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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방 아이

미스터리박... |2013.01.28 01:22
조회 8,390 |추천 20

출처: 네이버 미스터리 박물관

       (http://cafe.naver.com/mysterymuseum)

       

작성자 angel_entity

 

 

 

 

 

 

작년 10월 저에게는 단 하나뿐인 너무 소중했던 

 

언니가 죽었습니다

 

저와는 쌍둥이로

 

밥 한끼를 먹어도 혼자라면 허전할 만큼

 

보통 자매들보다 많은 것을 공유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어릴 때에는 같이 자라지 못했습니다

 

여자아이는 한 명이면 된다는 할아버지의 엄포에

 

언니는 마음껏 사랑받으며 밝은 곳에서 자라났지만

 

저는 어두운 시골집 뒷방에서

 

남몰래 뒷방 아이로 자라났습니다

 

 

언니는 인형도 장난감도 많았지만

 

저에겐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저를 돌봐주시던 아주머니가 집안의 잡일을 하러 나가시면

 

방 한 귀퉁이에서

 

흐릿한 여자아이의 형상이 나타나곤 했습니다

 

왠지 밝고 따뜻해보여서

 

그저 눈만 마주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열살 쯤 되었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저는 비로소 언니와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달리기를 싫어하며

 

글씨는 비뚤거리지만 그럭저럭 그림에는 소질이 있었던-

 

서로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며

 

언니와 저는 늘 함께 했던 것처럼 곧 친해졌습니다

 

언니는 자신의 학용품이며 인형을 다 저에게 허락할만큼

 

어려서부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할 무렵

 

여자아이의 형상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고

 

저는 그걸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기엔 너무 어렸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언니의 장례식이 끝난 날부터

 

그것이 다시 보이고 있습니다......

 

 

화장터에 다녀온 다음 날 아침

 

세수를 하다가 저는 문득

 

'등 뒤에 무언가 있다' 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놀라서 돌아보자

 

검은 형상이 희미하게 움직여 사라졌습니다

 

불과 몇 초 사이의 일이었습니다

 

 

꿈에서는 더 자세히 그것을 보았습니다

 

어릴 적 그 여자아이의 얼굴과 닮아 있었으나

 

전해지는 기운은 전혀 다른

 

어둡고 쓸쓸하고 홀로 버려진 아이가

 

저에게 찾아와 제 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마주하기 싫어 어린애처럼 울며 언니를 찾다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한번은 운전 도중 백미러에 그 형상이 나타나

 

자칫하면 사고를 내서 크게 다칠 뻔 했습니다

 

 

대체 이런 일이 왜 생기는지 무척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생각은 하기 싫지만 혹시......

 

갑작스레 죽은 언니가 한이 남아서 그런 모습으로 제 앞에 나타나는 것인지요?

 

 

사실 저와 언니는 일란성 쌍둥이여서

 

신기하게도 첫 생리 날짜까지 같았습니다

 

그런 언니의 명이 끝났다는 건

 

저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인지요?

 

죽음이 가까워 오는 사람이 간혹 저쪽 세계를 보는 경우가 있다던데

 

제가 그런 것인지......

 

 

요즘은 더 빈번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무서움은 전보다 덜해졌지만

 

과거 혼자 자랄 때의 제 모습처럼

 

쓸쓸해 보이는 그것의 눈빛이 마음에 걸립니다

 

눈이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조언을 해 주실 분이 있을까 글을 남깁니다

추천수20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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