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미스터리 박물관
(http://cafe.naver.com/mysterymuseum)
작성자 angel_entity
개학을 하여 등굣길을 걷고 있었다
파란 불을 기다리며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정면으로 분뇨차 한 대가 지나갔다
문득 일전의 더러운 영가가 떠올라
그의 영혼이 분뇨 속에서 소멸되었을 지도 모르겠다고
멍하니 생각하던 중
차 안에서 이상하지만 익숙한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
분뇨차의 조수석에, 두 명의 인부 사이에
분명히 그가 앉아있었다
경기 불황에 취직이라도 한 듯 아주 흡족한 표정이었다
심지어 얼굴에 산 사람처럼 화색이 돌고
살이 조금 올라있었다
오랜 시간 배 곯으며 구천을 헤매다
드디어 극락이라는 것을 만난 듯 했다
좋은 곳에 가도록 기도해 주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에 있는 듯 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 세상 것이 아닌 것들을 보고 느껴왔다
그러나 그렇게 행복해 하는 귀신은 본 적이 없었다