만의 느낌이 있어 기승전결 완벽하고 뭔가 텀을 둔 시기하며 말투등 아 진짜 느낌이 딱 자작 같은데~~~
베플ㅇㅇ|2012.09.02 01:23
좋게 맺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임신중에는 사소한 말에도 서운할 수 있는데...주변에서 다들 배려를 잘 해주시네요...순산하세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